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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물치 콧구멍? 가물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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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물치 콧구멍? 가물치
  • 김향선 기자
  • 승인 2007.12.09 23: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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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물의 대장군, 산모의 보혈 식품
『가물치 콧구멍』
사람이 한번 간 뒤 통 소식이 없는 것을 빗대어 말하는 곁말
 

□ 속담 속 가물치 이야기
물고기 중에는 꽁치, 갈치, 넙치, 준치 등과 같이‘치’가 붙는 물고기가 많은데,‘치’는 물고기 이름을 나타내는 접미사임은 누구나 다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런데‘가물’이란 무엇일까. 천자문을 배울 때‘하늘 천, 따 지, 가물 현, 누루 황’하는데 지금은‘검을 현’이라고도 한다.‘가물’은 오늘날의‘검을’에 해당한다.
‘훈몽자회’를 보면 옛날엔‘검다’를‘감다’라고 했으며,‘아언각비(雅言覺非’에는 가물치가‘감을치’로 기록되어 있다.
따라서 가물치는‘감을+치’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는 결국‘검은 물고기’라는 뜻이다.
‘아언각비(雅言覺非)’는 정약용이 세상에 사용하는 언어 중에서 잘못 전해지거나 어원과 쓰임이 모호한 것을 지적하여 그 정오(正誤)를 적은 책이다.
가물치는 중국에서도‘검은 고기’라는 뜻의 흑어(黑魚), 오어(烏魚), 현어(玄魚) 및 뇌어(雷魚)로도 불린다.
우리 속담에‘오동(烏銅) 숟가락으로 가물치 국을 먹었나’란 말이 있다. 검은 구리 숟가락도 가물치도 다 검은 것이므로, 살결이 검은 사람을 조롱할 때 쓰는 말이다.
‘가물치 콧구멍(콧구녕)’이란 속담도 있다.
사람의 코는 얼굴의 중앙에 있다. 그러면서 다른 부위와는 달리 돌출되어 있다. 그 만큼 눈에 띄는 신체 부위가 코이다.
코는 외모의 척도가 되기도 하고 자존심의 상징이 되기도 한다. 우리말에‘코빼기도 안 보인다’는 말은 연락이 드물었거나 모습을 나타내지 않는다는 의미로 쓰인다.
얼굴 중에서 돌출된 코가 보이면 그 뒤에 얼굴이 나타나는 것은 자명한 이치이고 보면 그 해학에 웃음이 절로 난다.
또한 옛사람들은 가물치가 나무위에서 누워 잠잔다는 말을 하는데, 이 말로 미루어보면 가물치가 공기호흡을 하여 물 밖에서도 오랫동안 살 수 있다는 것을 선조들은 경험으로 알고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공기호흡을 한다면 분명 코가 있어야 할 터인데 가물치의 코는 큰 몸통에 뚫려 있는 건지 아닌지 분간이 안 될 정도로 작아 어디 붙었는지 쉽게 찾을 수도 없다.
‘가물치 콧구멍(콧구녕)’이란 속담은‘사람이 한번 간 뒤에는 통 소식이 없다’는 것을 빗대어 말하는 곁말이다.
이 밖에도 눈이 작은 것을 뱁새눈, 입이 작은 것을 병어 입으로 비유하듯이 콧구멍이 작은 것을 가물치나 자라 콧구멍에 빗대어‘소갈머리 좁기가 가물치(자라) 콧구멍’이라 말하기도 한다.
사람들은 대개 얼굴 형태를 보고 그 사람됨을 점치려고 하는 속성이 있는데, 그 사람의 콧구멍이 작으면 마음도 좁을 것이라 생각하기 쉽다.
콧구멍이 작은 사람이 반드시 그 마음마저도 옹졸한 것인지는 확실한 데이터는 나와 있지 않지만 소갈머리 좁아터진 사람을 보고 무엇에다 비유해서 말을 하자니까 가물치나 자라라가 그 콧구멍이 작은 죄로 해서 입에 오르내리게 된 것이다.
북한 속담 중에는‘가물치가 첨벙하니 메사구도 첨벙한다’거나‘가물치가 뛰면 옹달치도 뛴다’는 말이 있다. 메사구는 메기의 평안도 방언이며, 옹달치는 옹달샘에 사는 물고기란 뜻이다.
남이 뛰니까 아무 관련도 없고 그럴 처지도 못되는 사람이 덩달아 날뛴다는 말로, 어중이떠중이 모두 나설 때 쓰는 표현이다.
 

