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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수필...비행기 안에서 생긴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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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수필...비행기 안에서 생긴 일
  • 영남방송
  • 승인 2009.04.27 10: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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ㅡ비행기 안에서 생긴 일

이한나
시인 

달을 따러 가자던 친구들과 드디어 해외 여행길에 올랐다. 며칠전 뉴스에서 세계의 과학자가 우주선을 타고 우주 정거장에 닿았다는 소식도 들린다. 5년 후에는 거기에 사람이 살 수 있는 공간을 크게 만들어서 지구에서와 같이 생활 할 수 있게 한다는 보도였다.

내가 어렸을 때 나의 꿈은 저 구름같이 둥둥 떠서 날아다니는 것이 소원이고,  하얀 뭉게구름이 되어 산으로 들로 강위로 내려다보면서 노니는 것이 내가 제일 해보고 싶은 나의 꿈이였다.

그리고 달도 만져볼수 있고 내 구름 그림자로 산꼭대기에 있는 큰 나무들도 만져 볼 수 있고 강위를 날을 때는 깊은 강 가운데서는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궁금했던 것을 훤히 볼 수 있는 것이 얼마나 좋을까 싶었다.

이번 여름 그 꿈 많던 여고동창생들과 장장 20년 모은 계금으로 유럽 여행을 가게 되었다. 편찬으신 시부모님 모시느라 문 밖을 못랐던 송이, 부부사업으로 포목점하는 수자,  반찬가게 하느라 하루도 점포문을 닫을 수없는 진옥이 때문에 차일피일 미루어졌던 해외여행이었다.

어느 여행사를 통하여 여덟 명이 드디어 비행기에 올랐다. 나는 친척이 한사람 외국에 있었던 터라 처음 타 본 비행기는 아니나, 오늘 친구들과 함께 9박 10일간의 여행은 더욱 흥분되고 즐거움으로 가닥찼다. 다른 친구들도 서로 창가에 앉으려고 야단법석이다. 참으로 즐거운 기분으로 들떠있었다.

출발시간은 오후 4시경 이었으니까 바깥구경은 잘 할수 있는 시간이었다. 우리는 비행장이 있는 시가지를 볼 수 있었고 서해안을 볼수 있었다. 눈에 보이는 그 당시는 그저 마음이 어리둥절하기만 했다. 수자는 말도 안 나오는지 휘황하게 바깥만 내려다보는 도중 비행기는 어느새 구름위로 둥둥 떠올라와 있었다.

어느새 스튜디어스는 식사를 내오고 우리는 의자에 달린 상을 폈다. 그리고 스튜디어스 식사를 내오고 우리는 의자에 달린 상을 폈다. 해외여행을 처음하는 송이는 무슨 짐이 그리 많은지 아직 기내의 음식이 나오기도 전에 상위에 생수병과 상비약 제일 일찍 본 며느리가 정성 드려서 싸 준 간식꺼리가 벌써 한 상 가득하다.

그러다 결국 상이 비좁아서 기내에서 나온 국을 쏟고 말았다. 새옷이 다 졌었다. 속옷도 다 졌었다. 뜨거워서 골짜기까지 다 데었다고 팔짝대면서 난리인데 우리들은 깔깔깔~ 웃기만 했다.
여고 수확여행을 할 때 버스 안에서 흡사하게 생긴 일에 깔깔대던 소녀 적 마음과 40년이 지난 지금 비행기 안에서 깔깔거리는 할미 된 마음하고는 세월감각이 전혀 없는 그때와 전혀 다르지 않았다.

비행기 바깥은 어두워진지 오래고 그 깔끔한 송이는 옆자리에 않은 내가 간호(?)를 잘 해주는데도 여행가방이 따로 우송되는 관계로 젖은 옷을 갈아입지 못해서 안절부절이고,  진옥이는 식사때 나온 양주 한잔 때문인지 노고라져서 깊은 잠에 빠져있다.

나는 내가 좋아하는 시집을 꺼내고 의자 옆에 달린 전등 스위치를 켰다. 눈에 글자만 보일뿐 마음은 이미 풍선처럼 부풀어져 있는 까닭에 내용이 뇌에 전달되지 않는다.

벌써 희끗한 머리가 보이는 오십대가 저무는 겉멋만 들었지 시(詩) 감상이 될 리가 없지만 여행을 떠나는 들뜬 마음은 캄캄한 구름위를 날으는 지금도 추억구술을 꿰는 시집 속에 묻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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