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태봉
하기야, 수없이 토해내는 글의 홍수 속
그게 다 읽혀질 때까지 침묵하고
때로는 한낱 휴지로 날리면서
겨레를 말하고
정치를 논했다
가끔 길 없는 산 길을 가다
낮게 흐르는 냇물소리에 귀 기울이고
작은 바람소리 하나에
눈 멀고
입 앙 다물었다
꺼진 방에 불이 켜질 때
모두 모여
어둔 안개를 걷어 내고
점점 아래로 내려왔다
보이지 않는 것은 죄다 밝게
무수한 별빛이 사방에 내리면
그렇게 엉크러진 묵은 사슬
스스로 벗겨 내었다
무엇을 보여주기 위하여
무엇을 하는지
기둥 한가운데 못 박혀
만천하에 들어 내어놓고
광활한 대지를 향해 웃었지
이제, 우리가 찾던 것
우리가 보려 했던 것
두 눈에 실어
새벽을 맞이 하고
잠들지 않는 미래를 엮어
소리란 소리 죄다 모아
민초의 삶,
영겁토록 이어 가게
그리고 가락의 영화 새로 돋아나게
민족의 자존 지역마다 밝히는
그 옹골찬 의지 하나로
그저 빈 자리 찾아가는
우리의 영남신문이여─
■ 작가약력
- 철학박사
- 시인․수필가
- 시를 짓고 듣는 사람들의 모임 회장
- 부산사투리를 사랑하는 사람들 모임 회장
- 한국문예연구문학회 명예회장
- 황령문학회, 부산진구문인협회 회장
- 저서 : 「논 문」 차밭골에 대한 소고 외 60편
「시 집」 너를 위하여 외 6권
「수필집」 더불어 사는 人生
「서 적」 부산사투리 모음집(Ⅰ,Ⅱ)
부산사투리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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