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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유식의 허튼소리- 20여일 만에 나타난 19살의 쌍둥이 아빠와 찐빵집 개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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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유식의 허튼소리- 20여일 만에 나타난 19살의 쌍둥이 아빠와 찐빵집 개업
  • 경상도 촌놈 조유식
  • 승인 2015.01.19 08: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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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학력 무학으로 기자가 되기까지<37>

1980년 1월은 무난히도 추웠던 것으로 기억된다.

때문에 김해불교청년회 회원들과 남성회원 부인들은 쌍둥이 신생아를 위해서라도 조금이라도 더 따뜻한 방을 꾸미기 위해 무척 노력했다.

물품기증을 비롯하여 청년회 부인들이 매일 담당을 정해 돌아가면서 산모와 쌍둥이들을 돌봐 주었다. 분유와 기저귀 조달을 비롯하여 산모를 위한 쇠고기와 미역 등을 비롯해 연탄도 많이 필요했다.

지금은 내외동에서 통장으로 봉사를 하고 있는 당시 중화요리식당 대표 정호일 부회장이 연탄 100장을 백연호 체육부장이 연탄 50장을 기부해 주었고 김종해, 허경두, 박종호, 김동진, 김을수, 유광복 외 다수의 회원들이 현금조달을 부인들이 산모담당 도우미 봉사를 했다. 이렇게 산모와 쌍둥이 돌보기를 20여 일 만에 드디어 쌍둥이 아버지가 나타났다.

19살의 어린 나이에 갑자기 두 아이의 아버지가 되자 걱정이 태산 같아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는 것이다. 병원비를 구하기 위해 이곳저곳으로 다녀보았지만 애가 애를 낳았느냐며 핀잔만 주고 돈은 한 푼도 안 주더라는 것이다. 어찌 어찌하다가 옛 직장 친구로부터 몇십만 원을 빌려 이제사 오게 되었다고 했다.

유일한 통신수단인 삐삐를 통해 연락을 했는지 모르지만 입주한 집을 잘도 찾아왔던 것이다. 쌍둥이 아빠가 왔다는 소식을 접한 필자가 단숨에 달려가 집 밖으로 불러내어 이유 불문하고 따귀를 세차게 후려쳤다.

19살이면 자신이 한 행동에 책임을 질 수 있는 나이인데 좋아서 연예를 했다면 그 결과에 대해서도 책임을 다하려고 해야지 아이와 산모를 버려두다 시피하고 돌아다닌 네놈의 정신이 문제가 있는 것이다 라고 훈계한 후 곧바로 한일병원으로 데리고 가서 원장님께 사죄를 시켰다.

불청회원들이 쌍둥이 아버지를 앉혀 놓고 묻기를 잘하는 것이 무엇이냐고 물어보았더니 찐빵을 잘 만든다고 했다.

불청회원들은 다시 회의를 열고는 우리가 언제까지 돌봐 줄 수는 없는 일이니 저 친구가 잘할 수 있다는 찐빵 가게를 차려 주어 스스로 자립하도록 하자는데 의견이 모아졌다. 마침 얻어놓은 셋방이 큰 도로변에다 학교 앞길이고 부엌 겸 작은 가게도 달려 있어 약간은 비좁지만 사서 가지고 가는 장사 정도는 괜찮을 것으로 보였다.

우리는 먼저 쌍둥이 엄마와 아빠의 의견을 물어보기로 하고 의견을 제시했더니 하고는 싶지만 자기들은 아무것도 할 수가 없어 무어라 말씀드릴 수가 없다고 했지만 찐빵만 맛있게 잘 만들기만 해라는 부탁을 하고 다음날부터 공사에 들어갔다.

찐빵 솥을 걸기 위한 화덕과 가게 입구 시설들을 일사천리로 만들고 밀가루 등 필요한 재료들은 쌍둥이 아빠에게 맡겼다. 이틀간 시식회를 겸한 찐빵 품평회를 가진 후 3일째 되는 날부터 개업을 하고 홍보도 하여 장사를 시작했다.

예상외의 반응과 매출로 재미를 쏠쏠하게 본 쌍둥이 아빠와 엄마에게 용기를 주자는 뜻에서 불청회원들은 하루 2~3번 이상 찐빵을 사다가 가족과 먹기도 하고 이웃에 나누어 주기도 하며 홍보를 했다.

이렇게 하여 미숙한 한 가정이 정상으로 생활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고 사회인으로서 사업가로서 첫 출발을 했다.

장사도 잘되고 쌍둥이들도 쑥쑥 잘 커가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행복했으며 보람을 가졌다. 장사 시작 1년 어느날 찐빵 가게 사장이 된 쌍둥이 아빠와 엄마가 사라졌다.

찐빵가게를 다른 사람에게 넘기고 일요일인 어제 어디론가 이사를 갔다고 했다. 김해불교청년회원들의 지나친 호의가 미안해서 어디로 가 버린 것인가?

궁금하고 답답했지만 소식은 영영 끊기고 말았다.

그래 어디를 가서 살든 건강하고 행복하게 잘 살기만 하면 된다. 부디 행복하라고 불청회원들은 기원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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