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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원현장- 10여 년 전 하수관거 부실공사로 골병든 김해 부원동 주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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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원현장- 10여 년 전 하수관거 부실공사로 골병든 김해 부원동 주민
  • 민원현장 취재팀
  • 승인 2015.06.23 08: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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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비 공사 맡은 울산 모 건설사 또 엉터리 공사에 `발끈`

주민 한 사람의 격렬한 항의와 시청 과장의 아이디어로 9년 만에 정상 정비
상류하수관 정비(약 30m) 추가공사 필요 없어져 예산 수천만 원 절감 효과

김해시는 상습 침수지역인 부원동, 삼정동, 어방동 일원 저지대 침수 개선을 위해 4월까지 김해대로 3곳에 도로횡단 하수관거 설치공사를 마쳤다. 횡단관거설치 지역은 부원동 기아자동차 앞과 활천동 감청수병원 앞, 성모병원 앞 등이다.

이번 사업은 김해대로변 부원동 복음병원 버스정류장 교차로 주변을 비롯한 상습침수지역의 침수를 예방하기 위해 모두 495억 원을 투입해 시행 중인 김해대로 시가지 하수관로 정비사업의 일환이다.

 

   
 
  ▲ 14번 국도 하수관거에 연결되는 하수관 정비 공사를 하고 있다.  
 

이번 공사를 위탁받아 시행하고 있는 환경관리공단은 울산에 본사를 둔 모 종합건설사를 통해 상습침수지역의 재정비 공사를 하고 있다. 21일 주민들의 제보로 기자가 공사현장에 도착해 보니 이곳 주민인 주영길 씨(부원새마을금고 이사장)가 매우 흥분된 상황에서 격렬하게 공사 진행을 저지하고 있었다.

주영길 씨는 기자를 보고 "저기 저 하수관 좀 보세요. 상류에서 여기까지 내려오는 하수관이 저렇게 큰데 비해 이곳에서 저곳(도로 아래 대형 하수관거를 가리키며)까지 연견된(약 15m) 하수관로 폭이 절반도 안 되는 약 15cm짜리 PVC를 매설해 놓아 그동안 하수가 배수되지 못하고 넘쳐서 침수된 것입니다"며 "상부보다 하부로 내려올수록 하수관로를 더 크게 하여 각종 오물 모래와 토사를 원활하게 흘러가도록 해야 하는 것이 일반 상식인데 어찌된 판인지 이렇게 하부로 내려올수록 하수관을 더 좁게 시공해 하수를 넘치게 하는 결과를 초래했다"는 것이다.

주 씨는 "저런 엉터리시설 때문에 우리 지역이 상습침수지역이 되었다. 더 기가 찬 것은 저 작은 파이프(하수관로) 중간에 폭 150cm짜리 오수배수관 2개와 우수배수관 1개를 연결하여 400~500mm 오수관거에 연결해 놓았는데 저 좁은 곳으로 하수ㆍ오수ㆍ우수가 다 배수가 되겠느냐"며 반문했다.

 

   
 
  ▲ 기존 15cm짜리 PVC파이프 하수관을 파묻은 후 그 위에 새로운 하수관 매립을 위해 전지작업을 해놓았다.  
 

그는 또 "이 때문에 9년여 동안 홍수 시 침수와 오수 역류로 악취 때문에 고통을 겪어 왔기에 수십 차례 재정비 공사를 요구하여 이제 원인을 찾아내고 잘못된 하수ㆍ오수ㆍ우수관로를 정상으로 바로잡아주겠거니 생각했는데 이번에 또 엉터리 공사를 하고 있는데 내가 죽는 한이 있더라도 이 공사를 하게 할 수는 없다"며 공사 강행을 막고 있었다.

기자가 갔을 때 기존의 15cm짜리 하수관을 폐쇄하고 그 위에 새로 매립하기 위해 가져온 철제 하수관을 올려놓고 매립을 하려고 하는 순간이었다.

새로 매립하는 하수관이 기존상류에서 내려오는 하수관 보다 약 20cm 높게 올려놓고 매립하겠다고 공사업자와 담당 공무원이 고집을 부리고 있었고 주영길 씨는 기존 하수관보다 낮아야 하수가 흘러갈 것인데 이렇게 높게 해 놓으면 하수가 어디로 가라는 말이냐 동내를 또 물바다로 만들 작정이냐며 거세게 항의했다.

이에 담당 공무원은 "일단 이렇게 공사를 하고 나서 2단계로 상류지역 하수관(약 30~40m) 공사를 하면서 하수관을 높이면 현재 하수관 높이와 맞게 된다"고 주장했다. 주영길 씨가 그 공사가 언제 되느냐는 질문에는 확답을 피한 채 빠른 시기에 할 것이라고만 대답했다.

 

   
 
  ▲ 대충 보아도 기존 상류에서 내려오는 하수관이 새로 매설하는 하수관보다 낮아 잘 보이지 않는다.  
 

