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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세 있으면 뭐 합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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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세 있으면 뭐 합니까
  • 조유식 기자
  • 승인 2007.10.24 19: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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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심 얻는게 최고죠


올해로 6·10항쟁이 20주년을 맞았다.
1987년 6월의 거리에서 ‘독재타도, 호헌철폐’, ‘직선제 쟁취’를 외치던 시민들의 함성은 군사독재정권으로부터 ‘6·29선언’이라는 항복을 받아냈고, 그 날 그 거리에서 뿌려졌던 민주주의의 씨앗들이 지난 20년간 무럭무럭 자라 성년의 나무로 성장했다. 몇 차례의 선거를 통해 절차적 민주주의가 완전히 뿌리를 내렸고, 사라진 특권과 권위주의의 자리에서 민주적 질서와 가치가 새롭게 움을 트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우리사회에는 교체되지 않는 권력의 특권이 남아있고, 눈부신 경제성장의 이면에 양극화의 그늘이 드리워져 있다. 남북관계의 질곡을 넘어선 새로운 평화체제의 구현도 풀어야 할 숙제다.

지금의 우리를 긍지 속에 살게 한 6월 민주항쟁의 정신을 이어받아 성장과 복지가 함께 하는 더불아 잘 사는 나라, 화해와 타협이 존중되는 성숙한 민주주의의 나라, 남북이 평화롭게 공존하는 나라를 만들어야 할 것이다.

“20년 전 6월 명동거리에서 ‘넥타이 부대’와 교감했던 세대가 지금 국가정보원 중추세력입니다. 이끌어 가는 사람이 달라졌으니 조직도 당연히 변하지 않았겠습니까.”

5공 안기부 시절부터 근무해 ‘국정원 20년 변천사’를 묵묵히 목도해 온 한 중견 간부의 반문이다. 1987년 6월 항쟁 이후 사회 구석구석이 ‘민주화’ 체제로 이동하는데, 국정원 혼자 무슨 '통뼈'라고 그대로 있었겠느냐는 얘기다.

국가정보원이 지난달 개최한 ‘일일 NIS요원 안보체험’행사에서 장애인들이 시뮬레이션 사격을 하며 환하게 웃고 있다.
그의 증언이 아니더라도 ‘무소불위 권력기관 국정원’은 이제 옛말이 됐다. 과거 국민을 통제하고 감시하던 비밀조직에서 국민 실생활을 돕는 ‘맞춤형 정보기관’으로 거듭난 국정원. 그 변화의 중심엔 정치권력과의 결별이 있다.

이제 국정원 DNA로 각인된 ’탈정치·탈권력‘이라지만 새 유전자를 갖기까지 조직 내부는 격동기라 부를만한 아픔을 겪었다.

문민정부 이후 태동한 국정원의 ‘정치중립’ 의지는 1994년 국회 정보위원회 개설로 이어졌고 현재까지 국정원의 정보독점을 감시하는 시스템의 기반이 된다.

국민의 정부에 이르러 국정원 탈정치 행보는 본격화 했다. 취임 후 국정원을 찾은 김대중 전 대통령의 첫 마디가 “내가 이 기관의 가장 큰 피해자 아니냐”였고 그 다음 말이 “정치개입 중단” 지시였다. 이후 차관급 자리가 절반으로 줄고 200여 개의 책상이 사라졌다. 조직 전체가 축소 개편되면서 당시 구조조정에 불만을 품은 전직 요원들의 소송이 이어졌고 이 과정에서 조직 일부가 노출되는 ‘아찔한’ 순간도 있었다.

그러나 불법 감청 등 과거 군사독재 시절의 잔재를 청산하기 위한 노력은 꾸준히 이어졌다.
불법감청 없애고 과거사 반성…혁신 또 혁신 내부 반발을 무릅쓰고 ‘불법감청 고백’과 ‘과거사 진상규명’에 적극 나서, 중앙정보부·국가안전기획부 시절 정보활동의 공과를 백일하에 드러낸 것은 참여정부 들어서다. 지난 2005년 8월 과거 정부의 불법감청 진실고백 이후 국정원은 국가안보 및 국익에 직결된 사안으로 합법감청 범위를 엄격히 통제하고 있으며, 정당한 업무수행 근거 마련을 위해 통신비밀보호법 등 관련 법·제도 개선을 추진 중이다.

