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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의 호적으로 평생 산 80대 할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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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의 호적으로 평생 산 80대 할머니
  • 영남방송
  • 승인 2009.03.26 12: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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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 호적 없이 남의 이름으로 살아온 80대 할머니가 꿈에 그리던 자신의 이름으로 된 주민등록증을 처음으로 발급받는다.

이 같은 기막힌 사연의 주인공인 이순복 할머니(83.충북 진천군 초평면 화산리)는 25일 오후 주민등록증발급신청확인서를 펴 보이며 감격의 눈시울을 적셨다.

팔순이 넘어서야 비로소 '이순복'이란 자신의 이름을 갖게 된 이 할머니는 그동안 남의 이름으로 줄곧 살아왔다.

더구나 이 할머니가 '빌려 쓴' 이름은 다름아닌 남편의 첫 번째 부인 이름인 '이상희'였다.

이 할머니가 이처럼 기구한 인생을 살게 된 배경은 이렇다.

진천군 이월면이 고향인 이 할머니는 태어난 지 얼마되지 않아 심한 홍역을 앓았고 병치레로 집안에서는 이 할머니가 온전히 살아남으리라곤 아예 생각을 하지 않아 호적에도 올려놓지 않았다.

이름도 없이 살아온 이 할머니는 전 남편이 한국전쟁 때 의용군으로 끌려간 뒤 1950년대 중반 재혼했다.

이 할머니는 이후 재혼한 남편의 전 부인 이름(이상희)을 지금까지 사용해 왔다.

20여년 전 남편이 숨져 사별한 전 부인과 함께 공원묘지에 합장하려 했지만 허락이 나지 않았다.
첫 번째 부인의 사망신고가 되지 않아서다.

이 할머니가 전 부인의 이름을 사용해 왔기 때문에 호적 정리가 되지 않은 것이다.

이렇게 기구한 인생을 살아온 이 할머지는 정작 자신이 낳은 자식은 없지만 전 부인이 낳은 2남2녀를 친자식처럼 정성껏 키웠고 자신의 손으로 손주 10명을 받아냈다.

또 두 아들이 갑작스레 죽고 남편이 먼저 세상을 뜬 것을 자신의 업보인양 괴로워한 이 할머니는 "죽고 싶다"는 말을 자주 되뇌였다.

이럴 때마다 이 할머니의 막내딸 이진주씨(57)는 지극 정성으로 자신들을 길러온 이 할머니에게 늘 가까이서 위로했다.

이진주씨는 "어머니는 친어머니 못지않은 애정으로 자식들을 길렀다"며 "어머니의 소원이기에 늦게나마 당신의 이름으로 된 주민등록증을 만들어 주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 할머니가 26일께 받을 주민등록증의 번호는 '260×××-238××××.'

또 어릴 적 너무 순하다고 해서 주위에서 부른 '순복'이 이 할머니의 이름이다.

이 할머니가 이 주민등록번호와 이름를 얻기까지는 진천군 이월면사무소 이형우 민원담당(56)의 도움이 컸다.

이 할머니의 딸 진주씨는 퇴근시간이 지났음에도 서류를 챙겨 기다려주고 제적등본을 여러 차례 뒤적이며 할머니의 호적(가족관계증명서)을 만들기까지 힘을 북돋아준 이 담당과 민일영 청주지방법원장에게 고마움을 감추지 못했다.

이 담당은 이에 대해 "공무원으로서 마땅히 해야할 도리를 다한 것뿐"이라며 겸연쩍어 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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