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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정사를 찾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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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정사를 찾다
  • 이균성 기자
  • 승인 2007.10.08 13: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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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좌) 해운정사편액, (우)진제스님의 금모선원현판  
 
   
 
  (좌)사적비, (우) 본당으로 오르는 계단  
 

우리나라의 대표적 선지식인 진제(眞際)스님이 주석하고 계시는 해운정사를 찾아 가는 길.

해운대 장산자락에 관음보살의 얼굴로 앉아 바다를 바라보고 있다.

해운정사라는 편액이 걸려있다.

사바세계에서 부처님 품으로 들어가는 문.

문 왼쪽에는 진제스님이 이 절을 창건하실 때의 사적(事積)이

비교적 자세히 적혀 있다.

돌계단을 오른다.

첫발을 내딛을 때는 혹시 108개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한발, 두발..

천천히 발걸음을 세며 올라갔는데 60여개 밖에 되지 않는다.

   
 
  (좌)관음보궁,  (우,上)원통보전,  (우, 下)원통보전의 관음보살.  
 

바로 원통보전(圓通寶殿)이 눈에 들어 온다.

관세음보살을 주불(主佛)로 모시고 있다는 말이다.

법당 안으로 들어갔다.

천수천안(千手千眼)관세음보살이다.

천개의 손과 천개의 눈으로 미혹한 대중들의 고통을 쓰다듬어 주신다는

우리에게 가장 가까운 보살이다.

천(千)이라는 숫자는 크고 많다는 상징일 뿐 몇천 몇만 겁의 세월동안 

셀 수 없는 자비를 보여주신다는 것이리라.

삼배(三拜)로 예(禮)를 올렸다.

협시보살로 미륵, 지장, 문수, 보현보살이 보인다.

   
 
  진제스님 법스승들.. 달마대사도 보인다.  
 

한켠에는 여러 스님들의 진영(眞影)이 걸려 있다.

위에는 육조 혜능에서 부터 달마, 마조, 백장, 임제스님의 진영이다.

아래에는 경허, 혜월, 운봉, 향곡, 석우스님의 진영이 있다.

아...여기 조실 진제스님의 법맥이다.

석우스님은 진제스님이 출가하실 때 사제의 인연을 맺은 분이고...

심우도(尋牛圖) 그림을 살펴보며 뒷켠으로 갔다.

   
 
  운력하시는 스님  
 

스님 한 분이 가파른 경사 위에 있는 작은 텃밭을 돌보고 있었다.

일일불작(一日不作)이면 일일불식(一日不食)이라.

"하루 일 하지 않았으면 하루 먹지 말라."

노구(老軀)를 이끌고 운력을 하는 스승의 모습이 안타까워 제자들은 스승의

호미를 감춰버렸고 일을 못하게 된 스님은 그날로 일체의 공양을 끊었다.

일을 하지 않았으니 먹을 수가 없다는 것이다.

이렇게 해서 나온 것이 그 유명한 백장청규(百丈淸規)다.

편안하게 부귀영화만 쫒는 우리들이 한번쯤은 생각해 봄직한 말이 아닐까?

   
 
  (좌)원퉁보궁앞 야생화 "가을이 가면 이꽃들도 지겠지" ,(우)약숫물  
 

원통보궁 앞에 야생화가 수줍은 듯 피어 있다.

저 꽃들도 시절인연 따라 왔으니 언젠가는 또 가겠지.

그렇게 피고 또 지고...

세월이 흐른다지만 흐르는 세월을 누가 보았는가?

대나무 통으로 졸졸 흐르는 물을 받아 마실 수 있게 해 놓았다.

물맛이 참 시원하다.

   
 
  (좌)대불전, (중)소원을 빌고 있다, (우)대불전에 모신 비로자 나불  
 

대불전(大佛殿)으로 들어 갔다.

불생불멸(不生不滅)법신불인 비로자나불을 석가,노사나불이 협시하고 있다.

그 뒤로 청자로 빚어 만불(萬佛)을 모셔 놓았다.

중생 한 사람, 한 사람이 봉안을 했다고 하니 참 많은 원(願)이 쌓이기도 했다.

