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묻혀버린 가야비석 찾아 3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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묻혀버린 가야비석 찾아 3만리...
  • 이규순 기자
  • 승인 2008.10.28 18: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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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년 동안 가야의 비석 찾는 박차영 교사
   
 

고사리 같은 손으로 낙엽 속에 묻혀버린 비석을 찾아 나선 어린이들이 있어 동행취재 했다. 
화재인 주인공은  '박차영 교사' 와 '고사리봉사단' 이다.
10월25일 학생들이 말하는 놀 토! (노는 토요일 뜻)
오전 9시 가야문화해설사(박복순, 김점숙), 지도교사(박차영 김해중앙여고체육교사), 어린학생 등 20여명이 김해자원봉사센터에 모여 답사할 곳, 효열비에 대한 사전교육의 시간을 갖고 두 대의 봉고차에 분승, 해설사의 지도하에 탐방길에 올랐다.

   
     

이날 역사유적 탐방에 참여한 어린이들은 김해시내 초등학교 4,5,6학년 어린이들. 초롱초롱한 눈망울로 고사리 같은 손에는 ‘효열비‘라고 쓰인 한권의 책과 연필이 들려 있었다.
박차영 교사의 출발 신호가 떨어지자 가야문화 해설사는 효열비에 대해 설명을 하기 시작 했다.
봉고차의 달리는 작은 역사 교실은 신기하고 재미있고 새로운 체험으로 아이들은 호기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오늘 우리가 가는 곳은 열녀 완산 이씨 정려비와 창녕 조효녀 정려비 입니다.’
특별 초빙된 가야문화해설 전공 교사의 설명으로 공부방의 수업이 30여분 계속되는 동안 달리는 작은 공부방은 김해시 진례면 시래리에 도착 하였다.
아이들은 익숙한 동작으로 비석 앞에 둘러선다.
박차영 교사와 아이들은 비석 주변을 말끔히 청소를 한다.
자원봉사센터와 공부방에서 배운대로 해설사들과 박교사의 복습 공부를 다시하며 아이들로부터 질문을 받고 대답도 해주었다.
“선생님 ’시부‘가 뭐에요?”
한 어린이가 질문을 던지자 선생님 대답이 나오기 전에 다른 어린이가 대답을 해주었다.
“시아버지를 시부라고 하는 거야~”
묻는 어린이도 대답하는 어린이도 너무도 대견하고 귀여웠다.
박교사는 ‘잘 했어요. 박수쳐 주세요‘ 해서 잠시 즐거움 속에 다른 비석으로 이동을 하며 탐방수업은 계속되었다.

   
 

틀에 짜여진 교실 수업에 찌들어 있는 아이들은 확 트인 자연과 함께 우리의 유적들을
찾아 다니며 하는 현장체험이 즐겁고 신비한 듯 해설사의 설명을 노트에 적느라 바쁘다.
이 같은 체험의 장을 마련한 김해 중앙여고 박차영교사에 대해 조금 알아 보았다.
박차영교사는 잊혀져 가는 가야의 비석들을 찾아 나선지 13년째, 여고 체육교사로 13년 전에 김해시에 있는 비석들의 위치를 학생들에게 가르쳐 주고 학생들이 직접 찾아나서 약도를 그려가며 현장체험을 담아 만든 책이 한권이 되어 있었다.
지난 96년 중앙여고가 김해시 부원동에 개교할 당시부터 근무한 박교사는 학생들에게 고향인 김해에 대해서도 공부하면서 보람 있는 일이 없을까 고민하다 우연히 지난 86년 김해문화원이 펴낸 김해시 유적지 책자를 접하게 되었다. 이 낡디 낡은 책 한권이 단초가 되어 오늘까지 효열비를 찾아 나선 대장정이 시작된 것이다.
처음에는 박교사가 지도하는 RCY(청소년 적십자 동아리) 학생들에게 책에 나타난 유물과 유적지를 찾고 그 활동상을 사진과 함께 보고서를 제출하도록 했고 이를 시작으로 학생들과 함께 혹은 혼자서 비석을 찾아 나서게 된 것이라고 했다.
그 책을 토대로 올 4월부터 11월까지 학교 수업이 없는 토요일에 아이들에게 가야문화재 비석을 알리는데 앞장을 서고 있으며 매년 아이들을 위한 문화재수업은 계속할 것이라고 했다.

   
 

역사학을 전공한 것도 아니고 특별히 옛 유물에 관심이 있었던 것도 아닌 RCY를 이끌고 있는 체육교사에게 비석 찾기란 쉬운 일만은 아니었다.
책에는 분명히 기록돼 있는데 직접 가보면 비석은 온데간데 없고 고속도로 위로 차들이 질주하고 있는 곳으로 장유면 유하리 상후포 마을에 남아 있는 비석을 찾을 때가 제일 기억에 남는다고 박교사는 말했다.
사라진 비석을 찾기 위해 여러 번 마을을 찾았지만 되돌아오는 것은 ‘누구냐? ’뭐하는 사람인데 자꾸 캐묻나?’ ‘다신 찾아오지 마라’는 말뿐이었다.
그러나 그의 열정은 고속도로 건설 당시 직접 비석을 옮겼다는 할아버지를 만나게 되었고 아흔을 바라보는 할아버지는 ‘젊은이가 쉽지 않은 일인데 어떻게 시작하게 됐느냐’며 한 없는 격려를 해주었다고도 했다.
사라진 비석과 후손도 없고 자료도 없는데다 관리조차 되지 않아 형체를 알아보기 힘든 비석들은 김해읍지를 뒤져가며 답사에 나설 때도 많았다고 했다.
‘고생이라는 생각을 해보진 않았다. 어렵게 숨겨진 비석들을 찾았을 때의 희열은 무엇보다 찾아다니는 것 자체의 즐거움을 깨달았을 때의 그 행복함은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다.
작은 소망이 있다면 비석들을 찾아 떠난 여행을 기록한 책을 아이들의 교육 자료로 활용하는 것이다‘라고 박교사는 말했다.
박교사는 매달 중앙여고 RCY 단원들과 함께 이미 발견한 비석들을 찾아 잡초를 뽑고 묵은 먼지를 털어내는 등 관리를 하고 있다.
우리 고장에 산재되어 있는 효와 열녀비를 탐구함으로써 청소년들에게 전통과 문화에 대한 자긍심을 갖게 하여 주체성을 기르고 나아가 나라사랑과 향토사랑,가족사랑, 학교를 사랑 하는 생활을 실천하도록 하는 목적을 두고 이 활동을 전개하여 왔다고 했다.
열린 교육의 활성화를 위한 새로운 학교 문화를 만들어가는 실천과정에서 학생들로 하여금 지.덕.체의 조화로운 성장과 학교 울타리를 넘어선 ‘현장 체험 학습’ 활동은 바른 인성과 공동체 의식을 함양하기 위한 것뿐만 아니라 정서를 한층 더 높은 차원으로 성장시킬 수 있어 고사리봉사단을 만들게 되었다고 했다.
모두가 잊어 버리고 있는 소중한 조상의 얼이 담긴 역사의 유산 비석문화 그 소중함을 우리에게 다시 깨우쳐 주고 있는 박차영교사야 말로 이 나라의 진정한 위대한 후손이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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