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매일 PDF 지면보기
과월호 호수이미지
과월호 호수이미지
과월호 호수이미지
과월호 호수이미지
과월호 호수이미지
과월호 호수이미지
최근 김해종합뉴스
행복1%나눔재단 희망캠페인
함께해요 나눔운동
時도 아닌 것이
행복밥집
TV 방송 영상
커뮤니티
다시보는 부끄러운 김해 현장
김경희(金慶姬) 장유유하 라이온스클럽 회장
상태바
김경희(金慶姬) 장유유하 라이온스클럽 회장
  • 이균성 기자
  • 승인 2007.12.29 16:3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더덩실 춤, 노래로 흥겹던 날...김해 장유 월산 14단지 노인정 송년잔치

 

   
     
   
     

노인정에서 송년 잔치가 열린다는 얘기를 듣고 찾아 가는 길.

행사장소를 찾기에는 큰 어려움이 없었다. 크게 다를 바 없는 아파트로 빼곡하지만 유달리 한 곳에서는 흡사 시골 어느 집 혼사라도 있는 날처럼 이미 많은 어르신들이 곱게 차려 입은 옷 매무새로 모여 있었기 때문이다.

행사를 알려 준 문영태 이장님을 찾으니 부재중이다. 아니...? 이렇게 큰(?) 행사가 있는 날 부재라? 그러나 그건 아니었다. 준비에 바빠 이러저리 분주한 것일 뿐...행사장에는 이미 준비를 위해 라이온스 자켓을 입은 회원들이 수육이며 김치, 떡을 차리느라 바쁘다.

잠시 이 행사를 준비한 김경희(金慶姬) 장유유하 라이온스클럽 회장을 만났다. “노인 분들을 위한답시고 이런저런 작은 일들을 하지만 제대로는 모시지 못합니다. 저희 클럽이 발족한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에 아직은 많이 모자랍니다” 예의 겸손이다.  장유유하 라이온스는 2007년 1월 결성된 클럽이다.  47명의 라이언들이 모두 여성들이다. 주로 여성들이 할 수 있는 봉사활동을 찾아서 한다. 독거노인 목욕, 동네 청소, 자연보호 캠페인 등. 지난 4월에 월하 14단지 노인정과 자매결연을 맺어 생필품을 전달하고 김치를 담궈드리고 위안잔치를 벌이는 등 마음 닿는데까지 어르신들을 보살피고 있다.

이 곳 노인정에 모이는 회원은 마흔 두분 정도... 모이면 바둑, 장기도 두고 화투놀이도 하지만 한달에 두 번... 아파트는 물론 그 주변까지 마을전체를 청소하는 날로 정해 깨끗이 쓸고 치우니 그래도 뿌듯하고 보람 있다는 이희윤 노인정 회장님의 자랑이시다.

잠시 대화를 나누는 동안 음식이 다 차려지고 드디어 행사 시작의 팡파르를 울리겠다는 전갈. 노인정 주방에는 소고기 국이 끓고 소주에 음료수, 귤, 떡이 할아버지, 할머니 방 2개와 거실까지 가득 채워졌다. 문영태 이장이 행사진행을 적은 종이 한 장을 들고 대중(?)들 앞에 섰다. “금년 11월에는 금치로 불리는 배추김치를 정성어린 손맛으로 담아 노인정에 주셨고 노인정에서는 옛날 맛있게 먹던 촌 국수를 답례로...” 라이온스 회원들이 지난 여름에는 어르신들의 잔치에 직접 찾아 와 라면, 쌀, 커피 등을 지원하였다는 경과보고.
 

   
     

그간의 정성어린 지원에 고마움을 표하고자 노인정에서 라이온스 클럽에 감사패를 전달하는 순서다. 향나무에 라이온스 회원 47명의 이름을 다 기록하고 고마운 마음을 적었다. 다음은 동네 유지 분들의 인사. 배병돌 김해시의회 의원, 박승호 교통장애인협회 김해지부장... 소개순서를 잘못한 이장님의 실수에 모두 박장대소. 인사말에는 모두 어르신들의 건강과 활기 찬 생활을 빈다는 기원이 다 담겼다.  박수소리로 노인정 천정까지 들썩거린다.

한 쪽에서는 밥을 퍼고 떡이 담겨지고...삽시간에 수육안주로 소주는 한 순배를 돌았다. 여기저기에는 웃음소리에 젓가락 달가닥거리는 소리. “얼매나 고맙따꼬. 우리 잘 생긴 이장도, 나이온? 뭐라 캤는지 잘 모르것따. 저 이쁜 색시들도 그렇고... 참 기분 좋네. 오늘이 우리 생일날 아이가. 하하”
가는 세월에 앞 이빨 몇 개를 던져 준 할머니의 호탕한 웃음이다.

“아...떡이 다 떨어졌습니꺼? 갖다 드릴께예” 여기저기의 주문에 시중을 드는 라이온스 회원들도 덩달아 신이 난다.  “기자 양반도 밥 좀 드소. 그리 사진만 찍지 말고...”
재미있는 장면 찍느라 연신 플레쉬만 터뜨리는 기자에게 노인정 회장님의 식사하라는 강권이다. ‘이럴 줄 알았으면 점심 먹지 말고 그냥 올 걸‘ 후회되는 마음에 새어 나오는 한숨소리(?) 감추며 소주 한잔을 받아 마셨다. 권커니 마시거니...연두색 소주병은 연신 비워져 나갈 태세. 점점 볼그레해져 가는 얼굴들이 정겹다.

노인정 캐비넷 위로 장구가 올려져 있다. 이 자리가 끝나면 덩더쿵~ 덩더쿵~ 신바람 나는 장구소리가 울리겠지? 거기에 맞춰 '아니~ 아니 노지는 못하리라~ 하늘과 같이 높은 사랑~~'
구성진 창부타령이나 텁텁하지만 꺽어 넘어가는 소리에 잠깐 숨이 멎는 육자배기의 짜릿한 장단이 나올지도 모르고... 영감님들 몰래 살짝 들썩거려 보는 할머니의 어깨춤은 또 얼마나 흥겨운가?

한해가 마무리 되어 가는 시간. 우리 사회 구석구석에는 힘든 이웃을 도우고 외로운 노인 분들을 찾아가는 행사가 많다. 그러나 일회성 보여지는 행사로 그치는 경우도 더러 있다.
노인 분들의 노래자락이 자주 흘러나오는 동네로 만들 수는 없을까?
아파트 곳곳에서 북소리, 장구소리 울리게 할 수는 없을까?
돌아서 나오는 뒷켠으로 그칠 줄 모르는 함박 웃음소리. ‘많이 드시고, 많이 웃으시고 유쾌한 마음으로 마음껏 노십시오. 춤도 추시고 흥겹게 노래도 부르십시오. 오늘은 어르신들의 날입니다. 부디 건강하십시오.’ 마음으로 남기는 작은 바램은 따스한 겨울햇살 내려앉은 장유의 월산 14단지 노인정에서 장수를 비는 기원으로 남아 조용히 맴돌고 있었다.

이균성 기자   kslee473@ynnews.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