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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고통 8개월째…같은 '민주화' 걸은 한국이 목소리 내달라"
'홍콩의 민주주의를 지지하는 시민모임'은 9일 오후 서울 마포구 홍대입구역 인근에서 집회를 열고 홍콩 민주화 시위 지지와 동참을 촉구했다. 사진은 집회 참가자들이 홍대 거리를 행진하는 모습.2019.11.9.뉴스1© News1 황덕현 기자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에 반대하며 시작된 홍콩 민주화 시위가 8개월째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홍콩 시민과 이들을 지지하는 한국 시민모임은 9일 서울 홍대입구역 인근에서 집회를 열고 홍콩에 대한 관심과 지지를 호소했다.

특히 경찰 진압 중 건물에서 추락한 홍콩과기대 학생 차우츠록(周梓樂·22)이 8일 끝내 숨진 것과 관련해 집회 참가자들은 홍콩 정부의 과잉진압을 규탄하는 한편 "같은 민주화 고통을 겪은 한국도 목소리를 내 달라"고 촉구했다.

'홍콩의 민주주의를 지지하는 시민모임'(시민모임) 50여명은 이날 오후 4시쯤부터 홍대입구역 7번 출구 앞 광장에 모여 "홍콩과 중국 정부는 국가폭력을 중단하고, 한국 정부는 홍콩 인권침해에 대해 입장을 표명하라"며 이렇게 밝혔다.

시민모임은 숨진 차우츠록을 추도하는 의미의 묵념으로 집회를 시작했다. 한쪽에는 추모의 메시지를 적을 수 있는 공간과 검은 리본마련됐다. 집회는 한국어와 광둥어 순차 통역으로 진행됐다.

9일 열린 홍콩 시위 지지 집회에서 참가자들이 홍콩을 응원하는 메시지를 남긴 모습.2019.11.9/뉴스1© News1

이날 집회에는 홍콩 시민사회단체 모임인 '민간인권전선'의 얀 호 라이(Yan Ho Lai) 부의장도 참석해 발언했다. 민간인권전선은 홍콩 시위를 주도하고 있는데, 지미 샴(岑子杰) 대표는 지난달 16일 길을 지나던 중 괴한들에게 쇠망치로 공격당한 바 있다.

윤지영 나눔문화 팀장은 "홍콩 경찰이 최루탄과 물대포, 진압봉, 검거용 실탄을 사용하면서 시위도 과격해지는 악순환이 벌어지고 있다"며 "최근 두 달 동안만 고등학생이 가슴에 실탄을 맞거나 기자가 눈에 고무탄을 맞아 실명하고, 8일에는 과기대생이 숨지는 등 폭력 사례가 발생했다"고 홍콩 정부를 규탄했다.

윤 팀장은 홍콩 정부가 지난달 '마스크 착용 금지법'(복면금지법)과 사실상의 계엄령인 긴급법을 시행한 것과 관련해 "합법을 가장한 제도적 폭력이 벌어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검은 옷을 입고 단상에 오른 얀 호 라이 부의장은 "어제 과기대생 사망으로 인해 너무나 마음이 무겁다"며 "그동안 시위를 거치며 자살이나 의문사는 많았지만, 사실상 직접 희생자가 처음으로 발생해 가슴이 아프다"고 입을 뗐다.

그는 한국도 비슷한 민주화 투쟁을 거쳤다는 것을 언급하면서 "1980년대 한국에서 시위에 참가한 학생이 최루탄에 맞아 사망했던 것을 떠올렸다"며 "한국도 지금의 홍콩처럼 과거 고통을 겪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 홍콩에 와서 많은 관심을 가져달라"고 말했다.

이어 "시위 장면을 접한 분들은 우리가 격렬하고 폭력적이라고 느꼈을 수 있지만, 우리는 평화로운 사회를 만들고자 한다"며 "그렇게 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건 민주적 직접선거"라고 강조했다.

또 한국 정부에도 관심을 촉구하면서 "홍콩의 항쟁은 홍콩만의 싸움이 아니라 전 세계의 자유와 민주를 위해 싸우는 모든 이들의 싸움"이라며 "당장의 경제적 이익만을 생각하기보다는 모두의 자유와 민주를 위해 홍콩에 관심을 가져주면 감사하겠다"고 말을 맺었다.

홍콩 '민간인권전선'의 얀 호 라이(Yan Ho Lai) 부의장이 홍콩 민주화 시위에 대한 관심과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2019.11.9/뉴스1© News1 황덕현 기자

한국에 거주하는 홍콩인 풍카컹(Fung Ka Keung)은 마스크를 쓰고 마이크를 잡았다. 그는 "최근 몇개월 동안 홍콩인들은 너무나 가슴이 아프고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며 "신분이 알려지면 공격을 당할 수 있어 마스크를 쓸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홍콩이 독립을 하려 한다고 공격하는 분도 있지만, 우리는 민주주의에 대한 소망을 견지하기 위해 (시위하는 것)"이라며 "홍콩이 자유와 민주를 얻을 수 있는 날까지 포기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시민모임은 성명서를 통해 한국 정부의 역할을 다시금 촉구했다. 이들은 5·18 광주민주화운동과 6·10 민주항쟁을 언급하며 "군부독재 시절 국제사회가 한국의 민주화 운동에 관심과 지지를 보낸 것처럼 한국도 침묵하지 말아달라"며 "한국 정부가 아무런 언급도 하지 않았다는 건 유엔(UN) 인권이사회 이사국으로서 부끄러운 일"이라고 호소했다.

1부 집회를 마친 이들은 "자유를 위해 싸우자(Fight for Freedom)" "홍콩을 지지해달라(Stand with Hong Kong)" 등의 구호를 외치며 홍대 상상마당으로 행진을 이어갔다. 이들은 홍콩 정부의 진압에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시위대가 쓰고 있는 노란 헬멧을 착용하고 행진했다. 많은 시민들이 관심을 보였지만 진행 도중 일부 중국인 관광객들이 행진 대열을 향해 항의하기도 했다. 다만 대화경찰과 경찰관 등이 배치돼 큰 충돌이 벌어지지는 않았다.

9일 열린 홍콩 시위 지지 집회 참가자가 구호를 외치며 행진하고 있다.2019.11.9/뉴스1© News1 황덕현 기자

홍대입구역 3번 출구 앞에서는 중국인들이 상반된 성격의 집회를 열기도 했다. 중국인 유학생들이 모인 이 집회에서는 홍콩 시위대가 폭력 시위에 나서고 있으며 이들이 시위를 그만두고 '하나의 중국'을 지켜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참가자들은 "홍콩 경찰이 정당하게 법을 집행했다"고 지지하는 한편 "이미 세계 여러 나라에 복면금지법이 있다"며 홍콩 정부의 복면금지법 시행 방침을 두둔했다. 연세대에서는 '홍콩을 지지하는 연세대 한국인 대학생들'(홍콩지지연대생)이 캠퍼스에 '홍콩해방' 문구 현수막을 걸었지만 중국 유학생들로 추정되는 인물들에 의해 철거되기도 했다.

홍콩 시위는 당국의 강경 진압과 함께 갈수록 격화되고 있다. 주말에 대형 집회가 일어날 때면 폭력 사태가 발발했고, 여태까지 최소 3000명 넘는 시위자가 체포됐다. 시민모임은 "기소된 사람이 500명에 육박하고, 체포된 사람들은 최고 10년형까지 가능한 폭동죄로 기소되고 있다"고 밝혔다.

뉴스1 <뉴스커넥트>를 통해 제공받은 컨텐츠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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