기자가 볼 때도 내려온 하수가 갈 곳이 없는 공사를 강행할 것이 아니라 차라리 공사를 중단하고 상류부터 하수관 정비 공사를 해 내려오는 것이 바람직 해 보였다.

주영길 씨 말처럼 하수관이 막혀 상습침수 지역이 된 이곳 주민들의 불편을 들어달라고 하수관정비를 요청했는데 하수관을 넓이거나 뚫기는 고사하고 오히려 물길을 막는 공사를 하고 있었던 것이다.

주 씨가 상류에서 내려오는 하수관과 같은 높이로 새 하수관을 매립해야 한다. 그래야 하수가 정상적으로 배수가 될 것 아니냐며 항의와 설득을 해 보았지만 그들은 그렇게 할 수가 없다고 고집을 했다.

이유인 즉 하수관이 지나가는 하부에 통신공사 케이블과 상수도 등 배관시설 때문에 그 위에 공사를 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자세히 보니 그들의 말대로 여기저기 많은 케이블이 걸쳐 있었다.

 

   
 
  ▲ 주민 주영길 씨가 기존 하수관을 덮고 땅을 고른 뒤 그 위에 새로운 하수관을 매설하려고 하여 격렬하게 항의하고 있다.  
 

주영길 씨와 공사 관계자 담당 공무원 간에 심각한 논쟁을 벌이고 있을 때 마침 현장을 지나가던 강삼성 김해시도시계획과장(전 하수과장)이 현장을 둘러보기 시작했다. 그리고는 여러 가지 대안을 제시하는데 설득력이 있었다.

강 과장은 담당 공무원에게 요청하기를 "기존에 매립되어있는 하수관로 위에 공사를 하려고 하지 말고 구 하수관을 들어내고 그 아래와 주변을 조금만 넓히면 새 하수관 매립이 가능할 것 같은데 그렇게 해 보라"고 했다.

다시 현장은 일사불란해졌다.

일부 도로를 절개하고 중장비로 토사를 다 파낸 후 폐쇄해 놓았던 구 하수관을 중장비로 끌어내고 주변을 파고는 새로운 하수관을 밀어 넣어보니 쏙 들어갔다. 통신선 하나 건드리지 않고 상류에서 내려오던 하수관과의 높이도 같아 하수 배수에 문제가 없었다. 이를 지켜보던 주민들도 대만족을 했다.

일주일째 `된다, 안 된다`는 논쟁을 벌이고 있던 문제를 단 1시간여 만에 깔끔하게 해결한 것이다.

 

   
 
  ▲ 그 위에 새로운 하수관을 올려보니 그의 도로 높이 와 같다.  
 

주영길 씨 와 주민들은 "세상에 과장 한 사람의 아이디어가 9년 묵은 주민민원을 해결했으며 상류지역 하수관 추가 정비공사도 할 필요가 없게 되어 예산 수천만 원을 절약하게 되었다"며 감사를 표했다.

현장을 지켜보면서 느낀 점은 무엇보다 주민들의 민원이 발생한 지역의 정비공사 현장에는 반드시 전문 지식이 풍부한 간부 공무원이 한 번쯤 현장을 둘러보고 공사점검을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이날 현장처럼 공사를 일요일에 하는 데다 만약 주민들이 보지 못했다면 엉터리 공사는 강행되었을 것이고 땅속의 사정을 알 리 없는 주민들은 또다시 고통을 겪어야만 했을 것이다.

2006년 당시 양심불량 향토 건설업자와 직무유기 공직자가 만들어낸 9년 고통의 부실 공사현장을 보면서 해도해도 너무했다는 생각을 했다.

 

   
 
  ▲ 기존 15cm짜리 하수관이 매설되었던 밑바닥보다 새로 매설하는 하수관이 최고 20cm 이상 높다.  
 
   
 
  ▲ 침수예방을 위해 정비하는 하수관이 기존 하수관 보다 약 20cm 높게 설계되었다.  
 
   
 
  ▲ 김해시청 도시계획 과장의 아이디어로 폐쇄하여 파묻어 버린 기존의 15cm 하수관을 파내고 있다.  
 
   
 
  ▲ 구 하수관을 다 들어내고 통신선 등 아래로 더 깊게 파낸 후 모습이다.  
 
   
 
  ▲ 각종 통신선 아래로 하수관이 놓여있고 높이도 기존 하수관 하고 일치한다.  
 
   
 
  ▲ 통신선 아래로 새로운 하수관을 재시공 하고 있다.  
 
   
 
  ▲ 재시공 후 20cm 이상 바닥으로 내려간 하수관.  
 
   
 
  ▲ 기존 상류에서 내려오는 하수관과 새로 시공한 하수관의 높이가 동일하다.  
 
   
 
  ▲ 주민 주영길 씨의 항의와 고집으로 이처럼 정상적인 하수관 정비공사가 마무리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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