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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좀 편하게 살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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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좀 편하게 살아라?
  • 경상도 촌놈 조현수
  • 승인 2021.05.26 09: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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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수의 허튼소리> 요즘 가는곳 마다 만나는 지인과 인사들로부터 자주 듣는 말이 "그동안 고생 많이 했는데 이제 좀 편안하게 살지 왜 사서 고생을 하느냐"는 것이었다.

이렇게 걱정해 주시는 지인과 인사 중에 단 한 분도 천원의 행복밥집을 들리거나 후원 협찬 기부를 해주신 분은 없다.

그저 필자를 볼 때마다 아까운 자기 쌈짓돈 한 푼 내지 못한 미안함으로 필자를 위로하는 척 할 뿐이지 진정성은 없다는 것을 잘 안다.

반대로 모 씨는 필자에게 전화할 때마다 하는 말이 "천원의 행복밥집 운영 잘하여 많은 사람들에게 배부름의 즐거움과 행복을 드려야 한다. 그 일은 조 회장 말고는 누구도 하지 못한다. 그 일이 조 회장의 천직이고 운명이니 그 일에만 최선을 다해라. 그래야 모두가 행복해 진다"며 운명론까지 동원해 가며 강요 비슷하게 압박을 하는 친구도 있다.

그리고 필요한 물품과 기부를 수시로 해 준다. 자기도 꼭 이런 일을 해 보고 싶었지만 실천에 옮기지 못했다며 행복밥집에 관심이 지대하다.

지인들처럼 골프채 둘러 매고 외국으로 국내로 바쁘게 돌아다니며 운동도 하고 보양식도 즐기며 관광으로 즐거움과 행복을 누리지는 못하지만 필자 나름대로 진정한 즐거움과 행복함을 누리고 있다.

필자가 좀 젊은 시절 출가승이 되겠다고 마음먹고 매일 3000배 올리며 용맹정진하여 식이 좀 맑아지는 혜안으로 기쁨과 행복을 느낄 때 보다 지금이 100배 더 일상이 기쁘고 지혜롭게 만물과 함께 평온을 느낄 때가 많다.

각기 다른 사람들이 천차만별의 사연을 간직하고 무거운 발길을 이곳으로 돌리기까지 생각도 많았을 것이고 망설임과 용기가 필요했을 것이다.

행복밥집은 단순한 급식소가 아니다. 1000원 기부로 밥 한 끼 해결하는 곳이 아니라 사연 많은 모든 분들에게 이런 곳도 있으며 이런저런 사람들이 매일 오가는 모습을 보고 희망과 용기 평등심을 가지게 하자는데 운영의 목적도 있다.

따라서 오시는 분들과 식사를 하시고 가시는 분들에게 차별 없이 한결같은 마음으로 "감사합니다"라는 인사를 드리며 안부도 묻고 친근감을 표하기도 한다.

한마디로 브랜드 있는 관리 책임자라는 사람으로부터 사람대접을 받고 있다는 느낌만으로 쓸쓸함, 외로움에서 벗어나 당당하게 어깨 쭉 펴고 자신감을 회복하여 건강한 일상을 찾게 해 드리고 있는 것이다.

눈치 볼 필요 없고 주눅들 필요 없이 누구나 앞일은 모르는 것이기에 당당하게 식사하고 에너지를 충전하여 엉망이 된 일상에서 탈출하시라고 부추기며 용기를 드리고 있다.

실제로 밥집 이용 1년여 만에 친구를 데리고 오시는 분들도 늘었고 선ㆍ후배 지인을 모시고 와 대접하시며 담소를 나누시는 분들도 늘었다.

지난주 처음 오시기 시작한 한 70대 중반 어르신을 보고 욕설을 퍼부어 대는 비슷한 나이의 어르신이 있었다. 그 어르신은 주변 사람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3일 내내 쌍욕으로 그분을 불편하게 했다.

모욕을 당해 오던 상대 어르신이 어느 날 식사를 마치고 돌아가는 길에 식당 앞에서 욕설에 대응하며 말싸움이 일어났다.

이틀 동안 욕설하시지 말고 좀 참으시라며 달래 왔던 필자가 싸움을 하고 있는 두 분에게 다가가 귀한 음식 정성으로 대접해 드렸더니 그 힘으로 싸움질이냐. 연세도 있는 분들이 부끄럽지도 않느냐. 내일부터 오시지 마시라고 정중하게 필자의 뜻을 전했다.

다음날 두 분 중 쌍욕을 들어왔던 어르신이 밥집에 들러 필자를 찾았다.

상담실에서 만난 그 어르신은 어제 싸운 그 친구와 월남전에 함께 참전했던 친한 친구였다. 내가 자식들 사업실패로 아내를 먼저 보내고 힘들게 혼자 살고 있다.

먹고살기 위해 한때 건강식품 판매와 소개를 하기도 했는데 그때 저 친구 부인에게 건강보조식품 한 통을 소개해 주었는데 그게 좀 비쌌다며 저렇게 만날 때마다 욕을 해 댄다고 했다.

저 친구는 내가 재산이 좀 있을 때는 참 잘 지내기도 했는데 망하여 아파트 경비 그것도 하루 4시간씩 근무하며 힘들게 먹고 살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난 그때부터 무시하고 말도 함부로 한다고 했다.

이처럼 애절하고 안타까운 사연을 가지고 오시는 분들이 많다.

그분은 할 말이 많은 듯했지만 꾹 참으며 "소란을 피워 미안하고 죄송하다. 하지만 나에게는 이곳이 따뜻한 점심을 먹을 수 있는 유일한 곳이기도 하기 때문에 점심때를 기다리는 희망 장소가 되었다. 그러니 제발 오지 말라는 말씀은 하시지 말고 이해 좀 해달라"고 하시기에 "걱정하지 마시고 매일 오셔서 식사하시고 건강 챙기시고 용기 내시라 응원해 드리겠다"고 했다.

이후부터 좀 밝은 표정으로 인사하며 매일 오시기에 반갑게 맞이하고 있다.

어찌된 일인지 모르겠지만 행복밥집 이전 전 장소에서는 평균 250여분 중에 남자 즉 할아버지는 30여 분에 불과했는데 이전 후 지금은 매일 100여분의 어르신이 모두 할아버지다.

자존심 때문에 망설이던 머슴아 어르신들이 마음의 변화가 생긴 것이다. 참말로 좋은 현상이 아닐 수 없다.

이 나이에 매일 20kg 무게의 무 상자, 양파 자루를 들어 차에 싣고 와 식당에 내려 주방으로 나르고 된장 고추장 당근 감자 꽃소금을 들고 내리고 하는 일이 좀 벅차기는 하지만 이 일이 재미있고 즐겁다. 더 이상 편안하게 살고 싶지 않다. 얼마 남지도 않았는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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