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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고봉...재미로 읽는 국산 무기체계 이름의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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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고봉...재미로 읽는 국산 무기체계 이름의 비밀
  • 영남방송
  • 승인 2009.02.08 10: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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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녕, 전우들아! 나 K- 9이야. 내가 이렇게만 소개해도 내가 누구인지, 무엇을 위해 쓰이는 무기체계인지는 전우들도 다 잘 알고 있다고 믿어.

그런데 사실 내 이름은 K- 9이 전부는 아니지. 누구는 자주포라고 부르기도 하고 천둥이라고도 불러. 한때는 ‘신자포’라고도 불렸어.

그리고 내 친구인데, K-1이 누구인지는 알지 몰라. 그래 맞아. 소총도 있고, 전차도 있지. 왜 그럴까. 육·해·공 가문마다 이름짓는 원칙이 다 같을까.

우리 무기체계들의 이름이 어떻게 지어지는지 알고 싶지? 다 알아볼 수는 없고, 널리 불리는 이름들을 중심으로 알아볼까 해. 자, 그럼 그 비밀 속으로 들어가볼까.우선 나 ‘K- 9’을 봐. 지금의 이름을 제대로 쓰자면 ‘K- 9 자주포’ 또는 ‘K- 9 자주곡사포’라고 해야 해. 자주포가 ‘성(姓)’인 셈인데 품명(표준품명·기본명)이 된다고.

국내 독자 기술로 개발된 대표적인 명품 무기체계 K- 9자주포(위)와 현재 연구개발 중인 차기전차 시제 XK- 2.

나를 지칭하는 K- 9은 흔히 제식명칭이라고 하지만 모델번호라고 하는 게 맞아. ‘영문부호+숫자’로 작명되지. 물론 ‘1005 - 00 - 073 - 9421’처럼 무기체계 하나하나를 지칭하는 재고번호라는 이름도 있는데 이것으로야 내 형상조차 떠오르지 않지.그런데 내가 처음부터 이 이름을 가진 것도 아니야.

태어나기 전 그러니까 어떻게 만들까 하는 ‘개념설계’ 때, 설계대로 제대로 움직이나 시험할 때, 그리고 다 만들어져서 전우들 앞으로 갈때 등 그때마다 이름이 조금씩 달라져. 국방과학연구소(ADD)의 연구원들이 처음(1989년) 나를 어떻게 만들까 했을 때는 내 덩치를 알려주는 구경까지 포함해 ‘신형 155mm 자주곡사포’라고 하고, 연구개발이 완료되는 98년까지 이것을 사업 이름으로 썼어.

줄여서 ‘신자포’라고 그랬지. K- 9이라는 모델번호를 부여받은 건 ADD에서 시제품을 제작해 내가 연구원들의 의도한 대로 만들어졌나 테스트하는 단계에서지. 이때는 K- 9 앞에 시제를 의미하는 ‘X’(experimental)가 붙어 XK- 9이라고 해. 98년에 합동참모본부에서 군이 요구하는 성능을 다 갖춘 상태로 만들어졌다고 ‘전투용 적합’ 판정을 내려줘 그때 X를 떼어내고 K- 9이 됐어.

K- 95라는 이름도 있는데, 이건 거의 아는 사람들이 없지. 나를 생산한 삼성테크윈 공장에서 익명으로 부르던 거야. 또 한 가지, 현무·천마 같은 이름(통상명칭·별칭)으로 ‘천둥’이라는 것도 있지. 최초 ADD에서 사업명으로 쓰기 위해 별칭을 공모했는데 코뿔소·자주·선더파이어 등과 함께 제시된 광무(廣武)가 유력했지.

광개토대왕의 무덕(武德)을 기리기 위함이었어. 하지만 굳이 사업명을 이중으로 할 필요가 없다고 해 채택하지 않았어. 그러다 내가 야전으로 전우들 곁으로 가게 되면서 육군에서 ‘천둥’이라고 이름지어줬어. 삼성테크윈은 수출명으로 선더(thunder)를 쓴다고.그럼 나를 제대로 적어볼까. ‘K- 9 155mm 자주곡사포 천둥(Thunder)’이 되겠지.

