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매일 PDF 지면보기
과월호 호수이미지
과월호 호수이미지
과월호 호수이미지
과월호 호수이미지
과월호 호수이미지
과월호 호수이미지
최근 김해종합뉴스
행복1%나눔재단 희망캠페인
함께해요 나눔운동
時도 아닌 것이
행복밥집
TV 방송 영상
커뮤니티
다시보는 부끄러운 김해 현장
연자루...민생 파괴범 지구 끝까지 쫓는다
상태바
연자루...민생 파괴범 지구 끝까지 쫓는다
  • 영남방송
  • 승인 2009.04.21 11:0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사채 빚에 시달리던 여대생 딸과 아버지를 죽음으로 몰고간 사건이 있었다. 자칫 잊혀질 뻔한 이 사건을 해결한 것은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 강·폭력계 3팀의 남다른 열정과 집념이었다.

지난해 11월, 한 여대생이 사채 빚을 갚으려 유흥업소에서 일했다가 이 사실을 알게 된 아버지에게 살해됐다. 그 아버지도 이틀 뒤 자살했다. 악덕사채업자 때문에 벌어진 참극이었다. 이 사건은 우리 사회에 큰 충격을 던져주었다. 

자칫 조용히 묻힐 뻔한 이 사건을 해결한 것은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 강·폭력계 3팀의 집념이었다. 4개월여에 걸친 수사 끝에 악덕사채업자와 공범들을 검거해 정의가 살아있음을 알린 것이다.

이 팀장이 ‘사채 때문에 벌어진 부녀 참극’ 사건을 처음 인지한 것은 지난해 11월 말. 양진호 형사가 한 여대생이 인터넷에 올린 글을 보면서였다.

“악덕사채업자들이 괴롭혀서 죽고 싶다는 것이었는데 함께 사채를 빌려 쓴 친구는 아버지에게 목 졸려 죽고 그 아버지도 자살했다는 내용도 있었어요. 그런데 다음 날 한 지방일간지에 똑같은 내용의 기사가 났더라고요. 그래서 글을 올린 여대생을 수소문해 수사를 하기 시작했죠.”

하지만 수사는 답보상태에 머물렀다. 글을 올린 여대생이 피해사실 진술을 강하게 거부했기 때문이다. 사채업자의 협박에 잔뜩 겁을 먹은 데다, 사채를 쓰고 유흥업소에서 일한 사실이 부모에게 알려지는 게 두려웠던 것이다.

“사채업자들은 ‘고소해봤자 우리가 얼마든지 경찰을 조종할 수 있다’ ‘신고하면 가족과 친구들에게 네가 사채를 쓰고 유흥업소에서 일한 사실을 다 알리겠다’고 협박했다더군요. 사채업자들은 돈을 빌려줄 때 채무자의 휴대전화에 입력돼 있는 모든 전화번호를 옮겨 적어놓거든요. 채무자로서는 커다란 약점이 잡히는 셈이죠.”

경찰관들은 4개월 동안 끈기 있게 설득했다. 철저한 신변보호 등을 약속하고 믿음을 심어준 끝에 피해사실을 들을 수 있었다. 피해자들은 처음엔 3백만원을 일수로 빌렸다. 그런데 5일만 이자를 연체하면 원금에 이자를 더한 총액을 다시 대출하는 방식으로 처리하는 속칭 ‘꺾기’ 탓에 빚은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빚이 1천5백만원을 넘자 사채업자들은 피해자들을 술집에서 일하게 만들었고, 나중엔 몸을 팔아서라도 갚으라며 2차를 나갈 것을 강요했다. 그렇게 해도 빚은 계속 늘었다. 사채업자들의 이상한 계산법 때문이었다.

사채업자에게 빌린 빚은 눈덩이처럼 불어난다. 사진은 구속된 고리사채업자 증거품. 피해자 진술을 확보한 경찰은 신속히 사채업자를 검거했다. 또한 유흥업소 마담 등 공범들도 함께 구속했다. 조사 결과 이들은 2백50여 명으로부터 연 1백20∼6백80퍼센트의 고리로 돈을 빌려주고 이자로 33억여 원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피해자의 상당수는 20대 여성들이었다.

사건 해결 소식이 언론에 보도된 이후 광역수사대 사무실엔 사채피해 관련 신고와 상담이 밀려들고 있다. 오후에는 다른 사건 수사를 위해 자리를 비우기 때문에 오전에만 전화를 받는데, 하루 평균 10통 이상 전화가 온다고 한다.

“아무리 급해도 정부의 감독을 받는 사업장에서 돈을 빌려야 합니다. 소액이라고 쉽게 사채를 써서는 안 됩니다. 만약 사채 관련 협박을 받고 있다면 즉시 경찰이나 관련기관과 상담하십시오. 협박을 받고 있다면 녹음을 한다든지 해서 꼭 증거를 남겨놓으시고요.”

광역수사대는 사회적 이목이 집중되는 사건이나 신종 수법 범죄 등 일선 경찰서에서 단독으로 수사하기 어려운 사건을 담당한다. 지역 경찰청마다 설치돼 있는데 서울지방경찰청의 경우 1백20명의 최정예 요원들이 활동하고 있다.

아무래도 강력사건과 폭력사건을 주로 맡다 보니 애로사항도 많다. 목숨을 내놓고 일하는 것은 기본. 검거작전을 벌이다 몸이 다치는 경우는 헤아릴 수조차 없다. 윤희정 1반장은 인질범을 검거하던 중 칼에 목을 2차례나 찔려 생명이 위독한 적도 있었다. 지금도 훈장처럼 상처가 남아 있다.

형사 1인당 보통 2, 3개 사건을 수사해야 한다. 따라서 밤 9시에 열리는 저녁회의 후에도 잠복근무 등으로 밤을 새우는 날이 많다.

집에 들어가는 날은 평균 2, 3일에 한 번 꼴이다. 그나마 검거작전에 돌입하면 마무리될 때까지는 며칠이고 집에 가지 못한다. 그래도 “정의감과 사명감 하나로 이 일을 한다”는 게 이광수 팀장의 이야기다. 

 위클리 공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