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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김해도 이런 멋쟁이 의원이 있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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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김해도 이런 멋쟁이 의원이 있다니~
  • 경상도 촌놈 조유식
  • 승인 2008.05.31 11: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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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전쯤 일이다. 필자가 잘 아는 분의 소개로 김해시에서 축산업을 하는 모 씨를 만났다. 이 분은 소를 키우는 분으로 어느 날 축사 옆으로 공사업자가 공장용도에 필요한 면적을 확보하기 위해 김해시로부터 농지전용허가를 받아 옹벽공사와 일부는 폐기물로 성토공사를 하는 과정에서 소음.진동과 침수로 암소들이 놀라 수정이 잘 되지 않고 출산 도중 송아지가 죽어나가는 일이 발생했다고 호소하며 관련 사진들을 보여주었다.

너무나 억울하다고 하소연하는 이 분의 말을 다 듣고 나서 사연이 있는 현장으로 가 보기로 했다. 단층의 소 축사에서 3미터 거리에 약 15미터의 직선 옹벽이 하늘 높이 솟아 있었고 이로 인하여 축사는 오전 내내 햇볕 한번 볼 수 없었다. 졸지에 당한 일이라 억울함을 호소하기 위해 수차례 진정도 하고 소송도 하였지만, 소용없었다고 한다.

필자는 이 분과 함께 다방면으로 해결방법을 찾던 중 지방의회에 청원제도가 있다는 것을 알았다. 41장의 관련 자료를 첨부한 청원서를 들고 의회에  접수하려고 하니 청원 소개의원의 추천서와 의견서가 있어야 접수를 할 수 있다고 한다.

필자와 축산업자는 의회 의원분들을  잘 알고 있는 터라 추천서를 쉽게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의회를 나와 여기저기 전화를 하거나 직접 만나 부탁을 하였으나 만나는 의원마다 너나 할 것 없이 "나는 그 지역 의원이 아니라서... 혹은 나는 건설업을 하는 사람이라서 곤란하다"며 추천을 거절했다.

할 수 없이 필자와는 세상에 둘도 없는 막역한 친분이 있다고 믿었던 3선 의원인 친구(망고 지 생각 )를 찾아가 자초지종을 이야기하고 청원소개 의원란에 서명을 부탁했다. 그러나 이 친구는 부탁하는 말이 땅에 떨어지기도 전에 "나도 폐기물 업체를 하고 있어서 청원소개 하기가 곤란하다"며 냉정하게 거절했다.

너무나 기가 차서 "저런 사람을 내가 친구라고 믿고 있었나" 싶은 생각이 들어 나 자신이 실망스러웠다. 부산 등 외지 업자들이 자기 지역에 와서 공사하면서 주민들에게 엄청난 피해를 입히고 있는데도 나 몰라라 하다니... 그것도 의회의원이라는 사람들이... 이 무슨 대단한 배짱인가?

하는 수 없이 또 다른 필자의 후배 의원에게 부탁하여 청원소개를 받아 의회에 접수했다.
며칠 후 소개의원이 전화가 왔다. "형님 큰일 났습니다. 이러다가 제가 김해에서 매장당하게 생겼습니다. 청원소개서를 철회해야겠습니다. 주변에서 너무 압력이 많이 들어와 괴로워 죽겠습니다"라는 것이 아닌가? 소개의원은 필자를 만나서도 긴 하소연 아닌 하소연을 하였다.

아...! 누가 또 그런 일에는 관여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이야기를 했구나. 모두가 업자와 공무원 편만 들려 하니... 이건 아닌데... 지역민의 어려움을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이 어찌 당당하게 의원 뱃지를 달고 으시대며 활보를 하고 다니는가?

그를 만난 자리에서 필자가 말했다. "당신은 시의원을 왜 하느냐? 주민의 억울함조차 외면하고 힘들어서 못하겠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 그렇게 해서 어찌 시의원이라고 할 수가 있느냐? 당신만의 소신을 가져라. 김해시의회 최초의 시민청원인 만큼 멋지게 한번 해보라"고 부탁을 하였다.

그로부터 20여 일 후 청원인(민원인)으로부터 연락이 왔다. 청원소개의원인 배정환 의원(내외동.회현동)과 조일현 의원(북부동.생림.동상.부원)께서 적극적으로 도와주셔서 공사업자와 원만히 합의하고 일이 깔끔하게 해결이 되었다며 고마워했다. 공무원도 법원도 모두 거부한 소시민의 어려움은 이렇게 해서 처리가 되었다.

필자가 이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세상에는 힘들고 어려운 처지에 몰린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그들은 가진 것이 없고 가진 힘이 없기에 더욱 힘들어하며 어려움을 지고 가는 경우가 더 많다. 처음 약간의 오해로 주저하던 사람이 본인의 역할을 알고 본인이 해야 하는 일을 알아 멋지게 조정하여 해결한 당당함이 오늘은 유독 아름답게 느껴져서이다.

그때를 생각하면 두 의원의 얼굴이 떠오른다. 그리고 그들의 소신 있는 행동이 참으로 고맙게 느껴진다. 그래서 두 분 의원께 지면을 빌어 감사를 드린다. 주변의 압력과 회유가 엄청 심했던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를 물리치고 당당한 소신으로 어려운 시민을 보호해 준 참으로 용기있는 의원이 김해에도 있다. 그래서 나는 김해가 좋고 김해사람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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