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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고봉 ....연대보증이 사람 죽이는구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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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고봉 ....연대보증이 사람 죽이는구먼...
  • 최금연 기자
  • 승인 2008.08.16 16: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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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 O O 님 월급에 차압이 들어왔는데 어찌 된 거요?” 
평소 성급한 한 사장의 전화소리가 숨 넘어가 듯 높다.
“몇 년간 잠잠 하더니 또 시작이구나.” 만감이 교차하면서 기억조차 하기 싫은 십여년 전 겪어야 했던 일이 떠오른다. 어린 시절 흐릿한 기억속의 이솝 우화와 함께...

겨울밤 나귀가 문 앞에서 추워 죽을 지경이니 머리만 방안에 들여놓게 해 달라고 통사정하자, 인정 많은 주인 선뜻 그러라 했는데, 잠시 후엔 앞다리만 좀, 또 다음엔 뒷다리만, 마지막엔 꼬리까지 비좁은 방에 덩치 큰 나귀가 꽉 들어차니 집주인 식구들은 어쩔 수 없이 추운 길거리로 쫓겨나게 되었다는 우화. 어쩌면 이와 비슷한 사연 하나.

고종사촌 누이 부부가 수 차례 찾아와 사정 하는게 보기 딱해 어렵사리 지은 새 집을 담보로 삼천만원을 대출토록 한 게 잘못 끼운 첫 단추다.

그 해가 94년도이던가?  얼마 지나지 않아 이제는 은행에서 대출을 받아야 하는데 보증을 서달란다. 그러고 나서 얼마 후 다시 한번만,  또 한번만 더, 그래 네가 망하면 나도 망하게 되었으니 이제 한배를 탄 거다 싶어 여기저기 인감을 세 군데씩이나 꾹꾹 잘도 찍어주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사업이 안 되어 매제는 여기저기 부도를 내고 서울로 줄행랑쳤고, 나는 다가구 주택 건축비가 모자라 빌린 3천만원의 은행 채무에다 매제 빚 삼천까지 떠안게 되었다. 이자 감당도 힘든데다 IMF 후 집값과 전세비 폭락으로 세입자들이 전세금 내려달라 아우성, 어쩔 수 없이 은행 빛6천만원과 전세금 7천만원을 떠안겠다는 조건에 2억이 넘어 들인 집을 거저 넘겨 줄 수밖에 없었다. 늙으막하게 나는 다시 바다로, 집사람은 식당 부엌데기로 전락하면서 힘든 삶을 이어왔는데,  이제 고희를 코앞에 두고 경비 일을 하는 내게 이 일마저 못하게 하려는지 쥐꼬리만 한 급료에다 압류했다는 서류가 법원으로부터 근무처로 배달되었다고 한다. 청구액은 자그마치 6천여만원, 내 여생 한 푼도 쓰지 않고 벌어 모은다 해도 내 수입으로는 어림없는 액수다.

한마디로 주 채무자와 연대하여 채무 이행하기로 하고 보증을 섰으니 응당 갚아야할 의무가 내겐 분명하고 부산 동남은행의 채권단인 O O 은행 공사가 채권 추심 의뢰한 O O 신용 정보에선 수단껏 받아내야 할 법적 명분이 충분하다고 본다.

여기에 추호도 변명하거나 이의를 달 생각은 없다. 단 내 신상 정보를 제공한 기관이나 제공받은 방법의 합법성 여부가 궁금할 뿐.

그나저나 이 사실을 알게 되신 90이 넘은 노모,  당신의 시누이인 고모님께 전화로 당신 사위 때문에 우리 큰 아들 또 죽게 생겼다고 노발대발한 결과 십여년 만에 매제에게서 전화가 와 급료 압류 사실을 얘기했더니, “도대체 형님 무슨 얘기요?” 무슨 뚱단지 같은 소리냐고 한다.

그러니까 날 보증 세우고 대출한 사실이 전혀 기억에 없고 동남은행 채권단에선 한번도 주 채무자인 그에겐 연락이 없었다 한다. 그 말의 진위여부는 논외로 하고 돈 한푼 구경도 못하고 도장 잘못 누른 연대보증인은 십년 넘도록 전전긍긍 살아야 했고 막상 돈 빌려 쓴 사람은 그 사실조차 잊고 살았으니 억울한 생각에 연대보증에 대해 이것저것 생각해 보게 된다.

모든 거래가 제 삼자를 개입시키지 않고 철두철미 공급자와 수요자 두 당사자 간 계약으로 이루어져야 하는 것이 기본이다. 여차하면 실 수요자가 아닌 삼자에게서 추심하겠다는 발상이 강자의 이익만 추구하는 횡포이고 비윤리적이다.

며칠 전 어떤 신문에 모 은행을 제외한 대다수 은행에서 아직도 대출 시 연대보증을 요구한다는데 이제 이런 보증제도는 없어져야 하지 않을까?  내년부터는 2천만원 한도로 제한한다지만 본인 생각엔 아예 이런 구시대적인 제도는 없어져야 한다고 본다.

우리들 정서상 냉정하게 거절만 할 수 없는 보증서기,  설마 나에게 피해를 주기야 할까 하는 심정으로 도장 하나 잘못 눌러 패가망신에다 때로 법정에까지 서야하는 이 보증제도. 채무자가 어떠하든 갚겠지 하고 차일피일 세월이 지나면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엄청난 원리금, 이렇게 되면 채권자나 보증인 간 빼앗느냐 마느냐 피곤한 싸움이 되기 십상이다.

요즘은 좀 나아졌다지만 민사재판 삼년에 너, 나 없이 기둥뿌리 날린다는 고액의 소송비용, 이 모두가 결국은 국가적 낭비로 이어짐을... 하긴 이런 일로 고수익을 올리는 법 주변 양반님들은 나의 제언이 탐탁치 않겠지만.

“한국이 죽어도 일본을 따라잡지 못하는 이유”란 책을 쓴 일본작가가 이번엔 “한국이 죽어도 선진국이 될 수 없는 이유” 란 애정어린 충고의 글 속에 한국사회의 여유가 부족한 품성을 지적했단다.

정치도 사업도, 모든 분야 모든 국민이 막무가내 식에서 상대에 대한 배려와 존중 할 줄 아는 따뜻한 품성의 한국이면 싶다.

경비일 그만 두게 되면 심산 양지쪽 바위위에서 허리춤 까고 이나 잡는 산 영감 흉내나 내려하였더니 이제 보증제도 폐지운동이나 벌려볼까?  아니면 보증빚에 시달리는 사람들과 한 패거리 만들어 불법 추심 추방운동이나 벌여 볼까나 한다.

장봉수 (부산시 범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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