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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해 보물섬 시금치 김해를 적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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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해 보물섬 시금치 김해를 적시다
  • 경상도 촌놈 조유식
  • 승인 2019.02.19 09: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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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2월 사단법인 행복1%나눔재단 천원의 행복밥집 오재환 감사께서 시금치 200kg을 싣고 왔다.

남해에서 시금치 작목을 하시는 지인의 밭에서 겨울을 잘 이겨 낸 시금치를 기부받아 직접 뽑아 왔다고 했다.

두 달여 동안 시민들에게 나물로 국으로 조리하여 대접했으며 일부는 효소를 담아 발효를 시켜 조리에 사용하고 있다.

어르신들이 시금치나물과 시금치 된장국을 얼마나 좋아하시는지 데치고 무쳐 내기가 무섭게 동이 났다.

이토록 인기가 많은 남해군 서면 시금치는 타 지역 시금치와는 달리 그 맛이 아주 특이하기 때문이다.

남해 시금치는 달고 아삭하면서도 특유의 향기가 입안을 가득 채울 정도로 아주 특별한 맛을 품고 있었다.

불어오는 바닷바람을 맞으며 추운 겨울을 이겨 내고 하루 종일 내리쬐는 햇빛으로 통통하게 살찐 잎과 줄기가 푸르고 분홍빛으로 쳐다만 보아도 맛을 느낄 수 있을 정도다.

유독 녹색이 짙은 시금치에는 성장기 아이들에게 필요한 영양소가 골고루 갖추어져 있고 비타민A는 채소 중에 가장 많으며 비타민 K, 철분, 칼슘, 무기질이 다량 들어있으며 단백질 함량도 뛰어난 완전식품으로 남녀노소 모두에게 좋다고 한다.

이처럼 영양소가 풍부하고 노인 건강에 필수적이지만 가격이 너무 비싸 하루 250~300명분을 나물로 대접한다는 것은 천원의 행복밥집으로서는 가능한 일이 아니다.

늘 생각은 앞서 있지만 과다한 부식비 등으로 실천하지 못하고 있었는데 반가운 전화 한 통이 왔다.

2019년 2월 8일 오후 오재환 감사께서 “3년 전에 시금치를 기부해 주셨던 남해 시금치 작목 사장님께서 연락이 오기를 상품 가치는 조금 떨어지지만 논 시금치가 아닌 밭 시금치로서 무 농약으로 재배한 것이니 일요일(10일)까지 와서 뽑아 가라”고 하신다고 했다.

목요일 빙그레가 기부해 준 야채 쥬스 1000개를 두 번 나누어 싣고와 김해보건소 급식소 등 3곳에 나누어 주고 금요일 오후에는 부산 강서구 가락동에 사시는 밥집 이용 박 모 할머니께서 기부해 주신 무와 배추를 뽑아와 다듬느라 피곤했지만 기쁜 마음으로 가기로 약속했다.

1일 오전 8시, 1진 출발 팀에는 오재환 감사, 오인환 후원회원, 행복밥집과 인연을 만들어 준 박대균 시금치 작목반 대표 조카분이 먼저 출발을 했다.

9시 2진 출발 팀에는 필자와 허영배 후원이사, 이원복 후원이사가 출발을 하여 11시 조금 넘어 도착했는데 시금치밭은 산 아래 첫 번째 밭으로 남향이라서 하루 종일 햇빛을 받으며 자란 너무나 싱싱하고 통통한 시금치가 우리를 반겨 주고 있었다.

출발에서 도착까지 400여킬로 장거리였지만 정말이지 즐겁고 설레이는 마음으로 달리고 달려 도착한 것이다.

필자가 먼저 기부를 해주신 고마운 부부를 찾아 인사를 드리고 작업을 시작했다.

6명의 사나이가 6시간여 동안 베어낸 시금치는 약 400kg, 가지고 간 대형 자루 30개를 가득 채웠다.

두 차에 싣고 김해로 돌아와 밥집에 내려놓고 다음날부터 선별 작업을 했다.

매일 2~3명이 달려들어 깨끗했지만 가끔 붙어 있는 노란 전 잎도 떼어내고 뿌리 흙과 잔뿌리도 깔끔하게 손질했는데 토요일 오후 5시까지 꼬박 6일 걸려 마무리를 했다.

3일에 한 번 손질한 시금치를 다시 차에 싣고 대형 가마솥과 250m지하수가 있는 흥동 필자의 친구 집으로 가서 친구가 미리 불을 지펴 펄펄 끓여 놓은 천연소금이 들어간 물에 시금치를 데치고 건져 내어 지하수로 헹구기를 반복하여 하루 분량씩 용기에 담아 다시 밥집으로 와 냉장고에 저장했다.

저장하지 않은 시금치는 당분간 나물로 계속 나갈 것이고 냉장고에 들어간 시금치는 여름에 시금치 된장국으로 대접하게 될 것이다.

시금치 공수작전에 동원됐던 후원회원 모두 허벅지와 허리 통증으로 며칠 동안 고생을 했다고 한다.

필자도 말할 수 없는 통증과 피로로 밤잠을 설치는 일주일이었지만 따뜻한 기운 가득한 영양 시금치로 식사를 대접할 수 있어 기분은 참 좋다.

남해 시금치나물을 드신 행복밥집 이용 시민 모두 "이처럼 맛과 향이 짙은 맛있는 시금치나물은 난생처음이다. 어디서 살 수 있느냐"고 물어보시기도 했다.

참으로 뿌듯하고 행복했다.

시금치를 기부해 주신 박성관, 류길애 부부와 하루 종일 시간을 내어 시금치 공수작업에 참여해 주신 따뜻한 모든 분에게 감사를 드린다.

특히 저희들에게 따뜻한 점심과 삼겹살까지 준비하여 대접해 주신 류길애 여사님의 넘치는 베품과 인정 가득한 사랑에 많은 것을 느끼게 했다.

기회가 되면 남해군 서면에서 생산된 해풍 맞고 자란 보물 시금치 꼭 한번 드셔보시라고 권해 본다. 명품 남해마늘을 격들여서 말이다.

2019년 2월 17일  조 유 식 (영남매일 칼럼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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