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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야 다섯 살 ... 이성세 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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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야 다섯 살 ... 이성세 컬럼
  • 김도형 기자
  • 승인 2007.10.25 09: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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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야 다섯 살 

                                                                               이 성 세 (유아CQ연구원장)

아이가 시내버스를 타면서 의기양양하게 “다섯 살 이예요!” 하면서 버스운전사에게 손을 쫙 펴 보인다. 말하자면 나는 다섯 살 이니까 버스요금을 내지 않아도 시비하지 말라는 뜻이겠다. 버스기사님이 “응” 하고 웃으면서 버스가 출발한다.
무슨 일 있어도 난 모른다면서 옆집 아줌마가 걱정스러운 얼굴이다.
다섯 살이라지만 외국처럼 월령(月齡)으로는 세 살이나 마찬가지인데 버스를 타고 30분이나 가는 복잡한 시내 거리를 혼자 아이를 보내는 것은 위험하다면서 옆집 아줌마가 말리는데, 아이가 “여기 이름표랑 전화번호도 있구요. 잘 모를 때는 병원 옆에 있는 파출소에 가서 순경아저씨에게 도와달라고 하면 되니까 걱정 마세요” 한다.
“그럼, 우리 아들은 똑똑하니까 혼자 갈수 있지?” (그렇게 버스는 떠났다)

“안녕하세요. 누나, 보험카드 여기 있어요”
“엄마는 어디 있는데? 너는 저 쪽 의자에 앉아 있어”
“오늘은 나 혼자 왔어요”
“뭐, 혼자서? 몇 살인데?”
(손바닥을 쫙 펴면서) “다섯 살!”
“다섯 살인데 혼자 왔어? 그럴 리가 없는데.., 엄마 찾아봐, 어디 있는지”
“나 혼자 왔다구요!” (아이가 기분 나쁘다는 표정이다)
“정말? 어이구 똘똘하네. 집에 갈 때는 어떻게 갈건데?”
“누나가 버스 타는데 까지만 데려다 주면 갈수 있어요”
“누나는 바빠서 2층에서 내려다 볼 테니까, 치료받고 길 건너서 가거라”
(아이 이름표를 보고 전화했다고 한다)
“정말 아이를 병원에 혼자 보내셨어요?”

큰 아이가 다섯 살 때 감기 때문에 병원에 보냈었다. 처음에는 아이를 데리고 시내 중심 백화점 옆에 있는 개인 이비인후과의원에 가면서 다섯 살 어린이는 버스요금을 내지 않는 것, 병원에 가서 접수하는 방법, 시내에서 길을 잃으면 큰길 건너편에 있는 파출소에 가서 순경아저씨에게 도와 달라고 하는 것 등을 가르쳐 주고, 병원에서도 아이가 스스로 직접 진료접수를 하도록 했다. 그리고는 “아가, 혼자 병원에 갈수 있지?” 하고 물었다. 눈망울을 똘방 똘방 굴리면서 생각하던 아이가 “응, 엄마, 갈수 있어” 했다.
“병원에 갈 때는 어떻게 하지?”
“버스타고 정거장 아홉 번 지나서 백화점 앞에서 내리고.., 2층에 있는 병원에 가서 누나에게 보험증을 주고, 치료받고 오면 되지”
“그럼 돌아올 때는?”
“백화점 앞에서 길을 건너서 77번 버스 타고 오면 돼”
“큰길 건널 때는 어떻게 건너는 건데?”
“녹색 신호등이 켜지면 손을 들고 건너면 되지”

그 이후로 아이는 무엇이든지 먼저 스스로 하는 것을 좋아했다. “네가 혼자 했어?” 하는 어른들의 칭찬과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지 않고 혼자서 해냈다는 자부심이 아이를 으쓱하게 하는 것이다.
다섯 살이면 무엇이든 스스로 독립해서 하고 싶어한다. 엄마들은 아직 너무 어리다는 생각에 불안해서 사사건건 도와 주지만 교육적인 면에서는 바람직한 것만은 아니다. 엄마들은 아이가 유치원에 갈 때도, 취학해서 학교에 갈 때도, 숙제도 챙겨 준다. 중학교에 가서 학원에 가는 것도 엄마가 알아서 등록해 준다. 마마보이는 그렇게 시작된다. 빗대어 하는 말이겠지만 성장해서 결혼 후 신혼여행을 가서도 “엄마, 신부가 뽀뽀해 달라는데 어떻게 해?” 하고 전화한단다. 지나친 과보호가 아이의 자립심이 크는 것을 방해하는 것이다.

“엄마, 장난감이 망가졌어요”
“고쳐서 가지고 놀아라. 너는 잘 고치잖아?”
실수하면 어떻고 잘못하면 어떤가, 아이는 그렇게 크는 것.

다섯 살 이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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