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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이용 승객 대부분 노인이라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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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이용 승객 대부분 노인이라는데?
  • 경상도 촌놈 조유식
  • 승인 2023.02.08 08: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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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유식의 허튼소리> 저녁시간만 되면 택시 잡기가 너무 힘들다는 시민들이 많아 원인 분석과 실태 파악을 위해 김해지역 동서남북 신도시를 중심으로 이용을 하기도 하고 출퇴근 시에도 자주 택시를 이용하고 있다.

"우리처럼 나이가 좀 있는 기사들은 저녁 7시가 넘어가면 집에 들어가 택시 운행을 하지 않는다. 눈도 침침하여 앞이 잘 보이지 않기도 하지만 돌아다니다 보면 피곤하기도 하여 일찍 집에 가서 쉬고 있다"

어떤 기사분은 "하루 수입이 아이들 알바 임금보다 못하지만 나이 들어 할 일도 없고 소일거리삼아 나오지만 눈이 오거나 비가 오는 날은 가급적 운행을 안 한다. 멀리 가지도 않으며 가까운 시내만 뱅뱅 돌다가 집에 가는 기사들도 많다"고 했다.

또 다른 분은 "한때는 개인택시가 안정적이고 고수입이라는 소문이 나면서 50대 이후 장년들이 너도나도 개인택시를 매입하여 운행을 했다. 그러다 보니 지금 개인택시를 운행하는 기사들 대부분 고령자가 되었고, 돈에 욕심도 없어 적당히 운행하기 때문에 시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는 것이다"라며 미안해하기도 했다.

1년여 동안 택시를 타고 다니면서 기사분들과 나눈 대화 속에 생각지도 못한 사연들을 알게 되기도 했고 언론인에게 중요한 고급 정보를 듣게 되기도 했다.

어떤 기사분은 거리에 늘어선 가게들을 보면서 "저 집은 장사를 참 잘했는데 점포를 쪼개 두 개로 나누고 난 이후부터 손님들의 발길이 뚝 끊어지면서 장사가 안 된다. 저 복권 방도 옆으로 이전하기 전에 일등만 세 번 나와 명당 소리를 들었는데 바로 옆으로 이전하고 나서는 4년여 동안 2등도 안 나오고 있다"며 도로변 가게들의 변천사를 다 파악하고 계셨다.

필자가 이용한 택시 기사분들이 들려준 일화 중에 "요즘 택시를 이용하는 고객 대다수가 노인들인데 모실 때마다 가슴이 멍할 정도로 답답할 때가 많다"라고 했다.

택시를 탄 어떤 노인이 "자식들 다 필요 없다. 내가 저거들 먹이고 공부시키고 키워서 시집 장가보내느라 고생고생하다가 이렇게 늙어 병원을 오가고 있는데도 걱정하며 데려다주는 자식 하나 없고 안부 전화조차 없다"라며 한탄하는데 자신의 처지 같아 마음이 너무 아팠다고 했다.

또 다른 기사분은 오전에 택시를 이용하시는 분들 대부분 노인들이라고 했다.

노인들이 병원이 모여 있는 부원동으로 오가는데 어느 날 한 할머니가 "아파도 아프다는 말조차 자식들에게 할 수가 없는 세상이다"며 한탄하시기에 기사분이 연유를 물어보았더니 할머니께서 "아들에게 처음에 아프다고 전화했더니 차를 가져와 병원에 데려다주었는데 몇일이 지나 아파서 전화했더니 엄마 또 아프냐는 말만 하고 전화를 끊어 버리는데 어떻게 전화할 수 있겠느냐, 아파 죽을 지경이지만 이렇게 혼자 택시라도 타고 다니며 치료해야지"라고 하시더라는 것이다.

기사분은 "나이 들면 아픈 곳이 한두 군데도 아니기에 일일이 자식들에게 전화할 수는 없겠지만 혼자서 병원 오가기 힘든 부모님을 보고 또 아프냐며 면박 주는 세태가 안타깝다"고 했다.

다수 기사분들은 "노인들이 자식들에게 두 번 전화하는 것조차 꺼리며 호출비를 부담하면서까지 택시를 불러 이용하고 있는데 자식들보다 나은 택시조차 타기 힘들어 마음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다"며 불평하시기도 한다고 했다.

법인 택시회사 소속 영업용 택시는 기사가 없어 운행을 다 못하고 있고, 개인택시 노인기사들은 운행 단축으로 시민들이 필요로 할 때 거리에 택시가 없는 것이다.

택시 기사분들은 이구동성으로 노력한 만큼 수입이 되지 않기 때문에 택시 기사를 하겠다는 젊은 사람들이 없다고 했다.

상당수 기사들은 "택시 기사들도 부지런하게 노력한 만큼 고정적인 임금이 보장되어야 하고 시민들도 택시 타는 불편을 겪지 않도록 근본적인 대책을 세워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김해시도 개인택시 부제 해제와 경남도가 발표한 택시요금 인상 적용 시기 등을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노인 인구는 늘어나고 있지만 자녀들과 함께 사는 가구는 50%도 되지 않는다고 한다.

통계청이 발표한 `한국의 사회 동향 2022`에 따르면 노인 가구 중 노인 부부가구가 자녀 동거가구보다 전반적인 삶의 질 수준, 건강, 자녀 관계, 친구ㆍ지역사회 관계 만족도가 높았다.

2020년 조사에서 전반적인 삶에 대해 `만족한다`고 응답한 비중은 노인 부부가구가 52.9%, 자녀 동거가구가 47.3%, 노인 독거가구가 42.6%였다.

노인 부부가구 중 노후 생활비 마련을 `자녀`에게 의지하겠다는 응답 비중은 2011년 10.2%에서 2020년 4.2%로 6%나 줄었다.

노인들이 자녀들과 함께 가구를 이루며 살지 않고 별도로 사는 것이 더 행복하다는 통계에서 느낄 수 있듯이 노인들은 자녀에게 부담을 주기 싫어 독립 가구를 형성하고 있다.

하지만 질병과 거동 불편이라는 환경이 닥치면 누군가의 돌봄이 필요하고 그 첫 번째 의지처가 자식들이 될 것인데 달려와야 할 자식들이 뒷걸음치고 있어 `무자식 상팔자`라는 유행어가 다시 도래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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