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와이드웹(WWW)의 시대가 가고 월드와이드 시뮬레이션(WWS)의 시대가 도래한다.
이인화 이화여대 디지털미디어학부 교수는 “정보화 사회가 발전할수록 3차원 입체(3D) 가상세계가 정보화 권력의 중심이 될 것”이라며 이 같이 전망했다. 이 교수는 소설 ‘영원한 제국’의 작가이자 게임 시나리오 작가이기도 하다.
이 교수는 “차세대 인터넷 형태는 3D 가상세계가 될 것이며 불과 수년이 흐르면 그 같은 변화가 본격화될 것”이라며 “고도화된 정보화 사회에서 정보와 자본, 기술, 노동력보다 고객의 관심이 경제 권력의 중심이 되며 이에 따라 몰입의 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 3D 가상세계의 중요성이 더욱 커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특히 게임과 인맥구축서비스(SNS), 전자상거래 등을 통합한 3D 가상세계 플랫폼으로서 ‘월드와이드 시뮬레이션(WWS, World Wide Sim)’이 현재의 ‘월드와이드 웹(WWW, World Wide Web) 인터넷을 대체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지난 해까지 44개였던 3D 가상세계 서비스가 올해 100여 개가 새로 출시되는 등 급증추세를 보이고 있다”면서 “오는 2011, 2012년께 본격적으로 WWW가 WWS로 통합되는 시기가 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교수는 이어 “2010년대에는 전세계 80% 이상의 인터넷 이용자와 500대 기업이 WWS 시장에 참여하게 될 것”이라며 “연구 결과에 의하면, 시장 규모로는 전세계 157조원, 국내 13조원 규모가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 교수는 미래의 3D 가상세계 구축을 위한 가장 중요한 토대로 스토리텔링을 강조했다.
그는 “이용자가 실제 주인공이 된 듯 느끼게 해주는 기본 전제가 스토리텔링”이라며 “스토리텔링은 정보화 발전과 이용자 가치 제고의 토대가 되는 한편 사이버 공간을 사람 사이의 온기가 흐르는 인간적인 공간으로 바꿔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한편으로 이 같은 변화에 낙후되고 있는 국내 현실에 대한 우려도 표시했다.
그는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 등 전세계적 기업이 1조원이 넘는 천문학적 단위의 연구 프로젝트들을 추진하는 데 반해 국내 업계의 규모는 영세한 수준”이라며 “현재 우리나라는 3D 가상세계의 종주국 위치를 지키기가 턱없이 버거운 것이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지금까지 우리나라가 3D 가상세계에서 이뤄온 성취는 놀랍고 자랑스러운 것”이라면서 “인터넷 패러다임의 전환기에 슬기롭게 대처해 후손에게 자랑스러운 유산을 물려줄 수 있도록 사회 전체의 관심과 애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인화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