   
 
  잠든 동자승  
 

그 원(願)들이 뭘까?

생사(生死)를 여윈 그 자리를 찾겠다는 원도 있을테지?

대불전 앞 석탑에 누가 갖다 놓았는지 동자승 인형이 졸고 있다.

비스듬이 누워 눈을 감고 잠든 모습이 너무나 천진스럽다.

 

   
 
  금모선원은 1년내내 수행이다.  
 

오른쪽 계단 아래로 내려 가 본다.

금모선원(金毛禪院).

스님들이 수행하는 선방이다.

여기선 하안거, 동안거가 따로 없단다.

1년 365일 내내 수행정진만 있다는 말씀이다.

금모(金毛)라는 것이 무슨 뜻일까? 궁금증이 생긴다.

마침 포행중인 스님한테 염치없이 질문을 던졌다.

"금모란 아름답고 휘황찬란한 털이란 말인데 여법하게 마음자리 닦은 사람을

지칭할 수도 있지요."

아...그런 뜻이었구나.

조금은 답답했던 마음이 풀어진다.

그 스님이 필자에게 어디서 왔느냐고 묻는다.

사찰탐방 하는 신문사 기자라고 했더니 활검(活劍)을 잘 써야 한다고 말씀하신다.

활검이라...?

선문답도 아니고...잠시 생각에 잠겼다.

요즘 신문들은 죽이는 검(劍)을 너무 많이 쓴단다.

더러는 살리고 더러는 죽여야지 너무 많이 죽여서는 안 된다는 말씀이시다.

그런데 말씀하시는 스님이 낯이 많이 익다.

어디에서 봤더라? 아...맞다. 불교 TV에서였다.

그래서 "스님 혹시 불교TV에 나오시지...?" 했더니 말없이 빙그레 웃으신다.

무례한 질문이다 싶은 것에서 부터 어리석은 질문까지 참 많은 질문을 드렸다.

선수행을 오래 한 스님답게 스님은 조용한 목소리로 명쾌한 답을 해주신다.

(그 스님에게서 한 시간 넘게 이런저런 말씀을 들었지만 스님의 고준한 말씀을

옮겨놓기에는 필자의 살림살이가 너무 작아 생략할 수 밖에 없다)

스님께 예를 올리고 범종루 있는 데로 발걸음을 옮겼다.

   
 
  (좌)범종루, (우)7층석탑."크지는 않지만 단아하다"  
 

사자 네 마리가 7층 석탑을 받치고 있다.

석탑 뒤로 요사채인 듯 한데 툇마루에 스님신발이 가지런히 놓였다.

이 방 스님은 지금 무엇을 하실까?

마음 다 내려놓고 묵언정진 중이신가?

아니면 우리 중생들을 위하여 용화세계를 발원하는 기도라도 하실까?

산문(山門)밖 사바세계가 눈에 들어 온다.

하루 하루 좀 더 많이, 좀 더 배불리, 좀 더 크게, 좀 더 화려하게...

 

   
 
  (좌)7층석탑을 받친 사자상, (우) 가지런한 신발  
 

미혹한 중생들의 욕심만이 우글거리고 있다.

내 것으로 "가지기" 위한 악다구 소리들만이  세상을 흔들고 있다.

본래무일물(本來無一物)이라.

아무리 욕심채우고 살아본들 빈손으로 온 것 처럼 빈손으로 가는 것.

   
 
  (좌)절에서 본 사바세계, (우)해탈문. 다른쪽은 해운정사현판이다.  
 

돌계단을 내려 와 문을 나선다.

이번에는 해탈문이다.

앞쪽에는 해운정사, 뒷쪽에는 해탈문이란 편액을 달았다.

진제스님이 자주 하시는 법문 한 구절이 떠오른다.

"부모에게 몸 받기 전 무엇이 참 나든고?(父母未生前面目)"

나는 무엇인가?

나는 누구인가?

내가 나를 생각하는 내 진짜 주인은 누구인가?

해운대는 국제영화제를 구경나온 사람들로 웅웅거리고 지하철역 한 켠엔

노숙자 한 사람이 흐릿한 눈빛으로 소줏잔 채우고 있었다. 

이 균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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