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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유식의 허튼소리- 연화사 7층 사리탑 조성 석공의 자살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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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유식의 허튼소리- 연화사 7층 사리탑 조성 석공의 자살시도...
  • 경상도 촌놈 조유식
  • 승인 2015.02.08 11: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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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학력 무학으로 기자가 되기까지<40>

은행나무는 살아 있는 화석이라 할 만큼 오래된 나무로 우리나라에는 중국에서 유교와 불교가 전해질 때 같이 들어온 것으로 전해지고 있으며 단풍이 매우 아름답고 병충해가 없으며 넓고 짙은 그늘을 제공하기 때문에 인기가 높다.

옛 공병학교에서 옮겨 온 연화사 입구 김해후원객사에 있는 은행나무는 당시 상당 부분 가지를 잘랐지만 30여 년 동안 잘 자라주어 현재 높이 약 40m, 둘레 2.20m의 몸집을 자랑하고 있다.

바로 옆에 있는 조금 작은 은행나무 등 두 그루로 짝을 지어 놓았고 연화사라는 표지석 또한 공병부대 인근에서 가져왔다. 이 은행나무가 이곳으로 옮겨와 식재된 날이 1979년 10월 26일로 그날 밤 박정희 대통령이 시해를 당해 서거하신 날이기도 하다.

경내 전체가 경상남도기념물 제267호로 지정된 김해 연화사(蓮華寺)는 대한불교조계종 제14교구 본사 범어사 말사이다.

화재로 소실된 연화사는 한일합섬 김한수 김택수 형제의 보시로 복원 불사를 하여 1975년 완공을 했다. 그리고 1979년부터 이곳에 7층 높이의 부처님 진신사리 탑 조성 불사를 위해 작은 방의 요 사채도 허물고 연못 등 대대적인 정비공사가 시작되었다.

가장 먼저 연못 석축 공사와 요사채 신축공사가 동시에 시작되었으며, 요사채 공사가 마무리될 무렵부터 7층 부처님 진신사리 탑 조성공사가 시작되었다. 연못 석축과 사리탑 조성은 동상동에 사는 염씨 성을 가진 석공이 맡아 강원도 등 전국 명산에서 구입한 석재들을 싣고 와 연화사 마당에서 조성작업을 했다. 보조석공 2명과 함께 사리탑을 조각하던 3명 중 수석 석공격인 최씨가 나오지 않았다.

사리탑 조성 불사를 진두지휘하던 김해불교신도회 배석현 회장님께서 한시가 급한 데 조각작업이 미루어지면 안 된다며 필자를 보고 최씨가 살고 있는 집에 한번 가보라고 했다. 필자가 자전거를 타고 대성동 논실에 있는 최씨가 거주하는 셋방을 찾았지만 문이 안으로 잠겨 져 있고 인기척이 없었다. 이상하게 생각한 필자가 손가락으로 문종이를 찢고 방안을 들여다보고는 기겁을 했다.

방 안에는 연탄 화로불이 피워져 있으며 소주병이 어지럽게 늘려 있었고 그사이에 최씨가 반듯하게 누워 있었는데 입안의 혀가 손바닥만 하게 입 밖으로 나와 있어 놀랐던 것이다. 너무나 놀란 필자가 고함을 치며 주인과 이웃 사람들을 불러 모아 문짝을 뜯어냈다.

방안에는 연탄가스가 가득했으며 유서 두 장이 발견되었지만 숨이 끊어진 것은 아니었기에 필자와 이웃 주민들이 리어카에 가마니를 깔고 최씨를 옮겨 싣고 서상동 재민병원으로 달려갔다.

자초지종을 이야기하고 응급조치를 시켜 놓고 신도회장님께 달려가 사실을 알리고 병원으로와 한참을 기다리고 있던 중 원장님께서 몇 일후면 의식이 돌아오고 회복될 것이라고 했다.

입원을 시켜 놓고 간호를 하던 필자가 그제 서야 최씨가 왜 무엇 때문에 자살을 시도했는지 궁금하여 가지고 있던 유서를 읽어 보았다.

자살 이유가 바로 같은 집 건넛방에 사는 한일합섬에 다니는 아가씨를 죽도록 짝사랑했는데 자살시도 전날 그 아가씨가 다른 총각을 데리고 와 함께 있는 것을 보고는 살기가 싫어졌다는 것이었다.

참으로 어리석기는, 사랑한다고 고백 한번 해 보지 못하고 혼자서 짝사랑하다가 자살까지 하다니 당시 필자로서는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았다. 3일 만에 의식을 회복한 최씨 형에게 필자가 나름대로의 논리로 용기를 주었고 그 형도 자신의 어리석은 판단을 후회했다.

부처님 진신 사리탑이 조성되기도 전에 진신사리의 원력으로 한 사람의 생명을 구한 것이 아닌가 하는 묘한 감정을 느끼며 가끔 연화사 부처님 진신 사리탑을 볼 때마다 34년 전 석공 최씨 형이 생각난다. 지금쯤 진짜 사랑을 만나 잘 사시고 계시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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