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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표도 얻지 못한 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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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표도 얻지 못한 후보자
  • 경상도 촌놈 조유식
  • 승인 2008.02.25 20: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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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선거가 그럭저럭 잘 끝났다.

민주화의 바람을 타고 몰아닥친 지방자치시대와 선거 열풍, 너도나도 심부름꾼이 되겠다며 앞장서서 큰소리쳤지만, 큰집의 사랑채는 그리 넓지 못해 몇몇 사람만 일꾼으로 뽑아 갔다.
국회의원 선거한 지가 엊그제 같은데 또 국회의원을 뽑는다고 한다.

가랑비가 내려 샘물이 되고 샘물이 넘쳐 개울물이 되며 개울물 또한 강물이 되어 바다로 흘러 넓은 바다를 가득 메운다.

바다는 거부가 없다. 어떠한 빛깔과 맛을 가진 오염된 물질이 흘러들어와도 거부하지 않고 모두 받아들인다. 그리고 한참 후 바다는 푸른 역사와 짠 전통을 전수하여 이어가게 하고 있다. 우리의 일꾼들도 초심의 마음들이 바다와 같이 천년만년 변하지 않고 아름다운 역사와 자랑스러운 전통을 만들어 후세에까지 물려주면 얼마나 좋을까.

최근에 일어난 웃지 못할 선거 일화 하나를 소개할까 한다.

나와 친분이 있는 후배의 아들 녀석이 선거에 두 번 입후보 하였다가 낙방했다고 한다. 몇 년째 다니고 있는 써클의 회장을 뽑는 선거가 있었는데 회원들의 추천을 받아 출마한 회장후보자는 2명. 투표결과 상대후보 10표, 후배의 아들 녀석은 7표, 후배의 아들이 당연히 떨어졌다.

선거가 있고 난 며칠 뒤 저녁밥을 먹던 중에 후배의 둘째로부터 그 사실을 듣게 된 후배는 아들 녀석을 위로해 주어야겠다고 생각하고 가족회의란 명목 아래 대화를 시작했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던 후배는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었다. 같은 써클에 들어 있는 초등학교 4학년인 둘째가 자기 오빠가 아닌 상대후보에게 투표했다는 것이다.

오빠보다는 그 언니가 더 잘할 것 같아 찍었다며 미안해했다고 한다. 이 말을 듣고 있던 낙방생 아들 녀석이 괜찮아 나도 00를 찍었어! 라고 하더란다.

듣고 있던 후배는 하도 어이가 없어 “아니 회장하겠다고 나섰으면 최선을 다해야지. 동생 표도 자기 표도 상대후보에게 몰아주는 바보가 어디 있느냐, 너희들 2표면 당선인데”했더니 “저도 잘할 수 있지만 내가 어떻게 나를 찍을 수 있어요” 하더란다.

동생도 자기 주권행사를 정확히 하였고 오빠도 양심에 따라 행동하였기에 나무랄 일은 못되지만, 오염된 세상에 길들어져 있는 후배의 머리가 혼돈을 일으킨 것이다.

그 후배는 “그래 잘했다. 훌륭하다. 미래의 주인공답게 잘한 일이다. 하지만 동생의 지지도 받지 못했으니까 앞으로 더 노력해야겠다.”며 당부 말을 한 지 며칠이 될까 말까 하는데 이번에 또 오빠가 선거에서 떨어졌다고 둘째 녀석이 귀띔을 해주더란다.

내막을 알아보았더니 6학년 1학기 반 지도위원을 뽑는데 선생님의 추천으로 10여 명이 후보로 나왔단다. 후배의 아들 녀석이 맨 마지막으로 추천되어 투표에 들어갔는데 개표결과 유일무일 하게 이 녀석만 한 표도 얻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날도 저녁 시간에 들어온 녀석을 앉혀놓고 “이 녀석아 한 표도 안 나왔다니 말이 되느냐?”며 은근히 나무랐더니 이번에도 아들 녀석은 “내가 어떻게 나를 찍어요. 하지만 2학기 때는 자신 있어요”라는 대답이었다.

선거에 출마해서 단 한 표도 얻지 못한 후보자가 있을까?

그러고도 다음에는 꼭 될 수 있다고 당당하게 말하며 희망과 용기를 잃지 않는 낙방생. 우리 어른들은 아이들이 가지고 있는 이런 순수하게 자기를 바라보는 마음을 본받아야 하지 않을까.

얼마 전 한나라당 김해지역 국회의원 예비후보가 공천면접장에서 면접위원이 “가장 존경하는 정치인이 누구냐고 물었다고 한다. 이 예비후보자는 "노무현 대통령”이라고 답했다고 한다. 이 때문인지는 모르지만, 이 예비후보자는 3배수 후보에서 탈락했다.

가장 먼저 활발한 행보를 보여 인지도가 제법 좋았던 이 예비후보는 가장 먼저 1차 고배를 맛보아야만 했다.

세상은 참 요지경이다.

세상만사 다수인들이 자기의 목적 달성과 출세를 위해서 상대가 좋아하는 발림말과 고자질, 아첨으로 마음과 정신이 오염되어 양심을 속이는 것이 다반사인데 너무 솔직하여 낙방도 하고 탈락도 한 것 같아 몇 자 적어 보았다.

애들아! 한 표도 얻지 못해도 좋으니 부디 희망과 용기를 잃지 말고 정직하게 자라주려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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