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매일 PDF 지면보기
과월호 호수이미지
과월호 호수이미지
과월호 호수이미지
과월호 호수이미지
과월호 호수이미지
과월호 호수이미지
최근 김해종합뉴스
행복1%나눔재단 희망캠페인
함께해요 나눔운동
時도 아닌 것이
행복밥집
TV 방송 영상
커뮤니티
다시보는 부끄러운 김해 현장
김수환 추기경 '바보별님'
상태바
김수환 추기경 '바보별님'
  • 영남방송
  • 승인 2009.03.17 15:5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동화작가 정채봉(1946~2001)이 1993년 소년한국일보에 연재한 김수환(1922~2009) 추기경 이야기 ‘저 산 너머’가 책 ‘바보 별님’으로 나왔다. 김수환의 경북 군위 성장기부터 서울대교구장 시절까지의 사연이 펼쳐진다.

93년 5월1일~8월7일 약 3개월에 걸친 연재를 마친 정채봉은 바로 출간하고 싶었지만, 김수환의 만류로 사후 간행을 약속했다.

당시 김수환은 “작품이 참 예쁘고 순수해 매일같이 읽었어요. 우리 사회의 지도적 인물도, 위인도 아닌 이 ‘바보’가 너무 잘 그려져 쑥스럽습니다. 지금은 남 보기 민망하고 부끄러우니 나 가고 난 뒤에 책으로 내더라도 내면 좋겠어요”라고 말했다.

2001년 정채봉이 세상을 뜨면서 발간 계획은 무산되는 듯 했으나 우연히 정채봉 주변인들의 도움으로 ‘바보별님’이 빛을 보게 됐다.

1부는 초등학교 5학년 때까지의 소년 김수환을 담고 있다.

93년 초 정채봉은 서울 명동성당으로 김수환을 찾아가 추기경의 어린 시절을 신문에 연재하고 싶다고 밝혔다. 처음에 주저하던 추기경은 “어린이들의 미래와 오늘을 사는 사람들에게 희망과 빛의 씨앗을 뿌리려 한다”는 작가의 의도에 설득됐다.

그 해 3월31일 김수환은 정채봉과 함께 자신이 어린 시절을 보낸 군위를 찾았다. 59년 만이었다. 옛 마을, 옛 집, 초등학교를 둘러봤다. 정채봉에게 자신의 유년기를 털어놓았다. 8남매의 막내라 늘 먹을 것이 부족했고, 하도 순해서 집에서 ‘순한’이라 불렸다.

오른쪽 이마 위의 흉터는 초등학생 시절 일본 아이들과 자신의 형이 낀 조선 아이들의 싸움에서 날아든 돌멩이에 맞아 생긴 것이다. “무엇 때문에 공부를 하니”라는 교사의 질문에 “주권을 찾고 싶습니다”고 답해 교실을 엄숙하게 만든 일화도 공개했다.

2부는 성 유스티노 신학교 시절부터 93년까지다. 김수환은 군위초등학교 5학년을 마치고 대구에 있는 성 유스티노 신학교 예비과로 옮긴다.

소년 김수환은 여느 아이들처럼 장난꾸러기였다. 신학 공부에 흥미가 생기기 않았다. 꾀병도 부리고 잘못된 짓도 저지르며 퇴교조치를 받으려 안간힘을 썼지만 뜻대로 되지 않는다. 그러다 스스로도 모르게 신앙심과 민족의식이 성숙됐다.

일본·독일 유학시절, 마산교구장, 서울교구장 시절도 펼쳐진다. 무엇보다 86년 민주화를 위한 전국사제단의 촛불행진을 잊을 수 없다. 빛을 나누며 행진하던 사람들의 모습은 세월이 흘러도 선명히 각인돼 있다.

생전의 김수환이 좋아한 아씨시 성 프란체스코 기도문으로 책은 마무리 된다. “나를 도구로 써주소서. 미움이 있는 곳에 사랑을, 다툼이 있는 곳에 용서를, 분열이 있는 곳에 일치를, 의혹이 있는 곳에 신앙을, 그릇됨이 있는 곳에 진리를, 절망이 있는 곳에 희망을, 어두움에 빛을, 슬픔이 있는 곳에 기쁨을 가져오는 자 되게 하소서.” 정채봉 지음, 192쪽, 9500원, 솔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