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전 대통령이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과의 돈 거래설에 대해 입장을 내놓았다. 노 전 대통령은 12일 오후 자신의 홈페이지 '사람사는 세상'에 올린 글에서 "참 구차하고 민망스러운 일이지만, 몰랐던 일은 몰랐다고 말하기로 했다" 고 밝혔다.
"사실과 다른 이야기들이 이미 기정사실로 보도가 되고 있으니 해명과 방어가 필요할 것 같다" 고 말한 노 전 대통령은 (보도의)소재는 주로 검찰에서 나오는 것으로 보인다며 "언론들이 근거 없는 이야기를 너무 많이 해 놓아서 사건의 본질이 엉뚱한 방향으로 굴러가고 있는 것 같다" 고 지적했다.
이는 '노 전 대통령이 직접 박연차 회장에게 돈 100만불을 요구했다고 박 회장이 검찰 조사에서 진술했다' 고 보도한 언론과 검찰에 대한 강한 불만을 표출한 것으로 풀이된다.
"아내가 한 일이다. 나는 몰랐다. 이렇게 말한다는 것이 참 부끄럽고 구차합니다. 그래서 이렇게 민망스러운 이야기 하지 말고 내가 그냥 지고 가자. 사람들과 의논도 해 보았습니다. 결국 사실대로 가기로 했습니다" 라고 밝힌 노 전 대통령은 '도덕적 책임을 지고 비난을 받는 것과 범죄를 저지르는 것은 전혀 차원이 다른 일' 이라고 말하고 "국민들에게 주는 실망과 배신감의 크기도 다르고, 역사적 사실로서의 의미도 다르지만 그보다 더 중요하게 고려된 것은 사실대로 가는 것이 원칙이자 최상의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노 전 대통령은 또 (그러한 사실을)'몰랐다니 말이 돼?' 라는 의문이 상식에 맞는 일이긴 하지만 '중요한 것은 증거' 라고 강조하고 "박 회장이 내가 아는 사실과 다른 이야기를 했다고 합니다. 보도가 사실이 아니기를 바랍니다" 라고 해 자신이 직접 돈을 요구했다는 보도내용이 사실이 아님을 강조했다.
또 "보도가 사실이라면 저는 박 회장이 사실과 다른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는 무슨 특별한 사정을 밝혀야 하는 부담을 져야 할 것입니다" 라고 한 노 전 대통령은 "저는 박 회장이 검찰과 정부로부터 선처를 받아야 할 일이 아무 것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그의 진술을 들어볼 수 있을 때까지 포기하지 않을 것입니다" 라고 밝혀 박연차 회장에 대한 수사에 자칫 다른 요인이 개입될 것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다.
"그 동안 계속 부끄럽고 민망스럽고 구차스러울 것이지만 그래도 성실히 방어하고 해명을 할 것" 이라고 밝힌 노 전 통령은 "어떤 노력을 하더라도 제가 당당해질 수는 없을 것이지만, 일단 사실이라도 지키기 위하여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라며 글을 마쳤다.
노 전 대통령의 이러한 입장표명은 지난 7일 '정상문 비서관을 통해 권양숙 여사가 받았다는 돈이 언론을 통해 자신이 부탁해서 받은 것으로 보도' 됨에 따라 이를 해명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이균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