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급 연애만 하는 그녀들을 위하여

2009-08-26     영남방송

 
 
◇누구의 연인도 되지 마라 (김현진 지음·레드박스 펴냄)

고등학교를 중퇴하고 한국예술종합학교 최연소 합격 이후 고학생 겸 비정규직 노동자로 살며 여러 매체에 생계형 글을 써온 김현진씨가 연애를 말한다.

앨리스 워커의 동명 시(詩)에서 제목을 따온 ‘누구의 연인도 되지 마라’는 A급 연애는 못하고 항상 구질구질한 B급 연애에만 빠지는 여자들의 이야기를 모은 책이다.

지은이는 제대로 대접받지 못한 여자들이 필연적으로 B급 연애에 빠져 스스로를 괴롭힌다고 주장한다. 그래서 연애할 때는 반드시 공부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자신의 장·단점을 제대로 알고 있어야 하며 상대에게 요구하는 기대치의 이해도 정확해야 한다고 설명한다.

B급 연애로 인해 마음의 상처를 입은 여자들을 다독이는 동시에 날카로운 사회적 비판도 가한다.

단, 그 예리한 칼끝은 가부장 사회의 수혜자로서 이기주의를 온 몸에 두르고 있는 남성들에게로만 향하고 있지 않다.

심하게 오지랖이 넓은 한국인들, 다른 여자의 외모 평가에 철저하게 남성적 사고를 답습하는 여성 집단, 자유로운 연애를 구가하는 여자 연예인에게 ‘걸레’라는 오명을 씌우고 쉽게 뒷말을 해대는 여성 대중의 얄팍한 습성 등을 도마 위에 올려놓고 칼날을 휘두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