이처럼 무기체계는 연구개발 때, 그리고 사업과 제작·생산에 참여하는 기관에 따라 쓰이는 이름이 조금씩 달라지다가 야전에서 전우들을 만들 때 가장 보편적인 이름을 갖게 되는 거야. 그런데 K는 뭐고, 9는 무엇일까. K는 딱 봐도 알듯이 ‘대한민국’ Korea의 이니셜이지. 우리 국내에서 만들어졌다는 의미인데, 우리 독자 기술력으로 개발됐을 때 K가 앞에 자리해.

외국에서 개발된 무기를 국내에서 생산했을 때는 원래 외국산 모델 이름 앞에 K를 붙여. KM9ACE전투장갑도저나 KAAV상륙장갑차, 공군의 KF-16이 이런 경우지. F-15K처럼 뒤에 붙을 때도 있지. 이건 기존 F-15전투기를 한국형으로 개량한 기종이라는 뜻이지. 쉬운 예로 일본형 F-15는 F-15J가 되지.

하지만 국내에서 만들어졌다고 해서 다 K가 붙는 건 아니야. 공군의 고등훈련기 T- 50을 봐. T는 미국식 항공기 분류법에 따라 훈련기를 뜻하는 ‘Trainer’에서 따온 건데, 국내 독자 기술력으로 개발한 기본훈련기 KT-1처럼 K를 붙이지 않았어.

이건 T- 50이 미국 록히드마틴과 합작에 의한, 즉 국제공동개발된 무기체계기 때문이라는 설도 있는데, 국산 정찰용 무인항공기 ‘송골매’도 모델번호를 RQ-101로만 정한 걸 보면 국내에서 개발됐다 하더라도 K를 꼭 붙인다는 원칙이 있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어.

아주 특이한 경우는 나와 비슷한 K- 55지. 이건 미국의 M109A2자주포를 국내 면허생산한 건데, 이 경우 외국 모델번호에 K를 붙여 KM109A2가 돼야 맞지. K-55는 생산업체인 삼성테크윈에서 익명으로 부르던 거야. 그런데 이것들이 그대로 모델번호로 쓰인 거지.

이제 영문부호 뒤에 붙은 숫자에 대해 알아볼까. 쉽게 이야기 하자면 순서 번호(일련번호)로 할 수 있지만 언뜻 부합하지는 않아. K- 9의 경우 국내에서 아홉 번째로 독자 개발된 무기체계라는 설명을 들은 적이 있는데 좀 애매하더라고. 그래서 확인해 봤더니 화력·기동·유도 등 지상무기체계 가문의 계파에 따른 순서라더군.

K-1기관단총, K-2소총, K-3경기관총, K-4고속유탄발사기, K- 5권총, K- 6 중기관총 등을 보면 화력장비로 태어난 순서를 알겠지? 그래서 기동무기체계 중 전차에도, 화생방과 관련된 방독면에서 K-1이 있는 거야. 우리나라 최초의 지대지 유도무기 ‘백곰’도 KNH-Ⅰ 외에 K-1도 병용했는데 이 경우 1은 로마자 ‘Ⅰ’을 썼어.

요즘 한창 뜨고 있는 차기전차 K-2는 두 번째 국산 전차라는 의미가 되겠지. 하지만 차기전차는 아직 X를 떼어내지 못했어. 개발 완료가 안 된 시제 상태이기 때문이야. 뭐가 이상하다고? 아, 그렇지. K-200이나 K-21 이런 것은 설명이 안 되지. 여기에는 사연들이 있어. 오늘 기본 원칙적인 면만 살펴본 것이고, 다음 주에는 더 재미있게 설명해 줄게. 기대해 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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