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자본을 전혀 들이지 않고 남의 돈 53억 횡령한 40대가 구속됐다. 경남경찰청에 따르면, 40대 A씨는 김해지역 다세대주택에 입주한 세입자 70명으로부터 전세 보증금 53억원을 받아 돌려주지 않은 혐의를 받는다.

A씨는 지인의 돈을 빌려 토지를 매입하고 이를 담보로 다세대 주택을 지어 분양했다. 분양에서 받은 보증금으로 또 다른 다세대 주택을 반복해 매입하여 2015년 9월부터 지난해 7월까지 돌려막기 수법으로 보증금을 가로채다 들통이 났다.

피해자 대부분 전세 보증보험이나 임차권 등기 같은 제도에 서툰 20∼30대 MZ세대 청년들이었다. 이 중 일부는 보증금을 못 받고 집을 나갔으며, 대다수는 돈을 돌려받지 못한 채 계속 거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공인중개사 등과 공모했는지 여부 등도 수사했으나 별다른 범죄 혐의점은 없는 것으로 확인했다.

또 지자체와 연계해 피해자들에게 금융 지원 등 피해자 보호 제도를 안내하고, 공인중개사협회 경남도지부에 협조 공문을 보내 전세 계약 시 계약자들에게 상세한 유의사항 설명을 요청했다.

경찰 관계자는 "A씨가 전세 보증금을 실제 세입자들에게 반환할 의사가 있었다면 이렇게 보증금으로 돌려막기를 안 했을 것"이라며 "A씨에게 미필적 고의가 있다고 판단해 검찰에 송치했다"고 밝혔다.

영남미디어공동취재단 신동호 기자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