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오염수 방류 공포에 부산 기장서 '미역·다시마' 사재기

상인들 "매출 늘었지만 오염수 방류 후 판매량 급감 우려" 전문가 "방사능 여부 정기적 검사해 소비자 안심시켜야"

2023-06-20     조현수 기자
부산 기장시장의 한 건어물 판매 점포.

일본 정부가 이르면 오는 7월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를 바다에 배출하겠다고 예고한 가운데 수산식품을 둘러싼 소비자들의 불안감이 커지면서 미역과 다시마 등 건어물 사재기가 이어지는 모양새다.

20일 오전 7시 부산 기장시장. 시장 곳곳에는 부산 기장군을 대표하는 특산물인 '기장 미역'을 판매하는 건어물 판매 점포가 즐비했다.

이곳 상인들은 하나같이 "판매량이 늘었다"고 입 모아 말하면서도 일본의 원전 오염수 방류 이후 상황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한 상인은 "방문객들이 오염수 방류에 관한 뉴스를 보고 미역과 다시마를 많이 사러 오는 느낌"이라며 "우리 점포의 경우 4~5월에 많이 팔고 6월에 적게 파는 데 이번 달은 예년보다 30%가량 더 사가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당장은 많이 판매해서 좋을 지라도 다음달부터 일본에서 오염수를 방류하면 우리가 손을 쓸 수도 없는 상황"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또 다른 상인은 "이번달에 다시마를 평소보다 2배는 더 많이 팔았다"면서 "오염수 방류에 대한 우려와 함께 건어물은 한 번에 많이 사가서 쟁여 두고 먹을 수 있기에 더 많이 사가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온라인을 통해 기장 미역을 판매하는 업체에서도 우려의 목소리를 내긴 마찬가지다.

부산의 한 온라인 건어물 판매 업체 A대표는 "평소보다 눈에 띄게 주문이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방문자는 약 3배, 주문량은 2배가량 올랐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매년 건어물을 판매하는 사업자 입장에서 일본에서 오염수가 방류하는 순간 피해가 불보듯 뻔하다"면서 "기장 미역을 판매하는 몇몇 업체에서는 세슘과 요오드 등 방사능 여부를 검사하는 기관으로부터 1년에 1~2번 인증을 받는 데 오염수 방류가 본격화되면 이것만으로 소비자의 우려를 해소시킬 수 있을 지 의문"이라고 토로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정기적인 방사능 측정을 통해 소비자들을 안심시킬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중앙 부처에서 시중에 팔리고 있는 건어물을 대상으로 방사능 오염 정도를 정기적으로 측정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면서 "여기에 우리나라 수역 곳곳에서도 방사능 여부를 국민들에게 공표하는 시스템도 체계화해야 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