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은 문화의 달이다. 그러나 언제부터인지 우리 정서와는 동떨어진 듯한 문화행사 프로그램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예를 들면 베트남의 폭죽놀이나 중국의 불꽃놀이가 그것이다. 베트남에서는 설날에 대규모의 폭죽놀이를 즐긴다고 한다. 이와 비슷하게 중국에서도 그 커다란 국가를 상징하듯 축제나 문화행사 때면 불꽃놀이를 한다. 지난 베이징올림픽 축하공연에서도 불꽃놀이는 빠지지 않았다. 요즘 우리나라에도 이 같은 불꽃놀이 축제가 중요한 문화행사의 피날레를 장식하는 경우가 많다. 심지어 매년 10월 세계불꽃축제를 개최하는 날이면 한강 주변의 도로가 막히는 부작용도 생긴다. 언제나 밤 늦은 시각에 불꽃놀이를 한다. 마치 전쟁이라도 난 것 같은 공포감을 느끼게 한다. 사실 불꽃축제는 화려함은 있을지 모르지만, 우리 전통의 문화행사나 축제의 모습은 아니다. 그날 저녁 마침 '고양시 색소폰 동호회' 연주회가 노천극장에서 열렸다. 300여명이 들어갈 수 있는 노천극장에는 삼삼오오 가족단위 관중들이 100여명 모여 있었다. 귀에 익은 색소폰 연주소리에 지나가는 산책하는 사람, 자전거타는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모여든 것이다. 나도 색소폰 연주를 현장에서 직접 들으니 신기하기도 하고 기분이 좋았다. 그리고 폰카지만 신나게 사진도 몇장 찍었다. 물론 이 연주회에는 그 흔한 불꽃놀이나 폭죽놀이가 없었다. 불꽃나 폭죽은 사람들의 시선을 하늘로 향하게 한다. 뭔가를 우러러봐야 한다는 점도 나는 거슬린다. 이런 문화행사야말로 자연스런 감동을 전해주기 때문인 것 같다. 시끄럽지만 뒷맛이 씁쓸한 국적불명의 불꽃이나 폭죽놀이가 아닌 조촐하지만 꾸밈 없는 한국인의 정서에 호소하는 이런 문화행사가 앞으로 더욱 많아졌으면 좋겠다. 이영훈(경기 고양시 백마초등학%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