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매일 PDF 지면보기
과월호 호수이미지
과월호 호수이미지
과월호 호수이미지
과월호 호수이미지
과월호 호수이미지
과월호 호수이미지
최근 김해종합뉴스
행복1%나눔재단 희망캠페인
함께해요 나눔운동
時도 아닌 것이
행복밥집
TV 방송 영상
커뮤니티
다시보는 부끄러운 김해 현장
조유식의 허튼소리- 비닐하우스 아이들과 친구 되다
상태바
조유식의 허튼소리- 비닐하우스 아이들과 친구 되다
  • 경상도 촌놈 조유식
  • 승인 2015.04.28 07:3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최종학력 무학으로 기자가 되기까지 <50>

금보극장 앞 번데기 장사로 통하는 그 아주머니는 김해시 관내에서 개최되는 축제행사 또는 체육행사장마다 찾아다니며 장사를 한다고 했다.

아이들이 있는 비닐하우스와 금보극장 앞에서 장사를 하는 아이들 어머니를 뵙고 돌아오면서 필자는 아이들의 친구가 되어주기로 했다. 저 아이들이 건강하게 학교를 다닐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돌봐주기로 마음을 먹고 다음날 서점으로 갔다.

아이들이 필요하다고 한 그 책과 노트 필기구 등을 학년별로 구별해서 구입하고 특별히 책가방도 추가로 구입했다. 그리고 동상동시장에서 통닭 두 마리를 사 들고 안동 비닐하우스로 갔다.

먼저 큰 아이부터 차례대로 불러 책가방과 책, 노트 연필 등 필기구를 전달했다. 기뻐하는 아이들을 보고 필자가 말했다.

"자, 오늘은 통닭 파티를 열겠습니다" 라고 말하고는 통닭과 사이다 콜라 등을 내 놓았다.

아이들이 머뭇거리며 서먹해 하기에 필자가 먼저 통닭 한 조각을 집어 들고 먹으면서 함께 먹자고 권하여 모두 둘러앉아 함께 먹기 시작했다. 그러나 아이들이 통닭을 먹기는 하는데 필자의 눈치를 보는 것 같아 자리를 피해줄 요량으로 거짓말을 하고 그곳을 나왔다.

비록 온기 없는 혹독한 냉기만 맴도는 들 한가운데 비닐하우스에서 수십 가지의 불편함을 겪으면서도 불평 없이 맑고 밝은 명랑함으로 어머니를 기쁘게 해드리고 있는 착하디착한 아이들이었다.

그렇게 시작한 안동 비닐하우스 친구들과 인연을 맺은 지 4년 후 장남이 신학대학에 합격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장남은 그동안 김해시 동상동에 있는 제일교회 고등부 학생회 회장으로 활동할 정도로 신앙심이 깊었는데 결국 신학대학에 입학을 하게 되었던 것이다.

하지만 합격의 기쁨보다는 대학등록비와 필요한 학비(약 2백여만 원) 마련 때문에 어머니가 걱정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필자는 아주머니를 찾아가 자세한 이야기를 듣고 돌아왔다.

불교회관에 도착한 필자가 당시 김해경찰서 청소년선도위원회 박철곤 위원장에게 이 아이에 대해 설명하고 대학등록금 지원을 요청했더니 흔쾌히 승낙을 해 주었다. 다음날 학생과 함께 위원장을 만나 장학금 명목으로 2백여만 원을 전달받았다.

대학등록금을 받은 비닐하우스 가족의 장남은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라고 인사하며 눈물을 글썽이기도 했다.

돌아오는 길에 장남이 필자를 보고 "고맙습니다. 선생님과 같은 좋은 분들로부터 받은 은혜에 보답하는 길은 목사가 되어 힘들고 고통 받는 많은 사람들을 돌보면서 봉사하는 길이라고 생각되어 목사가 되기로 했습니다. 훌륭한 성직자가 되어 저희 같이 소외받는 이웃들을 위해 기도하고 사랑을 나누는 일에 앞장서겠습니다."라고 했다.

필자가 답하기를 "그래 꼭 그렇게 해라! 하느님의 사랑으로 가난으로 고통 받는 사람들이 없는 행복하고 아름다운 세상을 위해 헌신하는 주인공이 되어주길 바란다."며 격려를 해 주었다.  그로부터 몇 년 후 비닐하우스 다섯 가족의 가장인 아주머니께서 필자를 찾아왔다.

목사가 된 장남이 수로왕릉에서 야외결혼식을 하게 되었는데 아들이 꼭 선생님을 모시고 싶다고 하니 꼭 참석해 달라고 했다.

아주머니는 필자를 만나러 오면서 작은 보따리를 들고 왔는데 그 안에는 울릉도 오징어 상품 20마리가 들어 있었다.

아주머니는 "그동안 너무 고맙고 감사했는데 우리는 아무것도 해 드린 것이 없어 늘 미안했다. 오늘 울릉도에서 사 온 오징어가 너무 좋아 작은 성의로 가져왔으니 작지만 받아 달라"며 선물을 주시는 분이 더 미안해 했다.

필자가 고맙다고 인사한 후 오징어를 들고 불교회관 법당으로 가서 부처님 전에 올리고 합장하고 절을 했다. 이 가족들에게 부처님의 자비광명을 내려 주시고 늘 보살펴 달라고 발원했다.

부처님 전에 오징어 공양물을 올려 보기는 처음이지만 우리 집을 찾아온 손님이 가져온 선물이고 이 가족들의 간절함을 대자대비하신 부처님께 고하고 자비를 베풀어 달라는 뜻으로 그렇게 했던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