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률
한국건설기술연구원
봄은 왔지만 극심한 가뭄은 해갈되지 않고 있다. 지난해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시작된 가뭄은 올 들어 더욱 심화돼 중·서부 및 강원 남부지역으로 확대되고 있다.
작년 가을부터 시작된 전국적인 가뭄으로 84개 시·군에서 약 13만명 이상이 제한급수로 인해 심한 생활스트레스를 겪고 있다. 현재 제한급수의 인구는 1995년 가뭄의 36만명, 2001년 가뭄의 30만명보다는 적다.
그러나 기상청은 금년 상반기까지 가뭄상태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어 우리 사회는 물 부족에 의해 더욱 심각한 스트레스를 받을 우려가 있다. 또한 현재의 물 부족은 산간, 도서·해안 및 일부 지역에 제한적으로 나타나고 있지만, 가뭄이 지속되면 4~5월에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모내기의 농업용수 부족과 함께 도시 및 공업단지의 먹는 물, 공업용수의 부족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우리나라의 물 수요량은 1960년대 연 51억㎥에서 1980년대 경제의 고도 성장기에는 153억㎥로 300%의 급격한 수요증가가 있었고 최근에는 337억㎥(2003년)의 물이 이용되고 있다. 향후 물 수요량은 2011년 355억㎥, 2016년은 358억㎥로 지속적인 증가가 예상된다.
물 수요량은 증가하고 있으나 우리가 이용할 수 있는 수자원은 한정되어 있고 가뭄의 정도에 따라 수자원은 더욱 감소하게 된다. 우리나라에서 지난 30년간의 이용 가능한 연평균수량은 723억㎥이지만, 10년마다 한 번 발생하는 가뭄 때는 422억㎥, 20년, 30년마다 발생하는 가뭄에는 각각 410억㎥, 397억㎥로 평균수량이 감소한다.
또한 우리나라 연강수량의 3분의 2가 여름철 홍수기에 집중되어 일시에 하천의 물이 바다로 흘러가기 때문에 댐이나 저수지와 같은 물그릇에 홍수기의 물을 저장할 수 없으면 실제로 이용할 수 있는 수량은 더 감소하게 된다.
그러나 나머지 160억㎥는 하천과 지하수에서 이용하고 있어 가뭄에 따라 취수가 취약한 환경을 가지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5~8년의 주기로 중·소하천과 지하수가 지역적으로 고갈되는 대가뭄을 경험하고 있다.
따라서 중·소하천과 지하수를 취수원으로 하는 지방과 간이 상수도의 공급지역은 불안정한 물 공급이 이루어지고 있고 전국적으로 약 62개 시·군에서 제한급수로 반복되는 사회·경제적 스트레스를 겪고 있다.
가뭄에 의한 물 부족의 피해는 막대하다. 2001년 가뭄에 의한 물 부족은 0.4%의 경제성장률을 감소시키고 물가는 0.28% 상승하는 것으로 분석되었고 90년 가뭄으로 인한 울산지역의 물 부족으로 공장 가동률이 15~20%에 그쳐 2조 4,000억~4조 8,000억원의 경제적 피해를 입은 것으로 추정되었다.
따라서 현재의 물 부족과 미래에 전망되는 물 부족의 극복은 우리 사회의 경제성장과 복지국가의 건설의 원동력이며 이는 지속적인 댐과 저수지와 같은 물그릇을 확보로부터 출발한다.
물 확보는 우선적으로 현재 반복되는 가뭄에 취약한 지방상수도와 간이상수도 공급지역에 집중될 필요가 있다. 이들 지역은 농어촌지역으로 노령화 인구가 많고 도시와 비교하여 사회 기반이 취약하여 물 부족에 의한 경제적 영향이 매우 크다.
따라서 농어촌 지역에 용수공급을 위한 하천의 물을 저장할 수 있는 중.소규모 댐의 건설과 함께, 이들 댐을 지역사회의 경제와 복지의 안정성을 높여 주고 삶의 질을 개선할 수 있는 문화공간의 창출과 연계해 개발하는 것이 필요하다.
지역적으로 하천수의 개발이 어려운 지역에서는 보조수자원으로서 지하수, 해수의 담수화 및 하수처리수의 이용이 필요하다. 지하수의 개발은 과잉취수에 의한 고갈 때문에 이용과 보전의 균형이 필요하기 때문에 가뭄시 지하수는 하천수의 대체수원으로서의 이용이 바람직 할 것이다.
도서 및 해안지역의 경우 하천수 개발의 한계로 해수의 담수화 및 빗물이용이 필요하며 보다 안정적인 공급을 위하여 저비용 시설과 유지관리 기술의 개발이 필요하다.
가뭄은 인위적으로 조절이 거의 불가능한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기후의 특성이다.비상시를 대비한 수자원의 안정적 공급능력 증대가 반드시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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