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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밥집 직영농장 꿈 이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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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밥집 직영농장 꿈 이루다
  • 경상도 촌놈 조유식
  • 승인 2021.07.06 04: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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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유식의 허튼소리> 천원의 행복밥집을 운영한 지 7년이 되었고 따뜻한 점심을 대접한 밥상만 60만 번을 훌쩍 넘겼다.

주룩주룩 내리는 장맛비 속에서도 매일 장유 율하의 행복밥집과 부원동 행복밥집을 찾아오시는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코로나 이전만 해도 매일 250여분에서 380명에 이르기까지 문전성시를 이루었지만 코로나 여파로 반으로 줄었다.

7월을 들어서면서 점차적으로 찾아오시는 분들이 늘어나 지금은 200여분에 이르고 있다. 코로나가 종식되고 여름 장마가 지나가고 나면 200여분 정도로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행복밥집 7년 동안 가장 힘들었던 것이 쌀과 식재료 조달이었다.

매일 1식 5찬의 밥상을 차리면서 같은 것이라고는 밥과 김치 말고는 모두 새로운 식재료로 조리한 영양 반찬들이다.

국도 매일 새로운 재료로 끓여 내고 있다 보니 식단 짜기가 여간 힘든 게 아니다.

매일 신선 채소와 식재료 구매를 위해 새벽시장과 삼방동 일등마트, 부원동 좋은이웃마트를 오가야만 하는 수고도 연속이었지만 10시 이전부터 행복밥집 앞에 와서 점심식사를 기다리시는 분들을 생각하면 피곤도 사라지고 바쁘기만 하다.

계절에 따라 식재료 가격도 천차만별이다 보니 시장바구니 채우는 비용도 어마어마할 때도 있었다. 

식단을 짜는 데 필수 재료인 20kg 국산 양파 한 망에 30,000원을 육박할 때도 있었고 국산 대파 가격도 20,000원을 훌쩍 넘긴 적도 있다.

국산마늘, 고춧가루 가격 상승에다 통무, 통배추, 시금치, 얼갈이배추, 오이, 감자, 상추 가격이 금값일 때도 있었다. 그래도 사야만 했고 조리를 하여 대접해야 했다.

시장 보러 다닐 때마다 가까운 곳에 한 100평 정도 되는 텃밭 형태의 논이나 밭이 있으면 거기다 계절별 잎채소와 양파, 무, 배추, 얼갈이배추, 시금치, 마늘, 고추 정도 심어 수확하여 행복밥집에 공급하면 참 좋겠다는 꿈같은 여망을 가지고 있었다.

바로 옆에 저온 냉장고 하나만 놓아두면 수확한 농산물을 장기간 보관도 가능하기 때문에 식재료 값 폭등으로 인한 운영경비 절약에 크게 기여하게 될 텐데...

답답한 마음에 지난해 김해시에 요청하기를 시유지나 국유지가 있는지, 있다면 임대 가능한지를 문의했더니 기가 찬 답변이 돌아왔다.

김해시가 가보라고 알려준 곳은 고속도로 서김해 IC 인근 타이어 판매업체 뒤쪽 자동차전용도로 아래 낡은 컨테이너와 도로변 적치물 수거 보관 하치장 같은 쓰레기장이었다.

기가 차기도 하고 너무나 실망스러워 화가 나기도 했다.

김해시가 해야 할 일들인 사각지대 시민들의 일상생활 지원의 일환인 급식지원 사업을 하고 있는데 대접은 고사하고 알아주지도 않고 문전박대 하는구나 하는 생각에 힘이 빠지기도 했다.

그러던 어느 날 저녁 직접 농사지은 농산물들을 후원해 주던 지인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자기 농장 바로 옆 800평의 대추밭이 있는데 여기에 텃밭을 가꾸어 행복밥집에 필요한 농작물들을 재배해 보라는 것이다.

이미 트랙터로 골도 타고 밭은 다듬어 놓았으니 회장님께서 한 번 와 보시라고 했다. 다음날 눈을 뜨자마자 달려간 곳은 중부경찰서 앞 고속도로 옆 도로와 농수로를 끼고 있는 천혜의 명지였다.

고맙다는 인사를 대충 하고 곧바로 모종 판매 가게로 달려가 가지, 상추 등 6종의 모종을 골라 담았는데 가격이 165,000원이라고 했다.

사장님께서 좋은 일 하시는 데 100,000원만 달라고 하여 지불하고 감사 인사를 드리고 밭으로 달려가 직원들과 함께 대충 다 심고 농수로에서 물을 퍼 물 조리로 골고루 물을 뿌려 주며 `건강하게 잘 자라다오`를 수십 번도 더 했다.

다음날 밭 주인 지인이 김해육모장에서 기증받았다며 단지수박과 매론, 쑥갓, 청상추, 대파, 아욱 등 1톤 트럭에 가득 싣고 왔다.

행복밥집 직원 4명과 함께 정신없이 2000여 개의 모종을 모두 심고 나니 밭 주인 지인이 트랙터를 몰고 와 시원한 물줄기를 듬뿍 뿜어 준다.

나중에 필요하면 대추도 따 가시고 가을이 되면 무와 배추를 심고 마늘과 양파, 대파도 심으면 된다. 거름도 다 있으니 걱정 말고 가꾸어 보라고 했다.

저온 냉장고 설치 장소와 업자 소개부터 전기까지 공급을 다 해주기로 했다. 며칠 사이 얼굴과 팔 등이 새까맣게 다 탓지만 몸은 날아갈 듯이 가볍고 기분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다.

그토록 소망하고 갈망했던 직영농장이 바로 코앞에 그것도 모든 것이 다 갖추어진 곳에 800평이라는 어마어마한 진짜 농장이 생긴 것이다.

잘 살아왔다고 할 수는 없지만 착하고 좋은사람들과 함께 동시대를 살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더없는 행복이고 은혜가 아닐 수 없다.

10대 이전에 머슴살이하면서 조금 배운 그 실력을 기초하여 농부의 흉내를 내 보고자 하는데 잘될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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