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보다 무서운 게 남북한 문화교류”

박영수(가명) 북한이탈주민자립지원협의회장 “터무니없는 잘못된 교육 깨닫도록 북한이탈주민을 통해 문화적 침투가 이루어지는 것이 훨씬 효과적” “북한이탈주민 안정적 정착, 조국통일 이바지하는 계기될 것”

2024-07-17     영남미디어공동취재단 신동호 기자

대부분의 북한 이탈 주민들은 자유를 찾아 대한민국으로 왔지만 체제와 문화, 환경의 현격한 차이로 안정적인 정착이 매우 어렵다고 호소한다.

이날을 정부가 국가기념일로 정한 것은 국가 차원에서 이들을 지원하고 적응을 돕겠다는 의미이다. 박영수(가명) 북한이탈주민자립지원협의회장은 이들의 안정적 정착은 북한의 변화를 가져와 통일을 앞당기는 결정적인 기반이 되기 때문에 기념일 지정에 대한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최근 망명한 북한의 주쿠바 고위 외교관도 “북한 주민들이 남한 국민들보다 더 통일을 갈망한다”고 했다. 박 회장에게 북한이탈주민들이 통일에 기여할 수 있는 방안이 무엇인지 자세히 들어보자.

- 북한이탈주민의날이 기념일로 정해지면서 좀 더 많은 관심과 지원이 있지 않겠는가.

우리 사회는 다문화의 날과 장애인의 날 등 많은 보편적 사회복지를 위한 기념일이 있다. 이에 비해 북한이탈주민의날은 기념일 지정이 다소 늦은 감이 없지 않다. 그렇지만, 정부가 국가기념일로 정한 것에 매우 감사드린다. 북한이탈주민의 안정적 정착은 조국 통일에 이바지하는 계기가 될 것이고 통일의 기틀을 닦는데 초석이 될 것이라 확신한다.

- 그렇다면 이를 위해 남한사회 시민들이 어떤 인식으로 북한이탈주민들을 바라보고 호응해야 하는가.

정치적 배경과 무관하게 일관성 있는 남한사회 시민들의 따뜻한 눈길이 필요하다. 이런 것이 모두 통일정책과 연관된다. 통일의 필요성에 대한 인식과 의지도 필요하다. 그냥 막연히 ‘북한이 못 산다, 배고프다, 불쌍하다’는 동정심에 의한 통일이 아니라 정말로 한민족의 역사를 새롭게 창조한다는 공통된 인식이 요구된다.

- 체제가 유사한 나라에 이민을 가서 사는 것도 어려움이 많은데 남한사회 정착이 녹록지 않을 것 같다.

그렇다. 사회주의 체제에서 살다가 자본주의 사회에 적응한다는 것은 넘어야 할 산과 문화적 장벽이 너무 많다. 그래서 저는 20년 동안 북한이탈주민 자립복지, 정착 복지를 위해 국가 차원에서 강의, 간담회, 브리핑을 통해 여러 차례 강조한 것이 있다. 멀리 있는 북한을 달래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현재 대한민국에 있는 3만 4천 북한이탈주민에 관심을 가지고 사회적으로 적응하도록 힘과 용기를 주는 것이 복지라고 늘 말해 왔다. 복지는 무엇을 주어서 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가 관심을 가지고 아픔을 어루만져 주고 포용해 주는 것 이것이 인간 복지라 생각한다.

- 물리적 지원만이 관심과 지원이라 할 수 없지 않은가. 또 그것으로 모든 게 해결될 수도 없는 문제일 것이고...

맞는 말이다. 이들의 아픔을 보듬어 주고 어려움을 공감해 주는 것이 필요하다. 또 사회 적응을 위한다고 고기를 잡아 주는 것이 아니라 고기 잡는 법을 알려주는 것이 중요한 방향이다. 그동안 이것이 순조롭게 잘 이루어지지 않았던 게 사실이다. 그러다 보니 적응을 못 해 일부는 자살하고 제3국을 떠도는 사람들이 2천7백여 명으로 추산된다.

- 현실적인 방법이 있다면 어떤 것들이 있다고 보는가.

