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7일 낮 12시경 김해시 생림면의 한 농막에서 60대 남성이 나무에 물을 주다 말벌에 쏘이는 사고가 발생했다.
급히 구급대원이 출동하여 응급처치 후 병원으로 이송한 덕분에 큰 사고는 면했지만, 만약 이송이 늦어졌거나 알레르기 반응으로 인한 아나필락시스 쇼크 등이 발생했다면 사망으로도 이어질 수 있는 아찔한 상황이었다.
1년 중 사람들이 벌 쏘임의 위험에 가장 많이 노출되는 시기가 있다면 다가오는 추석 벌초 시기일 것이다. 실제로 지난 3년(‘21~’23)간 경남에서는 총 2,537건의 벌 쏘임 사고가 발생했는데, 그중 약 57.5%(1,459건)가 8~9월에 발생했다.
소방관들은 벌집 제거 출동 시 전신이 노출되지 않는 보호복을 착용한다. 몇 년 전 벌 쏘임 사고로 인한 소방관 순직사고가 있은 후 그 위험성에 대해서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반인들은 연간 행사인 벌초를 위해 이렇게까지 중무장하지는 않을 것이다.
벌은 사람을 가려 공격하지 않는다. 즐거운 명절을 우울하게 보내고 싶지 않다면 최소한의 안전은 스스로 지켜야 한다. 여기 벌초 시 벌 쏘임 사고를 예방할 수 있는 몇 가지 안전 수칙을 소개하고자 한다.
첫째, 벌을 자극하는 향을 피하라. 향수나 화장품 등의 사용을 삼가고, 달콤한 향이 나는 탄산음료나 과일주스 등의 섭취를 자제하자.
둘째, 밝은 옷을 입어라. 벌은 검고 어두운색 계열의 옷을 천적이나 위협으로 인식한다. 옷은 밝고, 팔다리를 보호할 수 있는 긴 옷을 선택하자.
셋째, 벌집과 멀리 떨어져라. 벌집을 발견하면 자세를 낮춰 천천히 다른 장소로 이동하고, 벌집과 접촉했을 경우 머리 부위를 감싸고 신속하게 20m 이상 이탈해야 한다.
만약 벌에 쏘였다면 신속한 대처가 필요하다.
말벌에 쏘였다면 119로 신고해서 구급대원의 도움을 받자. 벌에 쏘인 부위는 신용카드 등으로 긁어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벌침을 제거하고 감염 방지를 위해 소독하거나 깨끗한 물로 씻자. 얼음주머니 등으로 찜질하면 통증과 가려움을 완화할 수 있다.
평범한 일상을 소중하게 지키는 것은 작은 차이에서 비롯된다. 잠깐 시간을 내 벌 쏘임 사고 예방 수칙과 응급처치 방법을 숙지하자. 사고 없는 안전하고 편안한 추석을 보내는 데 작은 도움이 될 것이다.
김해동부소방서 김기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