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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황소가 쓴 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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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황소가 쓴 에세이
  • 영남방송
  • 승인 2009.01.06 11: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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ㅡ황소가 쓴 에세이

박경용


금년 기축년 새해를 사람들은 소의해라고 부르더군. 우리 소가 받았던 사람들로부터의 사랑은 농경사회가 산업사회로 되면서 급속히 식어 가고 이제는 겨우 그들의 식용으로만 관심을 받아 허전한 마음이 들었는데 금년에 소띠라고 하여 우리 소를 들먹이고 있으니 그나마 다행이랄까?

요즘 사람들은 경제위기라며 모두가 우울한 표정을 짓더군. 상당히 불안하겠지. 이럴 때일수록 우리 황소를 거울 삼으면 좋을 텐데.....

사람들은 항상 너무 잔머리를 굴리는 바람에 화를 입는단 말이야. 우리야 말로 힘차고 근면하며 우직할 정도로 성실하지. 미국 월가에서 시작된 금융위기도 파생상품 등 그들이 너무 잔머리를 굴려 이득만을 취하려다그 지경이 되었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지.

일자리가 없고 경기가 침체되면 불안감이 늘어갈 텐데.... 하지만 사람들은 지혜로운 존재이기에 스스로의 살길을 찾을 거야.

시장만능의 탐욕과 사치에서 벗어나 전통적 가치와 윤리를 되찾고 정겹고 따뜻한 대상을 찾을 것이다. 그러면 우리 황소 같은 듬직한 존재를 더욱 선호할 것이고......

그래서 현실에서 시달리는 대중들은 위로와 격려를 받는 쪽으로 기울어 질 것이다.

그리고 사람들이 좀 더 세상만물 중에서 존엄한 존재임을 인식하고 여유와 품격있는 마음을 가졌으면 좋겠어.

헬레나 노르베리호지의 '오래된 미래'에 나오는 인도 북부 라다크 사람들은 우리와 비슷한 짐승 야크를 죽일 때도 어쩔 수 없이 죽이는 것에 용서를 구하고 죽어서 좋은 데 가기를 기도한다잖아.

그리고 부인이 아이를 낳으면 밭에 일주일 정도 들어가지 않는데 벌레가 발에 밟혀 죽을 염려 때문이라고 해....

얼마나 선한 사람들인지. 그들은 진정한 마음의 행복을 누리며 살 자격이 있는거지.

이 시대의 석학인 미래학자 제레미 리프킨의 저서 '육식의 종말'에서 '쇠고기를 먹지 않는 선택'을 제안한다.

그는 '현대식 초대형 비육장과 도살장에서의 고통과 모욕에서 소를 해방시키는 것은 위대한 상징적.실천적 의미를 지닌 인도적 행위'라고 했어. '육식을 끊는 행위에는 모든 대륙의 자연을 대대적으로 회복시키는 생태계적 르네상스가 동반될 것'이라고 주장했지.

이 얼마나 고급하고 아름다운 생각인가.

우리 소들도 이렇게 대접받는다는 확신이 서면 우리가 갖고 있는우주의 더운 기운이라 할 아우라(Aura)를 한 없이 불어넣어 줄 수 있지.

그러면 인간사회는 보다 느긋하고 참다운 행복을 누릴 수 있을 탠데.......

인간들은 잘 모르고 있는데 뭍 초목과 짐승들이 가진 아우라가 얼마나 위대한 능력을 발휘하는 것인지를.....

우리 소들은 옛날부터 그래 왔듯 사람들을 위해 헌신적인 일들을 해 왔지. 희생(犧牲) 이란 한자의 두 글자엔 소우(牛)자가 들어 가 있잖아. 우리는 지금도 그 마음은 변함없어.

사람들이 우리를 보다 가치 있는 존재로 보아주면 얼마나 좋을까. 사람 중에도 뛰어난 사람들은 보는 시각도 달라.

아리스토텔레스는 만물이 고등하게 진화하여 소가 되었다고 하고, 니이체는 인간이 소에게 배워야 할 일은 반추하는 일이라고 하며 우리를 치켜세웠지.

이광수도 우리를 부처요 성자라고 했고 천재 문인 이상은 소의 체구가 크면 클수록 그의 권태도 크고 슬프다며 애정 어린 눈으로 보았어.

인간사회에서 어서 고급하게 의식이 변화되어 성숙한 르네상스가 일어나면 좋겠어.

아무튼 금년 기축년 소띠 해를 맞아 우리 황소처럼 어진 마음을 갖고 힘차게 살아가기를 바란다오!

*경남문협이사
*국제 펜클럽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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