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삼성의 뿌리는 의령이다… 반도체 시대, 의령에도 희망을 심어야 한다

2026-08-20     조영규 전. 경상남도교육청 행정국장

최근 조선일보는 수도권으로 인구가 몰리는 현실을 조명하며, 평택시가 삼성전자 평택캠퍼스를 중심으로 반도체 산업을 성장시켜 인구 100만 명 돌파와 특례시 승격을 눈앞에 두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는 삼성 반도체 공장 하나가 도시의 인구와 경제, 일자리, 교육, 주거환경까지 바꾸는 거대한 성장 동력이 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평택뿐만이 아니다. 용인시 역시 세계 최대 규모의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으로 도시의 미래가 새롭게 쓰이고 있다. 첨단산업은 이제 단순한 공장이 아니라 도시의 운명을 바꾸는 국가 전략 산업이 되고 있다.

그런데 삼성의 창업주 호암 이병철 회장의 생가가 있는 의령에는 왜 삼성의 미래 산업이 없는가.

의령은 삼성이라는 세계적인 기업의 출발점이다. 기업가 정신이 태어난 곳이며, 대한민국 경제성장의 한 축을 담당한 삼성의 뿌리가 살아 있는 곳이다. 그러나 오늘날 인구 규모가 전국 최하위권에 머물며 쪼그라든 의령은 지방소멸이라는 거대한 파도 앞에서 지역 침체를 걱정하고 있다.

물론 반도체 공장은 막대한 용수와 전력, 물류망, 협력업체, 전문 인력 등 여러 입지 조건을 갖춰야 한다. 단순히 창업주의 고향이라는 이유만으로 생산시설을 이전하거나 신설할 수는 없다.

하지만 삼성이 국가균형발전과 지역 상생을 고민한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생산공장이 아니라도 반도체 연구소, 후공정 시설, AI·반도체 인재양성센터, 소재·부품 연구단지, 창업지원센터 등 미래 산업의 거점은 충분히 검토할 수 있다. 이는 의령만을 위한 특혜가 아니라 지방소멸을 막고 국가 경쟁력을 높이는 투자이기도 하다.

삼성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기업이다. 이제는 기업의 성장뿐 아니라 국가의 지속 가능한 발전에도 더 큰 역할이 요구되는 시대다.

평택이 삼성 반도체로 도시의 운명을 바꾸었다면, 삼성의 뿌리인 의령에도 미래를 바꾸는 씨앗 하나쯤은 심어야 하지 않을까.

그것은 단순한 지역 개발이 아니다. 창업 정신을 계승하고 지방과 함께 성장하는 삼성의 새로운 사회적 책임이자 대한민국 균형발전의 상징이 될 수 있다.

삼성은 의령에서 시작됐다. 이제 의령도 삼성의 미래와 함께 성장할 차례다.

<기고/조영규 전. 경상남도교육청 행정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