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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칼럼...이름과 개똥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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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칼럼...이름과 개똥이
  • 편집부
  • 승인 2008.12.09 17: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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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성세 원장.  
 

ㅡ이름과 개똥이

이성세
 유아CQA 원장

옛날에는 '개똥이' , '돼지' 등 흔하고 천한 별명으로 부르는 아이들이 많았다. 그때는 홍역과 같은 역병(疫病)이 동네를 휩쓸고 지나가면 아이들이 많이 죽었기 때문에 홍역을 치르기 전에는 호적에 올리지도 않고 홍역을 치른 다음에 출생신고를 하였으므로 호적상의 나이와 본래의 나이가 다른 경우도 적지 않았다.

이름을 두고 그렇게 부른 이유는 눈에 띄는 이름은 역병귀신에게 쉽게 노출될 수 있다고 생각해서,  흔하고 천한 이름으로 부르면 역병귀신이 무심코 지나치게 되어 위험으로부터 피할 수 있으리라는 기대감으로 아이가 어느 정도 장성할 때까지는 본래의 이름은 감추어 두고 일부러 천하고 흔한 이름이나 별명으로 불렀다.

그런 이유로 지저분하고 흔한 강아지의 배설물에 빗대어 '개똥이'라고 했던 것인데,  요즘에는 어린이 유괴범 때문에 모르는 사람이 이름을 물으면 대답하지 말고 도망치라고 가르치는 것을 보면 옛날 역병귀신이 요즘은 유괴귀신으로 진화한 것 같다.

'신중(愼重)'이라는 이름을 가진 처녀가 있었다. 아마도 경솔하지 말고 몸가짐을 조신하라는 의미에서 부모가 붙여준 이름일 것이다.

그런데 하필이면 아이의 성씨가 임씨였으므로 성씨와 같이 이름을 부르면 품행이 좋지 않은 '임신중'인 여자가 되었고 복이 많아서 가득찼다는 의미로 이름이 '달고만(達高滿)'인 여자 아이는 이름을 부르면 '딸그만'으로 들렸으므로 어렸을 때 부터 두고두고 친구들로 부터 놀림감이 되었다.

그리고 '복한(福韓)'이라는 남자는 복이 많은 한국 사람을 뜻하므로 의미는 좋았는데,  성씨가 박씨인 관계로 이름을 부를 때의 순간적인 느낌은 지질이도 복이 없는 '박복한' 사람이 되므로 항상 자기 이름 때문에 불만이 많았다. 그러므로 이름을 지을 때는 어감도 고려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부모가 아이의 이름을 지을 때는 장래의 희망이나 건강을 기원하는 의미에서 이름을 짓게 된다. 재물이 많기를 바라는 뜻으로 이름을 짓거나 부귀영화를 소원하는 뜻을 이름에 넣기도 하고 집안 내력이 단명(短命)하면 장수를 기원하는 의미를 이름에 담는다.

자손이 귀하면 다산(多産)을 소원하는 의미로 이름을 지었으므로 이름을 보면 부모가 아이를 통해 이루고 싶은 소망을 알 수 있었고 그런 의미에서는 요즘도 다르지 않다.

연예인들은 대중과의 친밀감을 생각해서 예명을 지어 부르는 경우가 많지만 굳이 연예인이 아니더라도 자기 이름에 만족하지 못해서 호적상의 이름은 감추어 두고 다른 이름으로 부르는 경우도 볼수 있다.

요즈음 초등학교 취학을 앞두고 아이들 이름을 바꾸는 개명(改名)  신청이 늘어나고 있다고 하는데 한글 이름을 한자 이름으로 바꾸는 경우가 많고 앞으로 외국에서 생활하게될 경우를 감안해서 '사라(思羅-Sara)' 나 '요한(耀韓-John)'과 같이 영어식으로도 발음과 표기가 쉽고 친밀감 있는 이름으로 바꾸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자기를 가장 함축적으로 표현해 주는 것이 이름이고 보면 이름은 자기를 나타내는 아이덴티티(Identity)로서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자기 이름에 자부심을 갖는 경우에는 이름에 내포된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게 되므로 이름이 잠재적인 가능성으로 작용하고 삶의 에너지가 되지만 이름에 불만이 있으면 스스로 갈등에 빠지고 위축되게 된다.

말하자면 이름은 자기와 사회를 연결해 주는 기본적인 커뮤니케이션 도구인 것이다. 그런데 나이가 들어서 이름을 바꾸게 되면 친구 관계를 포함에서 사회생활에 혼란을 가져오게 되므로 법원에서도 불가피한 경우가 아니면 가급적 개명을 허가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가능하면 이름을 바꾸지 않는 것이 바람직 하지만 굳이 바꾸어야 한다면 자기 동일성과 일체감이나 정체성에 혼란이 오지 않도록 가급적 어렸을 때 일찍 이름을 바꾸어 주는 것이 좋겠다.

귀댁에는 개똥이가 없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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