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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용주의와 지역문화예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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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용주의와 지역문화예술
  • 영남방송
  • 승인 2008.06.09 15: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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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은호 김해교향악단장  
 
대중은 정치권력을 이끌고 정치권력은 현실을 이끈다. 그리고 현실은 사상을 만들어낸다. 정치권력은 무엇이 대중들의 지지를 받을 것인지 근대사회 이래 인간의 욕망을 찾아 자유와 평등의 두 강을 넘나들며 대중의 관심사를 살펴왔다.

그러므로 그 시대의 사상은 그 당시 대중들의 집결된 의사 표현이며 특정지역의 공통적인 정서가 된다. 가끔 사상은 시대에 따라 덧칠해져 재생산되기도, 버림받아 사라지기도 했다. 가끔은 우리 생각의 틀 조차 규정하고 정당화시키는 우를 범하기도 한다.

요즘 현 정부가 출범한 후 실용주의란 용어가 하나의 담론으로 모든 영역에 화두가 되었다. 경제발전과 부의 추구라는 측면에서 본다면 추구해야할 목표이기도 하지만 감동과 행복추구의 가치 측면을 중요시하는 문화예술 측면에서 본다면 굳이 애써 바람직하다고는 할 수 없을 것이다.

실용주의는 실제의 결과가 진리를 판단한다고 하는 사상인데 사고나 관념의 진정성을 실험적인 검증을 통해 결과를 객관적으로 인정하는 경향이 나타나므로 과정보다는 결과를 중시하는 사상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사상이 인간 도덕성과 예술의 아름다움에 근거하지 않고 부와 업적 등 결과를 중요시하는 경향으로 흐르게 된다면 모든 일들은 속도를 요구하게 되고 결과중시에 빠져 기존의 가치기준으로 삼았던 정의가 변형되고 인간의 심성에 균열이 생기게 될 것이다.

이러한 실용주의에 입각한 경제발전이 지나쳐 피로를 느낄때 문화예술은 제어장치로서, 쉬어가는 쉼터의 역할로, 과열된 열기를 식히는 냉각제로서 같이 조화롭게 공존해야한다.

그런데 우리는 가끔 기업이나 산업현장에서나 들을 만한 이야기를 경쟁상대가 필요 없는 우리 고유 지역문화예술에도 적용하는 경우가 많다.

지역문화예술은 어설프게 보여도 그자체가 가치 있고 아름답다. 그러므로 지자체는 지역문화예술에 기업윤리를 적용시키는 시장을 통해 경쟁을 부추길 것이 아니라 자기 것을 아끼고 사랑하는 방향으로 지원이나 보호를 통해 가치를 추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우리는 너무 급하다. 그래서 삶이 짜증스럽다. 속도와 결과만을 추구하는 경향이 많기 때문이다. 경쟁에 오래 노출된 사람은 환경이 바뀌어도 손에 일을 잡고 있지 않으면 불안하다. 경쟁은 속도감과 초조감을 동반하며 정서적 불안을 가져온다.

지나친 실용주의는 사회를 불안하게 한다. 우리에게 게으르게 살 권리도 있다. 시장과 자본의 흐름이 적용되는 곳도 있고 그렇지 않는 곳도 있다. 천천히 하는 법과 조용조용 사는 법도 있다.꼭두새벽에 일어나 일하기도 하지만 중천에 해를 쳐다보며 일어나 살아도 행복할 수 있다.

사소한 일에 감동하며 고요함과 평화로움으로 어느 정도 의식주가 해결되면 어느정도 경쟁을 피해 사는 것도 바람직하다. 이러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대부분 문화예술가이다. 문화예술가는 시장도 경쟁도 원하지 않는다. 자기의 할 일에 빠져있을 뿐이다.

2004년쯤 되었다. 프랑스 문화사학회장 파스칼 오리교수가 내한하여 프랑스문화정책을 강의한 내용에 “여우와 닭이 똑같이 자유롭다면 닭은 곧 잡아먹히게 된다”는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문화예술에 있어 지역문화예술을 현 정부의 실용주의에 입각하여 시장에 맡긴다면 그 결과는 뻔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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