2005년 8월 노무현 대통령은 한 간담회 자리에서 “대통령이 되고 난 뒤에 ‘국정원을 좀 활용해도 되는 것 아니냐’고 수많은 사람이 건의했지만 국정원더러 정치에 관한 정보를 모아 오라고 한 일이 없다”며 국정원의 정치 개입 차단 의지에 쐐기를 박았다.

한편 정보기관 최초로 ‘과거사 진실규명위’를 발족, 동백림 사건·인혁당 및 민청학련 사건 등 중앙정보부와 안기부가 개입한 7대 사건을 우선조사 대상으로 선정해 의혹 규명에 나섰다. 정치·노동분야 주요 의혹사건에 대한 규명작업도 추가로 진행 중이다.

정치사찰 없애고 부당한 지시 거부조항도 명시
매주 금요일마다 이뤄지던 국정원장의 대통령 독대 보고도 폐지됐다. 최고통치권자에 대한 ‘직보(直報)’를 바탕으로 권력을 누리던 국정원 처지를 두고 여러 말들이 오갔다. 일부 직원들은 서운한 감정을 감추지 않았다. 그러나 이미 형성된 ‘큰 흐름’은 되돌릴 수 없었다.

이후 국정원의 홀로서기는 ‘굳히기’ 수순에 들어간다.
40여 년 간 이어져 온 기관 상시출입 관행을 없앴고, 상관의 부당한 ‘정치권 줄대기’ 지시에는 ‘거부’할 수 있는 직원 행동강령이 생겼다. 지난해 말 부임한 김만복 국정원장은 “정치중립 원칙을 훼손하는 어떤 행위도 절대 용납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수차례 천명하고 이를 관리하는 전담 T/F까지 만들었다. 의지 차원을 넘어 명문화, 조직 개편 등 실제적인 ‘판 갈기’에 나서기 시작한 것이다.

김만복 국가정보원장은 2006년 11월 국정원 창설 45년만에 첫 정통 정보요원 출신 원장으로 임명돼 화제를 낳은 바 있다.

김만복 원장 임명 자체가 국정원의 ‘탈정치·탈권력화’를 대변한다는 의견도 있다. 국정원장(중정부장, 안기부장)에 대통령 최측근 인사를 기용해 정권안보 임무를 맡겼던 과거 정권과 달리 참여정부는 지난 2006년 11월 창설 45년 만에 처음으로 정통 정보요원 출신 내부인사를 원장에 임명했다.

결과적으로 과거 각종 선거나 수사 때마다 제기돼 온 국정원의 선거개입·정치사찰 논란이 참여정부에서는 단 한 건도 발생하지 않았다.

국정원 힘 빼기?…“정상화 수순”
과거 정권안보에 들어가던 역량은 고스란히 국익정보 활동 강화에 투입됐다. 국내정보 분야를 축소하고 산업보안·대테러·국제범죄 분야 인력을 보강, 달라진 안보환경 대응에 나선 것이다. 국가사이버안전센터·테러정보통합센터·산업기밀보호센터의 잇단 발족도 같은 맥락이다.

특히 국정원은 점차 대형화·다양화하고 있는 최첨단 신기술의 해외 불법유출을 효과적으로 차단하기 위해 2003년 10월 산업기밀보호센터를 설립, 산업스파이 색출 활동과 사전 예방활동을 적극적으로 벌이고 있다.

국정원 산업보안 자료에 따르면 2003년 6건에 불과하던 산업기술 유출사건은 2004년 26건, 2005년 29건, 2006년 31건 등으로 해마다 늘고 있으며, 올해 5월 현재 벌써 10건의 불법 기술유출 사건이 적발됐다. 관련업체에서 산정한 피해 예상액만도 118조원을 넘어설 정도다.

이에 국정원은 기술유출 사건의 절반을 넘어서는 중소기업 안보교육에 각별한 신경을 쓰고 있다. 중소기업청 등과 협조해 지역별 순회 산업보안설명회를 열고 기업체 대상 연수프로그램에 산업보안 교육강좌를 개설하는 식이다. 최근에는 중국 등 해외로 진출하는 기업이 늘어감에 따라 현지에서도 산업보안 세미나를 개최하고 있다.

