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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유식의 허튼소리- 외국산 자전거 기술 배우러 진해에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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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유식의 허튼소리- 외국산 자전거 기술 배우러 진해에 가다
  • 경상도 촌놈 조유식
  • 승인 2014.12.09 09: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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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학력 무학으로 기자가 되기까지<32>

국제상사를 그만두고 백수가 된 필자는 매일자전거점에서 일할 때 알게 된 자전거 도매점 부속 배달원 형님에게 부탁하여 당시 유행하던 독일산 및 일산 미국산 등의 통기어(3~5단) 자전거 수리기술을 배울 수 있는 곳의 취직을 부탁했다.

부산에서 가장 큰 자전거 대리점 소속인 그 형님은 배달 오토바이로 부산경남 일원의 자전거 점에서 주문한 부속을 실어 주는 일을 하고 있어 자전거점의 생태를 잘 알고 있었다.

필자의 사정을 잘 알고 있고 부탁이 간절하자 그 형님은 "우리나라에서 외제 기어 자전거가 가장 많은 곳이 진해다. 진해 화학을 비롯한 해군과 해병 등 군인들이 가장 많이 타고 출퇴근을 하고 있는데 그곳에 가면 기어 수리기술 하나는 똑 소리 나게 배울 수 있지만 무보수에 야간근무로 힘들다"고 했지만 필자는 감수하겠다는 약속을 하고 그 형님의 오토바이를 타고 진해로 갔다.

여좌동에 위치한 자전거점은 제법 큰 편이었으며 형님의 소개를 받은 사장님은 "1년 동안 기술을 가르쳐 주는 대신 이곳 점포 다락에서 잠을 자야 하고 아침 7시부터 12시까지 단골들의 출퇴근 시간까지 근무를 해야 하며 쉬는 날은 첫주 삼주 일요일 두 번이고 월급과 보너스는 없고 명절에도 일을 해야 한다"는 조건이었다.

기술을 꼭 배우고 싶었던 필자는 사장님의 조건을 수용하고 그날부터 자전거점 일을 시작했다. 일반 자전거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기술이 있었지만 이곳에서는 기술자로 인정받지 못하고 처음부터 새로 배우기 시작했다. 진해는 한마디로 외국 자전거 천국이라고 해도 될 정도로 외제 자전거가 많았다.

첫날부터 외제 자전거 회사 외우기, 부품 식별하기, 수리비와 부품가격 외우기, 진열자전거 깨끗하게 닦는 일과 수시로 바닥 청소하는 일부터 시작했다.

필자가 취직을 한 시기가 한 여름철이라 무척 더웠다. 가게에서 정신없이 일을 할 때는 잘 몰랐지만 일을 마치고 잠을 자기 위해 올라간 다락은 나무합판 바닥으로 낮고 좁아 엄청나게 더워 고생했지만 어쩔 방법이 없었다.

사장님이 퇴근을 하면서 가게 밖에서 문을 잠그고 가기 때문에 사장님이 아침에 문을 열어 줄 때까지는 어쩔 수 없이 지내야 했다.

결심하고 왔으며 각오한 바가 있기 때문에 불편한 기색 한 번 보이지 않고 사장님이 시키시는 대로 말없이 참 열심히 했다. 필자의 성실함에 사장님도 조금씩 마음의 변화를 가져오기 시작했다.

3개월 후부터 가르쳐 주기로 했던 외제 자전거 기아에 대해 중고 제품을 가지고 해체와 조립방법을 알려 주시고는 틈나는 대로 반복해 보라는 것이다. 얼마나 신이 났으면 사장님이 퇴근한 후 사장님 몰래 새벽 2시까지 해체와 조립을 반복했다.

얼마 후 사장님께서 고장 난 통기어 수리기술과 자전거에 설치하는 방법 등도 친절하게 가르쳐 주었다. 그렇게 필자의 외제 자전거 통기어 기술배우기 필살기는 봄 여름 가을 겨울의 중반에 들었다.

바다를 낀 진해의 겨울은 너무나 추웠다. 일을 마치고 다락에 올라가면 전기장판 하나에 몸을 의지하고 밤을 지새워야 했는데 거의 뜬 눈으로 지낼 때가 더 많았다.

1월 말일 그러니까 필자가 이곳에 온 지 꼭 6개월 되는 날 사장님께서 "너를 1년 정도 잡아두고 기술을 가르쳐 주려고 했는데 묵묵히 너무 열심히 배워 이제 더 이상 기술을 가르쳐 줄 것이 없다. 그 정도면 전국 어디를 가도 대접받을 것이다. 부산으로 가서 여기서 배운 기술을 발휘해 보라"고 했다.

그리고 제법 두툼한 봉투도 주셨다. "그동안 우리 집에서 고생 많이 했는데 부산 가서 겨울옷이라도 한 벌 사 입어라"고 하시는데 그만 눈물이 왈칵 나오고 말았다.

울고 있는 필자에게 사장님은 "너는 어디를 가서 무엇을 해도 잘 이겨낼 것이고 성공할 것이다"고 격려까지 해 주셨는데 사장님의 기대를 저버리고 아직까지 아무것도 성공한 것이 없으니 답답하고 죄송할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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