북한은 공동생산 공동 분배하는 공산주의 사회이다. 여기에 익숙해져 있던 사람들이 자본주의 경쟁사회에 적응한다는 것은 매우 어렵고 무거우며 높은 장벽이다. 그래서 이들만의 특정 공간에서 특정 기간 동안 창업이나 일자리를 제공하여 스스로 경쟁력을 길러 이들이 남한사회에 연착륙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방법이 있다. 이는 자본주의 사회에 도전할 수 있는 기반이 될 수 있다. 일반적인 좋은 일자리와 좋은 회사에 들어가 봐야 문화적 격차와 장벽 등의 어려움으로 오래 근무하지 못한다.

- 멀리 있는 북한을 달래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현재 대한민국에 있는 3만 4천 북한 이탈 주민에 관심을 가지고 사회적으로 적응하도록 힘과 용기를 주는 것이 통일의 제일 중요한 기반이라 강조했다.

우리나라가 통일이 되기 위해서는 남한에 있는 북한이탈주민을 통해 삶과 체제의 우월성을 꾸준히 북한에 전파하는 것이 어떤 수단 보다도 훨씬 효과적이라는 뜻이다. 독일 통일방식으로는 통일이 어렵다. 서독과 동독의 경제 격차가 많이 벌어졌어도 문화적 교류를 계속 이어왔다. 그래서 비교적 순조롭게 하나의 국가로 정착될 수 있었다. 하지만, 우리나라 상황은 많이 다르다. 한 체제는 완전히 통제된 사회에서 수령만 믿으면 기와집에 고깃국과 이밥을 먹을 수 있다는 터무니 없는 교육을 했고 남한사회는 글로벌사회로 모든 걸 교류하고 상생했기 때문에 사회가 발전한 것이다.

북한이탈주민들은 너무도 잘못된 교육을 받았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고 이를 북한 주민들에게 알리는 것도 남한의 정부 차원이 아니라 북한이탈주민을 통해 문화적 침투가 이루어지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다. 문화는 핵보다 더 강력한 힘을 갖고 있다. 체제 모순을 알리고 붕괴시킬 수 있는 힘도 문화에서 나온다. 북한 지배층만 달래고 협상한다고 해서 가시적 효과가 나오기가 어렵다.

- 문화교류는 핵보다 훨씬 가치가 있다는 것에 동의한다. 구체적으로 어떤 것들이 있을까.

북한이탈주민이 1차 적으로 할 수 있는 영상, 편지, 송금 등을 통해 남한사회를 알리는 것이 좋은 방법이다. 화폐 가치는 남.북한이 1:70으로 송금의 경우에는 유용한 가치가 있다. 정부가 이를 통제하면 안 될 것이다. 북한이탈주민들이 남한사회에서 자부심을 가지고 행복하게 잘 산다고 홍보하는 것이 굉장히 효과가 크다. 북한 주민들 사이에는 남한에서 송금받는 집안과 결혼하고 사돈 맺고 싶어 하는 등 인기가 높다.

아울러, 몇 되지 않은 북한이탈주민 관련 단체들이 계획하는 프로그램에 대한 정부의 협력과 지원이 있으면 좋겠다.

- 앞으로의 계획과 남한사회 시민들에게 한 말씀한다면...

북한이탈주민의 날 지정을 계기로 대한민국 국민으로 함께 포용하고 관심을 가져주기 바란다. 자유라는 것을 누군가는 알려줘야 되지 않은가. 성숙된 대한민국 국민들이 안아 주길 바란다. 그래서 이들이 삶의 가치와 희망을 가지도록 도와 달라.

앞으로 공공기관 부설 서비스업이나 그린벨트 지역 내 비닐하우스 설치를 통해 이들만의 일자리를 만들어 순조로운 정착을 도울 계획을 가지고 있다.

현재 북한이탈주민들은 열악한 환경에서 주로 비정규직에 종사하며 자영업 등 다양한 활동으로 생업을 이어가고 있다고 했다.

박 회장은 남한사회 정착한 지 20년간 통일교육원 교수와 모 대학의 겸임교수를 하며 북한이탈주민을 통한 통일 비전을 제시하고 활발한 강의와 간담회, 정책 토론을 해 왔다.

박 회장이 이끄는 단체는 전국을 아우르지만 현재 박 회장은 김해시 장유동에서 ‘칠보산김치’라는 독자적 브랜드를 개발하여 OEM 방식으로 김치를 생산·유통하는 업체를 운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