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매일 조유식의 허튼소리 819회]- 쌩지옥에서 살아난 조유식과 행복밥집
<조유식의 허튼소리> 14년 전 급식소 천원의 행복밥집을 준비하면서 자비나눔재단을 창립하고 유니폼 제작 등 2천여만 원을 들여 믿고 믿었던 존경했던 스님들로부터 대 실망이라는 선물을 받은 적이 있다.
자비나눔재단 이름으로 제작해 두었던 유니폼 200벌은 외국 난민에게 보내졌고 자비나눔재단은 사라졌다.
급식소 간판도 바꾸고 모든 인쇄물과 앞치마까지 몽땅 다 바꾸었다.
그때 스님들의 모임이었던 이 단체 회원 스님들은 급식소 조리장까지 채용된 상황에서 1년여 동안 시간만 끌며 급식소 오픈을 미루어 오다 결국 포기했다.
포기 이유는 1식 5찬 한 끼 식사비만 대략 5~6천 원인데 기부금 천 원으로 식사를 제공하면 5천 원이 적자고 이용 시민이 늘어나면 엄청난 적자가 쌓이게 되기 때문에 우리는 감당할 수가 없어 운영을 포기한다고 했다.
10곳이 넘는 사찰 주지 스님들의 결론이기에 따를 수밖에 없었고 어쩔 수 없이 발상을 한 필자가 모든 책임을 지고 운영을 시작했다.
그로부터만 13년이 지났지만, 급식소 천원의 행복밥집은 망하지 않고 40평짜리 월세 가게에서 303평 대지에 100평 건물 소유주가 되어 오늘도 급식을 준비하고 있다.
나날이 힘들고 아쉬운 날이었지만 보람도 느끼고 행복도 즐기며 남다른 성취감으로 고만고만하게 살아가고 있다.
아침마다 밥집 문 앞에 놓여있는 배추, 상추, 풋고추, 무, 애호박, 양파, 열무, 가지, 감자, 양배추, 호박잎, 미나리, 단감, 쌀, 빵, 묵은김치, 미역 등등을 볼 때마다 말과 글로써 표현할 수 없는 감격이 되고 한다.
식사하시기 전 1,000원에서부터 2,000원 3,000원 5,000원을 기부함에 넣어 주시는 분들과 10kg, 20kg, 30kg, 40kg, 50kg 쌀을 직접 가져오신 분을 비롯하여 매월 정기적으로 10,000원에서 150,000원까지 후원금을 보내 주시는 분들, 때때로 1백만 원에서 3천만 원까지 급식소 건립기금을 보내 주신 분들도 많다.
돼지고기, 만두, 라면, 쌀, 음료, 각종 식자재와 생필품들을 1톤 차떼기로 싣고 와 내려 주신 분들도 수도 없이 많다.
틈틈이 오셔서 설거지해 주시는 분, 배식을 도와주시는 분, 벽화를 그려 주신 분, 화단을 조성해 주신 분, 온수기와 공기청정기를 기부해 주신 분, 선풍기, 전자레인지를 기부해 주신 분, 의자와 테이블을 기부해 주신 분, 그림 액자를 기부해 주신 분, 후원을 주선해 주신 분들도 있다.
자장면 후원, 삼계탕 후원, 문화예술 공연 후원과 의료 봉사자들도 매월 정기적으로 온다.
멀리 남해군 서면에서 시금치 농사를 하시는 분이 4년 차 밭떼기로 기부해 주신 시금치를 10여 명이 달려가 수확하여 어르신들에게 겨울 내내 대접하기도 했지만, 지금은 갈 수 있는 인력이 없어 중단했다.
진영읍 농민, 한림면 농민, 대동면 농민, 생림면 농민이 직접 농사지은 배추와 무, 양파를 기부 받아 차떼기로 싣고 오기도 하고 부산 강서구 명지 하우스 농민들이 수시로 제공해 주는 얼갈이와 풋고추도 5년째 달려가 수확해 오고 있다.
우리 사회는 참으로 인정이 넘치는 따뜻한 사람들이 넘쳐 나고 있어 살맛이 난다.
반대로 기가 찬 일화도 있다.
김해시장 재선에 출마한 모 시장이 천원의 행복밥집에 우연히 들렀다가 필자를 보고 “어? 회장님께서 와 여기 계십니꺼” 한다.
마침, 김해자생단체 회장들이 찾아와 함께 하고 있던 자리라 더 황당했다. 우리 집인데?
김해시장이 조유식이 뭐 하는지 급식소 천원의 행복밥집을 누가 하는지 조차도 모르고 있었다는 사실에 필자가 더 당황했다.
그러고 보니 시장 4년 동안 단돈 1천 원도 후원하거나 기부한 사실이 없었다.
급식소 건립을 위한 부지 매입 자금 지원 약속을 한 시장 추천, 시민들이 다 아는 그 양반도 시장과 함께 필자를 쌩지옥으로 밀어 넣었고, 약속도 전화도 깜깜이다.
그때 쌩지옥에서 모든 것을 접고 생을 마감해야겠다고 마음을 먹기도 했지만 이미 친해 버린 밥집 이용 보배 어르신들에게 충격과 아픔을 남길 수 없어 죽었다 마음먹고 다시 시작하여 오늘까지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