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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 창조적 에너지의 원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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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 창조적 에너지의 원천
  • 영남방송
  • 승인 2014.10.20 14: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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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원섭 산림청장

가을이다. 도시를 벗어나면 알록달록한 빛깔이 가을의 절정으로 치닫고 있다. 우리나라는 백두대간을 따라서 높고 풍치 좋은 산들이 줄지어 있고, 그 아래 정맥이나 지맥을 따라 마을마다 이어지는 크고 작은 산들이 4천 여 개가 넘는다.

그래서인지 우리나라 국민 중에서 1년에 한 번 이상 등산하는 사람이 3천만 명이나 된다고 한다. 한 달에 한 번이상 등산하는 사람은 1천500만 명에 이른다고 하니 등산이야말로 국가대표 여가활동이다. 고가의 등산복이나 캠핑장비 열풍, 둘레길, 산악관광에 관심이 커지는 걸 보면 즐기는 방식도 다양해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우리 국토의 64%가 산림이라는 통계를 굳이 내놓지 않더라도 국민의 삶 속에 산과 숲이 얼마나 크게 자리하고 있는지 알 수 있다.

어느 나라를 막론하고 산은 많은 이들에게 단순한 경치 이상의 의미로 다가온다. 일본의 후지산은 작년에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다. 일본인들의 산악신앙의 대상이자 문학과 예술의 원천으로써 문화적 가치를 인정한 것이다.

우리나라는 백두대간을 중심으로 구전되는 옛날이야기, 산에서 행하는 종교의식, 산신당, 맥(脈)을 따라 흐르는 정기의 이해, 산촌의 의식주 문화 등을 살펴보면 우리 민족은 예전부터 산에 기대어 삶을 이어왔음을 알 수 있다. ‘백두대간’은 당당하고 역동적인 민족성을 표현하는 말로 인용되고, ‘송죽’은 고매한 성품을 상징한다. 강희언의 ‘인왕산’과 같이 산과 숲을 소재로 다양한 문학과 미술, 음악이 생겨났다. 산은 이렇게 우리에게 다양한 창조적 영감을 선사해 왔다.

산에 기대어 사는 삶이 아니라도 산은 여전히 그 자리를 굳건히 지키면서 우리와 교감하고 있다. 산은 이제 휴양, 치유, 교육의 공간으로, 풍요롭고 여유로운 생활과 함께 제2의 삶의 공간으로 우리에게 다가오고 있다. 숲에서의 다양한 활동은 인간의 창의성을 일깨워 준다.

몇 달 전 어느 방송 다큐 프로그램에서 실제로 숲체험 활동을 하는 유아와 그렇지 않은 유아들 간에 문제해결력, 창의력을 비교한 실험 결과를 보여준 적이 있다. 12개 재료를 주고 장난감 만들기를 했는데, 숲 활동을 하는 유아들은 오이, 종이컵, 감자 등 모든 재료를 활용하여 ‘썰매 타는 돌’처럼 새로운 것을 창작하는 반면 그렇지 않은 경우는 평소 친숙한 재료인 칼라찰흙을 갖고 비슷비슷한 장난감을 만들었다.

문제해결력에 있어서도 숲에서 지낸 아이들은 힘들이지 않아도 마음이 편안하게 이완된 상태에서 보다 쉽게 집중하고 끝까지 인내하는 경향을 보여줬다. 국립산림과학원의 연구결과에서도 숲 속에서의 활동이 유아의 창의성 향상에 기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호연지기와 극기하는 인내심을 기르려고 산 정상을 오르기도 하지만, 꼭 정복의 경험이 아니더라도 자연과 함께 하며 우리는 경계를 허물며 자유롭게 상상하고 표현하는 법을 배우고, 생명을 배려하는 마음을 키울 수 있다.

창의적인 인재 육성이 강조되고 있다. 사람은 본래 자기표현과 창조의 욕구가 있고 그 즐거움을 알고 있다고 한다. 오랫동안 사농공상(士農工商)의 엄격한 구분과 분업화, 전문화, 기계화된 산업사회로의 발전, 모방과 추격을 위한 속도전은 우리에게서 잠재되어 있는 창조의 즐거움을 앗아가 버린 것은 아닐까. 많이들 이야기하는 융복합적 사고는 경계를 허무는 상상력에서 시작된다.

자연 속에 있다 보면 새로운 자아와 틀에 갇히지 않는 유연함을 발견할 수 있다. ‘자연결핍’, ‘생태맹’이라는 단어가 보여주듯 자연으로부터 멀어진 현대사회의 우리들이 자연과의 조화, 자연이 주는 답을 찾으려 노력한다면 인간 본연의 창조적인 욕구와 발현을 기대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

10월 18일은 13번째를 맞는 ‘산의 날’이다. 우리 산이 가장 아름다운 10월, 등산을 하려고, 혹은 숲 속에서 가족과 시간을 보내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산을 찾는다. 올 가을, 산과 숲이 우리에게 선사하는 창조적인 에너지를 맘껏 누려보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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