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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산사태 원인’ 매립 석탄재 탓? 주민들 의견 엇갈려
지난 3일 오전 9시 3분께 부산 사하구의 한 야산에서 산사태가 발생해 인근 주택, 식당, 공장을 덮쳐 소방대원과 경찰 등이 인명 수색 작업을 벌이고 있다. 이 사고로 일가족 3명과 식당에 있던 1명 등 총 4명이 매몰돼 숨졌다.© News1 여주연 기자

부산 사하구 구평동에서 산사태가 발생해 4명이 숨진 가운데 사고를 둘러싼 다양한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과 이 일대 주민들은 사고 원인으로 매립한 석탄재가 물과 섞이면서 지반이 무너진 점을 꼽는다.

임종철 부산대 토목공학과 명예교수는 "석탄재는 세립분으로 유동성이 크고, 물을 많이 머금을 수 있다"며 "많은 비로 지반에 물이 침투하면서 함수비(흙 속의 수분 비율)가 커져 발생한 사고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세월이 흐르면서 생긴 부등침하와 그로인한 균열 그리고 본래 있던 땅에서 침투한 물 등이 함수비에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예비군훈련장 배수로에 대해서는 "많은 양의 비가 내린다고 해도 대부분의 비는 지표면을 통해 흘러내린다"며 "배수로에 균열이 생겨 땅 속으로 많은 양의 물이 침투한 것이 아니라면, 배수 문제를 사고의 원인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지반이 처음 무너져 내린 곳으로 추정되는 예비군훈련장 측은 사고 발생 지점을 산 비탈 '중간'으로 보고 있다. 중간 지반이 내려앉으면서 위쪽 연병장 지반도 함께 내려 앉았다는 설명이다.

육사 교수의 자문을 살펴봐도 지하수가 솟구쳐 올라 지반 아래가 잘리는 '언더 컷팅' 현상에 의해 산사태가 발생했기 때문에 배수 문제를 산사태의 직접 원인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입장도 밝혔다.

대한토목학회 부울경지회는 4일 5명의 전문가들이 현장조사를 실시한 결과, 석탄재로 성토한 사면이 수분을 머금으면서 붕괴했다는 1차 잠정 결론을 냈다.

일부에서 제기한 연병장 배수시설 부족 등으로 물이 고이면서 사고가 발생했다는 지적은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했다. 현장에서 배수시설을 차단한 후에도 산 하부 4곳에서 계속해서 계곡물이 뿜어져 나오고 있었기 때문이다.

지난 3일 오전 부산 사하구의 한 야산에서 산사태가 발생해 주택과 식당을 덮쳐 일가족 3명과 식당 주인 1명이 숨졌다. 사고 지점 인근 골짜기는 석탄재로 인해 잿빛으로 변해있다.2019.10.4/뉴스1 © News1 박세진 기자

애당초 석탄재 매립이 적절했느냐를 두고는 지역 주민들의 의견이 엇갈린다.

80년대 초부터 구평동에서 거주해 왔다는 김모씨(63)는 "석탄재를 매립한 40~50여년 전 시대 상황을 생각해야 한다"며 "그 당시에는 길이 있는 것도 아니었고 매립할 만한 장소로 부적합한 곳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예비군연병장에서 지반이 무너져 내렸다고 하는데 골짜기 중간에서 무너져 내린 걸로 보인다"며 "그 일대에서 불법으로 나무를 뽑고 밭농사를 짓는 사람들이 많았고, 죽은 나무라고 구청에서 뽑아버리는 경우도 많았기 때문에 수분을 흡수할 만한 나무 뿌리 등이 사라졌다"고 원인을 꼽았다.

반면 인근 주민 이모씨(64)는 "지대가 높은 곳(산사태 발생 지점)에는 애초에 석탄재를 매립해서는 안 되는 곳이었다"며 "매립하더라도 수분을 흡수할 수 있는 나무를 많이 심던가 포장공사를 했어야 하는데, 이건 인재(人災)다"고 지적했다.

주민 정모씨(63)는 "20여년 전에 똑같은 사고가 났을 때는 사람이 살지 않는 곳이었기 때문에 큰 사고가 나지는 않았다고 들었다"면서 "그 당시에 관할구청이 나서서 매립된 석탄재를 없애든 보강공사를 하든 재발조치를 단단히 해뒀어야 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소방당국과 경찰, 군병력 1000여명은 현장에서 33여시간 동안 수색작업을 펼친 끝에 매몰된 4명 모두 수습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매몰자가 전부 발견됨에 따라 사고 원인 규명을 위해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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