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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유식의 허튼소리- 시골촌놈 청와대 앞에서 5시간 침묵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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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유식의 허튼소리- 시골촌놈 청와대 앞에서 5시간 침묵시위
  • 경상도 촌놈 조유식
  • 승인 2015.04.04 05: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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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학력 무학으로 기자가 되기까지 <47>

김해공항을 출발한 비행기가 서울 김포에 도착했고 공항을 빠져나온 필자는 택시 타는 곳으로 가 택시를 타고 청와대 앞까지 가자고 했다. 택시기사는 필자의 경상도 사투리에 이상한 옷차림을 보고 목적지를 재확인 했다.

순간 여기가 서울이구나 하는 것을 느끼면서 촌놈 취급받기 싫어 "아, 예, 청와대 앞까지 가 주세요."라고 했다. 그래도 1960년대 말 서울서 3년을 살았는데 촌놈 취급 받을 수는 없는 것 아닌가.

택시기사는 청와대에서 약 50여 미터 떨어진 도로변 택시에 내려 주었다. 한여름이라 날씨가 매우 더웠으며 서울의 체감온도는 김해의 배 이상이라고 느낄 정도로 건조하고 짜증스런 그런 날씨였다.

청와대 정문으로 걸어가는 필자의 오른손에는 부채 하나 왼손에는 보리차를 끓여 담은 작은 물통 하나가 전부였다. 필자가 많은 생각을 하며 청와대 정문 앞에 도착한 시간은 오전 10시 10분경이었다.

정문에서 고생하는 경비병을 보고 눈인사를 하고 청와대 들어가는 쪽 우측에 바짝 붙어서서 청와대를 오가는 차량과 사람들을 지켜보며 침묵시위를 시작했다.

밀짚모자에 반바지를 입고 고무신을 신고 부채질을 하고 서 있는 필자를 이상한 눈빛으로 바라보면서 그들은 목적지를 향해 갔다. 대통령이 지나가는지 경호 오토바이와 검은색 자동차들이 줄을 지어 지나가고 경비원의 경례 소리가 주변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할 정도로 우렁찼다.

김해 촌놈이 언제 청와대 구경 한 번 하겠는가 하는 생각을 하면서 그날 하루 대한민국의 최고급 차는 다 감상했던 것으로 기억된다.

점심도 굶고 마네킹 모양으로 꼼짝하지 않고 서 있기를 5시간 정도 지날 무렵인 오후 3시경 검은 정장으로 깔끔하게 차려입은 남자 한 사람이 필자 옆으로 다가와서는 어디서 왔느냐, 왜 이 더운 날씨에 이곳에 서 있느냐, 무슨 억울한 일이 있느냐 등등을 묻기 시작했다.

필자는 그동안 있었던 김해 곗돈 사건과 부산검찰청이 부당한 처분을 내리고 필자에게 모욕을 준 검사에 대해 대통령에게 호소를 하기 위해 이렇게 침묵시위를 하고 있다고 했다. 그 사람은 필자가 하는 말을 수첩에 받아 적더니 다시 청와대 안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잠시 후 앞에 왔던 사람보다 나이가 더 들어 보이는 신사가 검은 세단을 타고 와 정문에서 내리더니 필자에 다가왔다.

그 사람은 필자를 보고 "조금 전에 우리 직원으로부터 선생님의 사정을 잘 들었다. 선생님의 억울한 사연을 해결해 주도록 조치를 해 놓았으니 제가 일러 준 곳으로 가시면 됩니다"하면서 정부종합청사 1층에 있는 정부합동민원실의 민원실장을 찾아가서 만나보라고 일러 준다.

필자가 의심의 눈초리를 보이자 그 신사는 "걱정하지 마시고 가보십시오. 다 말해 놓았습니다"라며 아주 친절하게 재차 안내해 주었다.

필자는 일단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 정부종합청사로 가서 민원실장을 찾았더니 실장이라는 분이 금방 달려 나와 필자를 자기 방으로 안내했다. 정말이지 지나칠 정도로 친절하게 필자를 대접해 주어 기분이 좀 좋았다.

민원실장은 "그래 무슨 억울한 일을 당하셨는지 상세하게 말씀해 보세요. 이곳은 정부의 각 부처에서 파견 나온 전문가들이 다 모여 있는 곳이기 때문에 국민들의 억울함을 빠른 기간 내에 해결해 주는 곳"이라며 정부 합동민원실에 대해 설명을 해 주었다.

필자는 철저하게 시골 촌놈 농사꾼 행세를 하며 여직원이 가져 다 준 차를 마시며 그동안 있었던 도둑맞은 친구의 곗돈 사연을 비롯하여 검찰청에서 일어난 사건 브로커 신고사건, 부정을 신고한 필자를 잡아넣으라고 큰소리치며 검사실 밖으로 끌어내는 등 모욕을 준 억울함 등을 호소했다.

민원실장 옆에는 경찰과 법무부에서 나왔다는 담당관들이 앉아 필자가 하는 말을 기록하고 있었다.

필자의 말을 다 듣고 난 민원실장이 하는 말이 "일단 김해로 돌아가십시오. 우리가 다 해결해 드리겠습니다"라고 했지만 필자는 믿을 수가 없다며 억지를 부리자 실장은 자기 명함 뒷면에 별도의 전화번호를 적어주며 우리를 믿고 돌아가시라고 하기에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서는 청사를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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