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ㅡ팔월한가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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ㅡ팔월한가위
  • 편집부
  • 승인 2008.08.25 13: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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ㅡ팔월한가위

권우상
역사소설가

  해마다 추석이 되면 수백만의 도시 사람들이 고향을 찾아 도시를 빠져 나간다. 성묘도 할 겸 오랜만에 고향을 찾아 잠시나마 떠나 보고자 하는 마음에서 해마다 민족의 대이동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추석 명절을 순수하게 우리 말로는 ‘한가위’라고 부르는데, 이는 신라시대의 가배절(嘉排節)에서 비롯된 말이고 추석(秋夕)이라고 하는 것은 예기(禮記)의 춘조월 추석절(春朝月 秋夕節)이라는 데에서 유래된 말이라고 한다.

한가위의 기원은 멀리 신라에서 비롯된다. 신라 궁중에서는 해마다 왕녀(王女) 두 사람을 중심으로 궁녀들을 두 편으로 나누어 7월 보름날 시작하여 8월 보름날까지 한달동안 술과 음식을 마련하여 함께 노래하고 춤추며 즐겁게 놀았다고 한다. 이런 풍속을 가배(嘉排)라고 했는데 추석명절의 풍속은 이 가배(嘉排)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그러나 추석명절은 농사를 위주로 하던 우리 조상들이 햇곡식을 거둬들여서 조상님께 감사를 드리는 보은(報恩)의 행사였다고 볼 수 있고 농사와 밀접한 관계를 갖는 명절임이 분명하다. 우리 조상들은 추석날에는 날씨가 좋아야 한다고 하여 날씨가 나쁜 것을 몹시 꺼렸다.
만일 구름이 끼었을 때에 흰구름이 여름날에 보리를 베어 널어 놓은 것처럼 엷게 깔려 있으면 보리 풍년(豊年)이 들지만 만일 검은 구름이 두껍게 끼어 있으면 보리 흉년(凶年)이 든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밤에는 보름달이 잘 보이면 좋은 징조로 보고 만일 날씨가 흐리거나 구름이 있어 추석달이 보이지 않으면 개구리는 알을 낳지 못하고 토끼는 새끼를 배지 못하며 메밀이 결실을 못한다고 점(占)을 쳤던 것이다.

‘오월농부팔월신선(五月農夫八月神仙)’이라는 말이 있다. 오뉴월에는 땡볕에서 구슬땀을 흘리면서 일을 해도 먹을 것이 신통하지 못하지만 팔월이 되면 온갖 햇곡식이 수확되고 멀지않아 모든 곡식을 거둬들이게 되므로 마음에 여유가 생겨서 닭이나 돼지를 잡고 막걸리도 빚어서 잘 먹고 지낼 수 있었으므로 팔월달에는 농부가 신선(神仙)과 다름없다는 뜻에서 나온 말이다.

또한 추석에는 눈물겨운 ‘추석절의 반보기’ 라는 풍속이 있었다. 지금이야 친정집 가기가 경우에 따라서는 이웃집 가기보다 더 쉬울 수도 있지만 옛날에는 시집간 새색시가 함부로 친정에 갈 수가 없었다. 또 요즘에는 대부분 승용차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친정에 갈 수도 있지만 옛날에는 시집간 여자가 친정에 가기란 무척 힘이 들었다.

농사일에 언제나 바쁜 시집살이를 하다보면 시간을 내기가 어려운데 명절 뒤에는 얼마간 한가함으로 이때 서로 만나보는 풍속이다. 다른 명절에는 부녀자가 나들이 하기가 힘들므로 주로 추석명절 다음에 기회를 마련하는데, 추석 전후에 미리 사람을 보내어 서로 만날 시간과 장소를 정해 놓고 만났던 것이다.

이때 서로 만나는 장소는 보통 시집과 친정의 중간쯤에 있는 산이나 골짜기를 택했으므로 이를 ‘도중에서 서로 만난다'는 뜻으로, ‘중로상봉(中路相逢)’이라고도 하고 ‘반보기’ 라고도 하는 것이다. 이렇게 아름다운 풍속도 시대가 바뀌고 생활이 편리해지므로 이제는 먼 전설처럼 되어 버렸지만, 추석은 이처럼 헤어진 사람들에게는 다시 만나는 즐거움을 주는 명절임에는 옛날이나 지금이나 같다.

추석 명절은 우리 민족의 전통적인 고유한 명절이다. 단지 즐겁게 노는 날만이 아니라, 조상님께 차례를 지내고 선영들의 묘소를 찾아 성묘하는 날이다. 조상에 대한 공경심을 찾는 것은 조상님은 바로 자기의 뿌리이기 때문이다. 태초의 고향도 바로 자기 자신의 가운데 있다.

'千江有水千江月(천강유수천강월)이요, 만리무운만리천(萬里無運萬里天)이로다'라고 했다.
'천강에 물이 있으면 천강에 달이 뜨고, 구만리 장천에 구름 한 점 없으면 만리의 하늘이 그대로 한 하늘이다'라는 뜻이다.

우리 모두 일상생활의 번뇌와 망상을 잠시나마 떨쳐버리고 다같이 고향을 찾아가 즐거운 추석을 맞이하는 것 또한 즐거움과 행복이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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