탈정치 넘어 맞춤정보 제공하는 ‘글로벌 정보기관’으로
현지 투자절차와 유망분야, 투자 담당자 연락처까지 담은 국가별 ‘해외투자 가이드북’에는 기업들이 폭발적 반응을 보내왔다.

지난해 9월 ‘우즈베키스탄 투자가이드북’이 발간되자 당시 주한 우즈벡 대사는 “한국기업이 우즈벡과 사업할 때 훌륭한 지침서가 될 거다, 우즈벡 경제발전 모델은 한국이다”라는 내용의 감사 편지를 보내오기도 했다.

연구소·언론·기업에 ‘맞춤식 정보’를 제공하는 국정원, 청사 원내를 드라마 촬영장소로 기꺼이 공개한 국정원, 매월 ‘원장과의 대화’ 시간을 통해 평직원들이 각종 불만·고충사항을 토로하고 이를 시정해나가는 국정원. “나는 새도 떨어뜨리던 시절이 좋았다는 선배도 없지 않습니다만, 대부분은 ‘지금이 좋다’고들 해요. 국가 위해 몸 불사르고도 국민들에게 백안시 당하는 기분은 정말 서글프거든요. 권세 막강하면 뭐합니까. ‘민심’ 잃은 국가기관은 결국 추락하게 돼 있습니다.”

국정원 근무 25년차 중견간부의 읊조림처럼, 현대사의 질곡을 극복하고 ‘탈정치·탈권력’을 향해 부단히 달려온 21세기 국정원이 국민들의 비난과 두려움의 지형에서 한참 벗어나 있는 것만은 확실하다.

국정원 산업스파이 색출 활약 ‘종횡무진’
국정원의 활동범위가 국내 산업기밀보호로 크게 확대되고 있다.
지난 5월 우리나라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와이브로(휴대인터넷)’ 원천기술을 미국으로 유출하려는 시도를 차단한 것은 대표적 사례다.

우리나라 IT업체 포스데이터 미국연구소 연구실장 김모 씨와 이 회사 전직 연구원 정모 씨는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3월까지 포스데이터 사무실에서 컴퓨터 외장 하드디스크와 이메일 등을 통해 와이브로 핵심 기술을 빼내 미국에 차려놓은 유사 IT업체 I사로 유출하는 과정에서 적발됐다.

이 기술은 삼성전자와 포스데이터가 각각 5000억원, 900억원을 투자해 개발한 것으로, 만약 국정원이 유출 시도를 막지 못했다면 약 15조원 규모의 산업피해가 발생할 뻔했다.


국정원은 2006년 11월 삼성전자 등 국내 12개 주요기업 경영자가 참석하는 ‘산업보안 CEO협의회’를 창립, 민관 공제체제를 통해 기술보호를 강화했다.

2005년에는 플래시메모리 제조기술을 중국으로 유출, 중국 현지에 독자적인 반도체 공장을 설립하려던 시도를 막았다.

사 전직 연구원 김모 씨는 중남미 케이만 군도 조지타운시에 반도체 전문 제조업체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하고, O사 핵심연구원 우모 씨 등 5명을 포섭해 공장 설계자료와 제조공정 자료 일체를 반출했다. 중국 정부와 유럽계 투자회사로부터 총 12억 달러를 유치하고 중국 현지 공장에서 플래시메모리를 생산키로 했으나 공장설립 직전 적발됐다.

국정원은 또 연구소·연구산업단 등의 기술유출 사건 방지를 위한 보안교육과 컨설팅 지원도 확대하고 있다.

지난 5월 17일 차세대 암 질환 치료제를 연구 중인 충북대 종양연구소는 국정원으로부터 산업보안교육과 특허 출원·관리를 위한 지적재산권 컨설팅을 받고 연구소의 연구 성과 보안 문제를 상당부분 해결했다.

충북대 의대 배석철 교수는 “대학에서 연구하는 과학자들은 지적재산권 분야에 매우 취약한데다 외부 전문가의 컨설팅을 받을 기회가 거의 없다”면서 “특허 중요성도 알고는 있지만 실제적인 전략을 못 세워 늘 안타까웠는데 국정원으로부터 맞춤형 정보서비스를 받고 나니 청사진을 그릴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자료/국정브리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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