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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 '영어마을' 물 건너 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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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 '영어마을' 물 건너 갔나?
  • 이균성 기자
  • 승인 2009.04.13 12: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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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창한 발표와는 달리 '용두사미 사업'으로 전락

김해시가 청소년들의 영어교육 강화와 글로벌 인재양성을 위해 추진한다고 발표한 민자(民資)유치사업인 '영어마을' 조성사업이 시행사에 대한 사전 조사나 명확한 근거자료의 검토도 없이 추진되어 소문만 요란한 '용두사미 사업'이 되고 있다.

더구나 김해시가 추진을 발표한 다른 민자사업도 경제불황에 따른 불투명한 사업전망과 유동성 위기로 업체들이 선듯 투자를 결정하지 못하고 있어 앞으로 민자유치사업 발표에는 市가 좀 더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김해시가 영어마을 조성을 위해 서울에 본사를 둔 P업체와 양해각서를 체결한 것은 지난해 6월 4일. 삼방동 산 26-13번지 일대의 165,290㎡ 부지에 건축 연면적 41,322㎡로 550억원을 들여 빠르면 2008년 10월에 착공, 2010년 초 완공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그러나 취재 결과 영어마을 조성사업은 그후 필요한 부지도 확보하지 못한 채 한발짝도 나아가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그 원인은 사업주체인 P업체가 당초 예상했던 만큼 투자자를 확보하지 못해 자금운용에 문제가 생긴 것. 현재는 P업체가 시청에 제출한 부지 매매계약마저도 지주(地主)와 '없었던 일' 로 처리된 것으로 밝혀졌다.

상황이 이처럼 된 데는 김해시의 책임이 크다. 기업의 유치차원에서 추진된 사업이라고는 하지만 김해시는 해당 업체에서 제출한 서류 몇장만 믿고 해당 회사의 재무상태나 사업의지 등은 확인하지 않은 채 성급히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당시 업체에서 제출한 서류는 2억원의 계약금에 매월 일정액을 지급하는 조건으로 된 토지매매계약서와 사업계획서가 전부.

당시 이 사업을 검토했던 공무원은 전화통화에서 "지금과 같은 경제사정만 아니었다면 제대로 사업진행이 되었을지도 모른다" 며 "여러 업체들이 영어마을 운영을 위해 제안을 했지만 MOU를 체결한 업체가 토지 매매계약서와 사업계획서를 제출하는 등 가장 신뢰할 수 있는 여건이었다" 고 해명했다.

그러나 문제는 당시 제출된 서류만이라도 좀더 심도있게 검토를 했더라면 지금과 같은 상황은 맞지 않았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사업을 주관하는 업체의 투입자본 비율이 겨우 20~30%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모두 투자에 의존해야 할 입장이었다면 그만큼 사업의 확실성은 떨어지는 데도 김해시는 투자유치가 가능하다는 업체의 말만 믿고 사업추진을 결정했던 것이다.

P업체에서 김해시와 업무연락을 담당하던 부산시 소재 사무실은 현재 폐쇄되고 전화마저도 되지 않은 상태이다. 김해시 관계 공무원은 "몇번이나 연락을 했지만 연결도 잘 되지 않고 추가 사업계획서와 설계도를 제출하라고 요구를 해도 알았다는 말만 할 뿐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 고 했다.

취재진이 해당 업체 서울 본사로 통화를 했으나 전화를 받은 직원은 "왜 언론에서 관심을 갖는지 모르겠다" 며 "우리들은 계획대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고 말하고 전화를 끊었다. 상황이 이러함에도 김해시에서는 어떤 대안도 가지고 있지 않다는 게 가장 큰 문제. 조만간 P업체에 양해각서 체결을 파기하고 새로운 대책을 마련한다고는 하지만 실제 뚜렷한 묘책이 없다는 것이 관계 공무원의 솔직한 고백이다. 

'영어마을이 실종위기에 빠져 있다' 는 소식을 들은  시민들은 같은 목소리로 시(市)의 치밀하지 못한 행정을 비난했다. 이미 여러 지자체에서 실패한 사업을 업체의 말만 듣고 덜렁 양해각서를 체결해놓고서는 상황이 이렇게 돌아가자 대안이 없다는 것은 말도 되지 않는 처사라는 것이다. 

시민 한 모(54)씨는 "시에서 양해각서를 체결할 때는 어떻게 하든 사업이 성사될 수 있도록 확실한 안전장치를 마련하고 시작을 해야 하는데 업자가 내민 서류만 보고 발표부터 해놓으니 이런 문제가 생기는 것 아니겠냐" 며 "적은 예산도 아니고 500억원이 넘는 사업이 무산된다면 시민들이 가졌던 기대는 어떻게 할 것이며, 예정지 일대의 들썩거린 부동산 등의 문제는 어떻게 할 셈이냐" 고 분개했다.

한편 김해시는 해당 업체가 계속 사업을 추진하기에는 여러 부분에서 문제가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투자유치에 의존해야 하는 해당 업체의 재무구조 상 지금같이 어려운 상황에서 과연 투자가 이루어져 계획대로 추진이 되겠냐는 것이다.

시 관계자는 "영어마을 조성사업은 더 이상 진행이 어렵고 다시 추진되기도 어려운 사업으로 판단된다" 라고 말했다. 김해시가  발표했던 영어마을 조성사업은 '거창한 신기루의 꿈' 만 남기고 물 건너 간 것으로 보인다.

이균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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