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야왕도 김해로 들어오는 부원동 관문에서 바라본 오색 단풍과 높고
높은 하얀 건축물들이 조화를 이루어 감상하다가
마음을 빼앗겨 버렸습니다.
며칠 후 다시 그곳을 찾아 호계천 둑길과 한참 동안 동행하면서
억새의 감미로운 소곤거림을 살짝 엿 듣기도 했습니다.
억새 정원 바로 옆에 우뚝 선 키다리 콘크리트 전봇대가 엄동설한을
대비하여 넝쿨풀 패션으로 겹겹이 감싸고는 산들 바람에
풀 향기를 날리며 아름다움을 자랑하고 있기도 했습니다.
평소 자신의 차디찬 시멘트전봇대만 보여준 미안함에 억새와는 달리
너무나 푸르고 푸른 멋과 풍광을 선물하고 있어 정감이 갔습니다.
고맙다 전봇대야 억새와 함께 올 겨울 따뜻하게 잘 지내고
만물이 소생하는 새봄에 다시 보자구나...
2019년 10월 29일 부원동 호계천 둑길을 걸어면서...
多中 조 유 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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