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ㅡ소비자가 만드는 좋은 음식 슬로푸드
  • 편집부
  • 승인 2008.11.01 09: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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ㅡ소비자가 만드는 좋은 음식 슬로푸드

김종덕 교수 
경남대 인문대학장

  사람이 살아가는데 음식만큼 중요한 것이 없다. 음식을 먹지 않으면 누구라도 살 수 없다. 음식에는 좋은 음식과 나쁜 음식이 있다. 좋은 음식은 건강과 활력을 가져다주지만, 나쁜 음식은 몸을 망치고, 심한 경우 생명을 앗아간다.
 
철학자 포에르바하는 먹은 것이 그 사람을 결정한다고 했다. 철학자 포에르바하의 의견에 따르면, 우리가 좋은 음식을 먹게 되면 좋은 존재가 되고, 나쁜 음식을 먹게 되면, 나쁜 존재가 된다.
 
음식이 이처럼 중요함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음식의 중요성을 잊고 산다. 마치 공기의 중요성을 잊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다. 많은 사람들이 사람에게 필요한 세 가지로 의식주를 든다. 필자는 의식주보다 식의주로 불러야 한다고 본다.
 
의식주로 부르게 되면 음식에 대해 과소평가할 가능성이 크다. 반면에 식의주로 부르면, “음식이 으뜸이다" 라는 생각을 하게 되기 때문이다. 현재 우리가 먹는 음식의 90% 이상이 나쁜 음식이라고 할 수 있는 패스트푸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재료, 조리과정, 맛이 표준화된 햄버거와 샌드위치, 각종 인스턴트식품과 가공식품이 패스트푸드임은 말할 것도 없고, 성장호르몬을 사용하여 사육 기간을 단축하여 생산한 돼지고기, 닭고기, 유전자 조작식품 등도 모두 패스트푸드이다.
 
우리가 거의 매일같이 먹을 수밖에 없는 패스트푸드는 오늘날 전 세계에서 비만, 질병, 환경, 가족관계, 지역음식문화. 지역농업 등에 부정적인 결과를 야기하고 있다. 원산지가 불분명한 나쁜 음식인 패스트푸드와는 달리 좋은 음식인 슬로푸드는 지역에서 생산된 것이다. 슬로푸드는 생산자와 소비자가 서로를 알고, 전통적인 영농, 생물학적 다양성, 지역 토양과 기후를 중시하는 가운데 생산이 이루어진 먹을거리를 지칭한다.
 
슬로푸드의 대부분은 자연의 방식대로 생산된 것이다. 사철과일이 아니라 제철과일, 양식된 생선이 아니라 자연산 생선, 양계장에서 키워진 닭이 아니라 자연에서 키운 닭이 슬로푸드이다.
 
슬로푸드의 대부분은 발효식품이다. 우리의 선조들은 과학적으로 보더라도 훌륭한 많은 발효음식을 발전시켰고, 그 중 일부는 사라졌지만 아직도 많이 남아있다. 막걸리, 된장, 간장, 고추장, 각종 젓갈류, 청국장, 각종 김치 등은 모두 발효식품이고, 이렇게 볼 때 우리나라는 슬로푸드의 나라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근래 들어 간장이 화학간장으로 대체되고, 아이들이 된장국보다 햄버거나 피자 등을 선호하는 현실이 되고 있다. 그 결과 우리의 소중한 슬로푸드가 줄어들거나 잊어지고 있고, 패스트푸드로 인한 부작용도 점점 더 커지고 있다.
 
우리의 훌륭한 슬로푸드를 지키는데 생산자의 역할도 중요하지만, 소비자가 더 중요하다. 아무리 생산자들이 좋은 슬로푸드를 생산한다고 하더라도 소비자가 이를 외면하면, 더 이상 생산할 수 없기 때문이다.
 
반면에 소비자가 슬로푸드의 중요성을 깨닫고, 이를 적극적으로 찾게 되면, 생산자들은 판매에 대한 걱정 없이 슬로푸드를 생산할 수 있다. 아일랜드의 극작가 버나드 쇼는 음식에 대한 사랑이 진정한 사랑이라고 했다.

그가 말하는 음식은 맛과 향이 있으며, 지역 농민에 의해 생산된 슬로푸드다. 지금은 패스트푸드가 지배하는 세상이 되었지만, 자신의 품위를 높이고,  환경과 미래 세대를 위해 슬로푸드의 비중을 점점 더 높여가는 노력이 절실하다. 슬로푸드는 그냥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가 만드는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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