□ 민물의 대장군
농어목 가물치과에 속하는 토종 민물고기로 특징은 아가미구멍 상부에 2매의 점막으로 된 상새기관(上?器官)이라는 특수한 공기호흡기관이 있어 입으로 흡수한 공기를 호흡한다. 몸길이는 30~50cm의 개체들이 대부분이고 때로는 1m 이상인 것도 있다. 동물성 먹이를 즐기는 육식성 어종으로 번식과 성장이 빠르다. 옷을 입고 용맹을 떨치는 대장군의 위용을 한껏 갖춘 물고기라면 단연 가물치를 꼽을 수 있을 것이다.
산란기는 5~8월이다. 이때 수컷과 암컷이 함께 물위에 떠서 지름 80cm~1m 정도의 물풀 둥지를 만들고 암컷이 배를 뒤집어 알을 낳는다. 금슬이 좋은 가물치 부부는 둥지 주위에서 알을 같이 지킨다. 주위에 위험이 닥쳤다고 판단되면 둥지를 밀어서 다른 곳으로 옮겨 놓기도 한다.
가물치는 일본에는 없던 어종으로 1923년, 일본 나라현이 처음 도입했다. 가물치가 일본 담수 수계의 물고기를 무차별 포식하자 고유종의 감소를 우려하여 이를 퇴치하고자 노력하였으나 실패하여 현재는 일본 거의 전 지역에 분포되어 있다. 국내 토종 어류를 닥치는 대로 포식하는 외래종인 배스와 불루길과 달리 우리 토종 물고기가 일본의 토종 어류를 무차별 포식해 퇴치의 대상이 되었다니 참으로 아이러니컬한 일이 아닐 수 없다.


□ 산모의 보혈식품
가물치는 어머니나 산모 등 여성에게 좋은 물고기라는 뜻으로「가모치(加母致)」라고도 한다. 가물치를「가모치」로 부르게 된 것과 관련된 재미있는 이야기가 조선조 광해군 때 유몽인(柳夢寅)이 쓴「어우야담(於于野談)」에 전해지고 있다.
「성균관 직강 벼슬에 있던 차식이라는 자가 고향인 송도에 가게 되었다. 차식은 하인들까지도 목욕을 시키고 정결하게 제사를 지냈는데 그런 까닭에서인지 새벽녘 꿈에 대왕이 곤룡포를 입고 나타나 치하하며 차식의 집에 환자가 있으니 하사하는 좋은 약으로 효험을 한번 시험해 보라고 일렀다. 제사를 모시고 난 차식이 어머니를 뵈러 가려는 참에 전갈이 왔다. 그의 어머니가 여러 해 동안 대하증으로 고생을 했는데 어떤 약으로도 효험을 보지 못한 채 여전히 시달리고 있다는 소식이었다. 전갈을 받은 차식이 서둘러 어머니를 뵈러 가는데 큰 수리 한 마리가 물고기를 입에 물고 나타나 맴돌더니 차식 앞에 한 자도 넘는 큰 가물치를 떨어뜨리고 갔다. 그는 그 가물치를 대왕의 하사품으로 여기고 큰절을 올린 뒤 그것을 어머니께 가져다 드렸다. 차식이 가져온 가물치를 먹은 어머니는 몇 해 동안 시달렸던 고질병인 대하증을 깨끗이 떨쳐 버리고 자리에서 일어나게 되었다」는 이야기이다.


□ 보조 호흡기관을 갖는 가물치
가물치의 특징 중의 하나는 보조 호흡기관(Accessory breathing organ)을 갖고 있다는 점이다.
대부분의 물고기는 아가미로 호흡을 하지만 가물치, 미꾸라지, 뱀장어 등의 어류는 보조 호흡기관을 갖고 있다. 이러한 보조 호흡기관은 수온이 높아 심한 산소 결핍 현상이 자주 일어나는 저위도 지방의 담수어류에 잘 발달되어 있다.
창자호흡을 하는 미꾸라지, 피부호흡을 하는 뱀장어, 새실 호흡을 하는 인도산 망둥어 등이 잘 알려진 종이고, 가물치는 이들과 달리 목에 공기실이 있어 순간적으로 이 속에 공기를 넣어 가스교환을 하는 인후공기실호흡(咽喉空氣室呼吸)을 한다.
이러한 호흡기관 때문에 흐린 물이나 오염이 심해서 용존산소가 거의 없을 정도 떨어져도 살아남는다. 아가미방(?腔) 위에 두 장의 점막으로 된 상새기관(上?器官)이 있어서 입으로 들어 마신 공기로 호흡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시장에 가보면 좁은 대야에 공기 공급 없이 큰 가물치를 가득 담아 팔고 있는 것을 쉽게 볼 수 있는데 이것도 가물치가 물 속의 산소결핍에 관계없이 공기호흡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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