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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암기 폭파테러범 석방..리비아서 거국환영’ WS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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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암기 폭파테러범 석방..리비아서 거국환영’ WSJ
  • 영남방송
  • 승인 2009.08.22 09: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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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고한 인명 270명을 숨지게 한 항공기 테러범이 거국적인 환영을 받았다. 1988년 팬암 103기를 공중폭파한 혐의로 체포돼 수감된 압델바세트 알리 모흐메드 알-메그라히(57)가 20일 스코틀랜드 교도소에서 석방돼 이날 모국 리비아 트리폴리에 도착했다.

월 스트리트 저널(WSJ)은 21일 A섹션 1면과 6면에 걸쳐 “스코틀랜드의 케니 맥카스킬 법무장관이 팬암 항공기 폭파범을 석방, 리비아에서 대대적인 환영을 받았다”면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이번 결정을 실수라고 비난했고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도 깊은 실망감을 표했다”고 보도했다.

이날 WSJ는 1면에 알-메그라히가 리비아인들의 부축을 받으며 비행기 트랩을 내려오는 사진과 팬암 항공기의 잔해 사진을 나란히 싣고 “미국과 영국의 유족들이 이번 조치에 분노, 항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유족 대표인 프랭크 더간씨는 “희생된 승객들의 가족들은 이번 일로 눈물과 비탄속에 빠져 있다”고 말했다.

저널은 스코틀랜드 당국이 전립선암을 앓고 있는 알-메그라히가 죽기 전에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관용 차원에서 석방했으며 이 과정에서 리비아가 적극적으로 로비를 펼쳤다고 소개했다. 리비아 지도자 무아마르 가다피는 혁명 4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알-메그라히의 석방을 위해 총력을 기울였다.

세계에서 가장 흉악한 테러리스트로 기소된 범인의 석방으로 미국인들은 분노를, 리비아인들은 환호하고 있다. 유족들의 반응도 엇갈리고 있다. 희생자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미국의 유족들은 알-메그라히가 여생을 감옥에서 마쳐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영국의 유족 일부는 그가 무고하다고 믿고 있다.

일명 '로커비 폭탄테러'로 불리는 팬암항공기 테러사건은 크리스마스를 코앞에 둔 1988년 12월21일 런던 히드로 공항을 떠나 뉴욕으로 향하던 팬암 항공기가 스코틀랜드 로커비 마을 상공에서 폭발, 승객과 승무원 259명과 기체 잔해로 주민 11명이 사망한 사건이다. 미국 승객 189명은 대부분 크리스마스 휴가차 집에 가던 길이었다.

리비아 정보요원인 알-메그라히는 체포 후 두 차례 기소됐고 줄곧 무죄를 주장했다. 그는 20일 진술서를 통해 “분명히 말하지만 나는 하지 않았다”고 범행을 부인하고 “희생자의 유족에게는 상상할 수 없는 고통과 상실을 당한 것에 대해 위로하고 싶다”고 말했다.

당시 사건 수사관들은 잔해에서 폭탄이 들었던 것으로 보인 가방을 추적한 결과, 몰타에서 구입한 것으로 밝혀졌고 가방을 판매한 토니 가우치씨는 알-메그라히가 구입한 사람이 맞다고 증언했다. 또한 폭탄에 장착된 타이머는 스위스 회사 제품으로 리비아와의 거래가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상당수 영국인 희생자 유족들은 당국이 알-메그라히의 재판에 집착할 게 아니라 수사를 계속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한 가우치씨의 증언이 정확성이 결여됐으며 알-메그라히가 배심원을 통한 재판을 받아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일부 영국인 유족들은 이 사건의 배후는 이란과 시리아에 본거지를 둔 팔레스타인 테러리스트들이 있으며 리비아는 서방 세계의 제재 등 압력에 못이겨 알-메그라히를 넘겨준 것이라고 주장했다.

당시 사건으로 아들을 잃은 브리튼 마틴 캐드맨 씨는 “알-메그라히가 이 사건과 관계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석방 소식을 들어서 기쁘다”고 말했다.

반면 미국 승객들의 유족들은 대부분 알-메그라히가 공정하게 진행된 재판에서 유죄가 입증됐다는 입장이다. 당시 테러에서 딸 다이앤(30) 씨를 잃은 스탠 마슬로스키씨는 “만일 맥카스킬(법무장관)의 딸이 그 비행기에 타고 있었어도 그의 입에서 관용이란 단어가 나왔겠느냐?”고 분노를 터뜨렸다.

저널은 스코틀랜드 당국의 움직임은 리비아와 서방세계의 해빙무드와 무관치 않다고 분석했다. 과거 리비아는 대량살상무기를 포기하고 자국 내 유전 개발을 영국 등 서방 기업들에게 개방했다. 영국의 한 외교관은 “리비아에게 뭔가 답례를 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한층 달라진 양국 관계를 과시했다.

그러나 이번 석방은 전적으로 맥카스킬 장관의 판단에 의한 것이라는 지적이다. 그는 영국에 대한 의존적인 경향을 배격하는 스타일이다. 스코틀랜드는 지난 10년 간 사법 문제들을 포함해 많은 분야에 대해 영국의 입김없이 독자적으로 결정하고 있다.

영국법에 따르면 죄수에 대한 관용 조치는 불치병으로 죽음을 앞두고 있거나 석방이 공공의 안전을 해할 우려가 없다고 판단될 때 취할 수 있다.

알-메그라히는 20일 글래스고 공항에 리비아 정부가 보낸 전세기에 탑승했고 트리폴리 공항에 도착했을 때 리비아 국기와 스코틀랜드 국기를 양 손에 든 리비아인 몇 명이 그를 환영했다. 그의 석방은 이슬람의 성스러운 달인 라마단 기간 이뤄져 극적인 효과를 주고 있다.

팬암 항공기 유족인 마슬로우스키씨는 “21년 전 그날 사건 이후 처음으로 울면서 잠자리에 들었다”고 비통한 심경을 토로했다. 그는 “우리는 메그라히와 가다피가 한 일을 완전히 알아낼 때까지 끝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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