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하마을 입구 만장 수백개…저마다 눈길

2009-05-27     영남방송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닷새째인 27일 경남 김해 봉하마을 진입로 양쪽 길가를 따라 수백개의 '만장(輓章)'이 내걸려 추모객들의 시선을 붙잡고 있다.

만장이란 죽은 사람을 슬퍼하며 적은 글이다. 망자의 학덕, 선행, 문장, 직위 등에 대한 칭송과 친분 관계나 망자와 있었던 특별한 일을 적는다. 크기는 약 2.4m, 폭은 60㎝나 되는 천에 쓴 뒤 깃대에 받치고 장례가 끝나면 이를 태운다.

만장은 봉하마을 입구에서 빈소인근 2km 구간에 500여개가 내걸려있다. 인터넷 다음 '아고라'에 게재된 노 전 대통령 추모글 만장의 주요 내용이다. 부산민족예술인총연합회 회원들이 설치했다.

만장에는 '한때 당신을 좋아도 미워도 했던 바보가', '꽃잎처럼 흘러 그대 잘 가라', '꽃 피기는 쉬워도 아름답기는 어려워라' 등의 내용이 적혀있으며 노 전 대통령에 대한 그리움이 표현돼 있다.

시민들은 이날 강한 햇살과 더운 날씨 속에서도 만장을 꼼꼼히 읽어보면서 봉하마을 분향소를 찾았다. 또 아이들의 손을 잡고 일일이 만장의 내용을 읽어주는 어머니의 모습도 볼 수 있었다.

회사원 이홍규씨(54)는 "만장을 하나하나 살펴보니 다 내 마음을 표현한 것 같아서 더 슬프다"며 "고인이 고통 없는 곳에서 편히 쉬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회사원 김소형씨(29·여)는 "입구로 들어오는 길이 꽤 멀었는데 만장을 보면서 오니 분향소로 가는 길이 짧게 느껴졌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