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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유식의 허튼소리- 부산 광복동 자전거 도매상에 취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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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유식의 허튼소리- 부산 광복동 자전거 도매상에 취직
  • 경상도 촌놈 조유식
  • 승인 2014.12.16 09:20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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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학력 무학으로 기자가 되기까지<33>

처음 진해에 취직을 시켜 주었던 자전거 부속을 배달하던 그 형님이 진해에 오셨고 그 형님의 오토바이를 타고 부산 광복동 자전거 도매상으로 왔다.

부산ㆍ경남에서 가장 큰 자전거 도매상이자 판매 대리점이기도 한 이 점포에 진해 사장님의 추천으로 취직을 한 것이다. 숙식은 도매상에 달린 뒷방이었지만 진해에 비하면 호텔급이었고 야간에도 마음대로 드나들 수 있었다.

부산 사장님은 필자를 반갑게 맞이해 주었으며 월급에 대해서는 한 달간 일을 시켜 보고 난 후 결정하겠다고 했다. 약간은 불안하기도 했지만 다른 종업원들이 받는 한 달 월급 6만 원 정도는 주겠지 하는 기대 속에 일을 시작했다. 사장님은 필자에게 외제자전거 수리업무와 주문받은 자전거 조립하는 일을 시켰다.

지금이야 자전거 회사에서 99% 조립된 상태로 자전거점으로 배송되고 있지만 1970년대인 그때는 300여 부품을 일일이 조립하여 한 대의 완성자전거를 만들어 판매를 했다. 일반적인 기술자가 자전거 한 대를 조립하는데는 약 1시간 30여 분이 소요되기도 했지만 필자는 1시간 10여 분 정도에 자전거 한 대를 조립했다.

도매상이 돈을 벌 수 있는 것은 자전거 부속판매보다 완성된 자전거를 판매하는 것이 더 큰 수익이 되다 보니 사장님은 자전거 조립에 더 많은 공을 들였다.

남다른 손재주가 있다는 평을 받아왔던 필자는 일찍이 자전거 기술을 배운 덕분에 자전거 조립을 조금 더 잘했던 것 같다. 자전거 조립하는 모습을 지켜보던 사장님이 어느 날부터는 외제 자전거 기어 수리는 하지 말고 신차 조립만 하라고 하셨다.

필자로서는 손에 기름을 묻이지 않고 늘 깨끗하게 새 자전거만 만질 수 있어 좋았지만 동료 종업원들에게는 미안하기도 했다.

아침 8시부터 저녁 8시까지 가끔씩 주문 들어오는 외제자전거를 포함해 필자가 완성하는 자전거는 8대였다. 아침 점심 저녁까지 제공해 주기 때문에 식사시간이 절약되어 일에 능률이 오르기도 했다.

동료들의 질투와 부러움 속에 필자가 부산으로 온 지 꼭 한 달 되던 날 오후 사장님께서 월급봉투를 주셨다. 제법 두툼한 봉투였지만 봉투 입구를 풀칠하여 봉해 놓아 당장 열어 볼 수는 없었다.

점포정리를 한 후 방안으로 달려와 첫 월급봉투를 열어 현금을 새어 보았다.

아... 이게 웬일, 봉투 속에는 거금 2십8만 원이 들어 있었다.

비슷한 경력의 동료 종업원들의 월급이 6만 원이었는데 28만 원이라니 상상이 되지 않았다. 그것도 6개월 동안 월급 한 푼 없이 고생고생한 후의 월급이라 감회가 새로웠는데 기대 이상의 너무 많은 돈이 들어있어 흥분되기도 했다.

나중에 배달하시는 형님으로부터 알게 된 그 월급은 필자가 매일 조립한 자전거 한 대당 1200원씩을 계산한 금액이라고 했다. 그러니까 한 달 30일 기준 첫주 셋째주 일요일 휴무를 빼고 하루 1200원×8대×28일을 계산하여 월급을 주었다는 것이다.

계산이 복잡하여 뭐가 뭐인지 모르지만 하여튼 월급이 많아 좋았다. 그날 저녁 취직을 시켜준 배달형님을 모시고 감사의 대접을 했다. 그럭저럭 6개월이 되어가던 어느 날 김해 삼천리 자전거 대리점 허 모 사장님께서 찾아왔다.

허 사장님은 도매상 사장님에게 무어라고 이야기를 나눈 후 필자를 보고 김해 자기점포에서 일을 해 달라고 했다. 조건은 부산과 같고 6개월 동안 일을 해 주어야 한다는 조건을 제시했다.

부산 사장님께서도 그렇게 하라고 승낙을 하시어 어쩔 수 없이 필자는 김해행을 선택했다. 김해를 떠난 지 1년, 모든 사람들이 그립기도 했기에 설레는 마음으로 김해로 왔다.

동상동에 작은 방을 하나 마련하여 옷 보따리를 풀고 한일캐시미론센터 옆에 있는 삼천리자전거 대리점에서 신차조립 일을 시작으로 6개월 기간의 서상동 협동 자전거상회, 대동 자전거상회, 합성초등학교 앞 삼천리자전거 상회에서 외제자전거 통기어 수리와 신차조립 일을 하면서 김해에 완전 정착을 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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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유식 2014-12-21 11:19:25
늘 한번뵙고 휘어진 세상사 인생사 논하며 막걸리 한사발 대접하고 싶었습니다.
북망산이 부르기 전에 소생부터 불려주시면 감사 하겠습니다.
장유와 정들어셨는 데 그 장유장날 꼭 한번 뵈었으면 합니다.

秋實 2014-12-19 09:06:53
조 / 조금은 유식해 보이는 이 양반의 회고록 읽다보면 울다가 웃다가 하니 난 털 희어진 세월
유/ 유세차 모년 모일 할 때 조상님께 알리는 이로 사는 순수 자연인 이 사람 이제 가게를 접습니다
식/ 식은 죽 먹듯 쉬운 일은 없고 오백년 고향 경마장 뒤 부모님 산소 앞에 컨테이너 놓고 자연을 가꾸고 이쁘게 하면서 자연과 벗하다 북망서 부르면 갈려고 하니 1년뒤 지나다 들리시면 토종닭 한마리로 빚 갚을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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