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찬스 넘은 ‘조부모찬스’

미성년자 ‘세대생략 증여’ 부동산 1만 건 넘어...1조 7천억 태어나자마자 손주 선물 ...‘만 0 세’ 아기도 부동산 231건 (705억 원) 받았다

2023-09-26     권우현 기자

최근 5년간 미성년자에 대한 부동산 세대생략 증여가 1만 건이 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세대생략 증여란 조부모가 자녀 세대를 건너뛰고 손자녀에게 직접 재산을 증여하는 것을 말한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민홍철 의원(더불어민주당, 경남 김해갑)이 국세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8년부터 2022년까지 미성년자가 세대생략 증여 받은 건물과 토지는 모두 1만 451건(건물 5,058건, 토지 5,393건)으로 해당 금액이 1조 7,408억 원(건물 8,966억 원, 토지 8,842억 원)에 달했다.

연도별로는 ▲ 2018년 1,863건 (3,300억 원), ▲ 2019년 2,099건(3,490억 원), ▲ 2020년 1,849건 (2,590억 원), ▲ 2021 년 2,648건 (4,447억 원), ▲ 2022년 1,992건 (3,580억 원)이었다.

특히 만 0~9세가 조부모에게 증여받은 건물과 토지는 4,652건으로 금액이 7,875억 원에 달했다. 이 중 만 0세가 조부모에게 증여받은 건물과 토지만도 231건(705억 원)이었다. 만 10~18세가 조부모에게 증여받은 건물과 토지는 5,799건으로 그 금액은 9,533억 원이었다.

세대생략 증여의 경우 자녀 세대로 증여할 때 부담해야 하는 증여세를 회피할 수 있기 때문에, 증여세의 30%( 미성년자에게 재산가액 20억을 초과한 증여에 대해서는 40%) 를 할증가산세로 추가 납부하도록 하고 있다.

민홍철 의원은 “현행법상 미성년자 세대생략 증여에 대한 과세 제도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취지와 다르게 부자들의 절세 편법으로 이용되며 제 기능을 못하고 있다"며 , "경제활동이 어려운 미성년자가 부동산 같은 고가자산의 증여세를 어떻게 납부했는지, 자금 출처 등을 정확히 조사하고 증여 과정에 불법적 행위가 없었는지 파악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